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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2023년 게임산업의 키워드는 ‘생존’

  • 정리=김상현 기자 aaa@khplus.kr
  • 입력 2023.03.2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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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콘텐츠 산업 관련 기관에서 ‘2023년 게임 산업 투자 현황 및 전망’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부탁받았다. 최근 투자 환경이 좋지 않다는 것은 느끼고 있었으나, 발표를 위해 자료를 찾아보니 느끼는 것 이상으로 투자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국내 벤처캐피탈의 투자 금액은 2021년 7조 6천억 원 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졌으나, 2022년 6조 7천억 원 수준으로 11.9% 감소하였다. 단순 감소 폭만 보면 큰 감소는 없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분기별로 나눠서 보면 상황이 다르다. 1분기에 1조 3천억 원에서 2조 2천억 원으로 68.5% 증가했고, 2분기는 각 1조 9천억 원 수준을 유지했다. 즉 상반기는 전년 대비 큰 폭으로 투자가 증가했다. 그러나 3분기에 2조 1천억 수준에서 1조 3천억 원 수준으로 38.6% 감소했고, 4분기는 2조 3천억 원 수준에서 1조 3천억 원 수준으로 43.9% 감소했다. 이를 정리해 보면, 상반기에 전년 대비 9천억 원 정도 더 투자가 이루어져 30% 수준의 투자 증가가 있었으나, 하반기에 전년 대비 1조 8천억 원 정도 투자가 줄어들어 40% 수준이 투자 감소가 있었고, 1년을 봤을 때 9천억 원 정도 투자가 줄어들어 11.9% 투자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결국 현재 느끼는 투자 시장의 환경은 작년 3월의 따뜻함이 아니라 작년 12월의 추위이다. 

그리고, 여기서 몇 가지 더 주목할 지점이 있다. 투자 금액은 11.9% 감소했으나, 투자 건수와 투자받은 기업의 숫자는 크게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또한 기업의 규모를 기준으로 나눠본 투자 분위기는 더욱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보통 일정 규모 이상의 성장이 이루어진 후기 기업은 상반기 약 30% 증가와 하반기 약 40% 감소가 이루어져 1년간 13.3% 감소가 이루어졌다. 전체 평균에 근접하는 숫자이다. 그러나 중기 기업은 상반기 약 10% 증가가 있었고, 하반기 약 50% 감소가 있어 전체 21.6% 감소가 있었다. 그리고 초기 기업은 상반기 약 50% 증가가 있었고, 하반기 약 20% 감소가 있어 전체 7.8% 증가한 숫자를 보여주어 기업 규모에 따라 다른 온도를 보여주었다. 후기 기업은 특성상 기업 가치가 낮아지고, 투자 규모를 줄여도 투자 유치를 받을 수는 있다. 초기 기업은 투자 금액이 작아 금액의 증가 폭이 작아도 투자 기업의 수는 크게 증가한다. 따라서 투자 건수와 투자받은 기업의 숫자가 크게 변화하지 않은 것은 중기 기업의 감소가 더욱 큰 영향으로 볼 수 있다. 결국 겨울인 것은 같으나, 후기 기업의 겨울이 서울의 겨울이라면, 초기 기업은 제주도였고, 중기 기업은 휴전선의 겨울이었다.

조금 더 추운 이야기를 해보자면, 게임산업에 대한 투자 현황이다. 게임 산업은 상반기 약 60% 투자 증가가 있었고, 하반기 약 70% 투자 감소가 이루어져, 1년간 31.4% 투자 감소가 있었다. 게다가 전체 벤처 투자에서 게임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10.7%에서 지속적인 감소가 진행돼 2022년에는 2.4%로 감소하였다. 중기부의 벤처 투자 예산도 감소하고 있어 투자 감소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 예상된다.

이를 종합해 보면, 게임산업의 투자는 작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빠르게 감소했으며, 특히 많은 게임 제작사가 위치한 중기 기업의 투자가 더욱 빠르게 감소하였고, 정부의 벤처 투자 예산이 감소하면서 당분간 더 감소할 것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현재 게임산업의 겨울은 시베리아 눈밭의 추위처럼 혹독하다. 그러나 포기하면 그 순간 게임은 끝난다. 2023년 게임산업의 키워드는 생존이다. 살아남아야 찾아오는 봄을 맞을 수 있다.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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