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트릭컬 리바이브’ CBT 리뷰] ‘볼따구’앞세워 니치마켓 공략 시동

  • 주인섭 기자 lise78@khplus.kr
  • 입력 2023.04.04 18:45
  • 수정 2023.04.05 00:07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에피드게임즈에서 개발한 ‘트릭컬 리바이브(이하 트릭컬)’의 마지막 클로즈베타가 4월 2일 종료됐다. 

‘트릭컬’은 지난 21년 9월 정식출시를 했지만 많은 버그와 낮은 게임 퀄리티로 인해 며칠 만에 오픈베타로 전환 후 문을 닫은 아픈 과거가 있다. 이후 개발사는 절치부심하면서 게임을 새롭게 만들었다. 공개된 ‘트릭컬 리바이브(이하 트릭컬)’는 게임 제목에 ‘리바이브’가 붙었을 정도로 유저에게 변화를 약속했다. 작년 9월에 완전히 새로워진 모습으로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CBT)를 거쳐 3월 30일 파이널CBT를 드디어 진행했다. 이번 CBT에 참가한 많은 유저들은 카페 등을 통해 “조금만 더 다듬으면 충분히 정식발매 할 수 있겠다”거나 “아주 재미있었다”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수집형 RPG로 발매되는 ‘트릭컬’은 유명 일러스터인 ‘디얍’과 ‘흔해빠진 세계관 만화’의 스토리 작가인 ‘폴빠’, ‘오투잼 시리즈’ 등의 리듬게임의 작곡가 ‘Warak’ 등의 서브컬쳐의 드림팀이 모여 만들어진 게임이기도 하다. 특히, 원화를 맡은 디얍은 과거 ‘라스트오리진’의 공식만화가로 활동한 경력이 유명하다. 그 동안 특유의 볼을 강조한 귀여운 그림체와 그와 반대되는 ‘매운맛’ 스토리로 유저들의 사랑을 받았다. 결국 ‘디얍의 라스트오리진 만화극장’이라는 책이 출판되기도 했으며, 한때 교보문고 베스트셀러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그 만큼 ‘트릭컬’은 서브컬쳐 게임의 팬덤에서 주목하는 게임이다. 마지막 CBT라고 자신한 만큼 어떤 게임이 만들어지고 있는지 체험해봤다. 

▲ 볼따구를 잡아당겨 시작해보자!
▲ 볼따구를 잡아당겨 시작해보자!

 

가장 중요한 것은 ‘볼따구’
‘트릭컬’의 일러스트 스타일은 3등신에 볼을 매우 강조한 SD형태다. 에피드게임즈나 게임 내부의 택스트에서는 이를 ‘볼따구’라고 표현한다. 시작도 뽑기도 볼따구다. 카드 아이템 여기저기에서도 볼따구를 언급한다. 유저는 게임을 하는 내내 시도 때도 없이 이 볼따구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겹지 않다. 볼따구로 유명해진 ‘디얍’의 원화를 사용했기 때문에 매우 귀엽기 때문이다. 게임을 하다보면 괜히 잡아당기고 싶어질 정도다. 실제로 어디서든 잡아당길 수 있다. 심지어 NPC도 잡아당길 수 있다. 이 게임의 비주얼이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이다. 디자인에서 만큼은 ‘디얍’의 원화와 ‘볼따구’에 모든 것을 걸었다는 느낌이다. 그런 만큼 “역시 디얍이다”라던가 “귀여움만은 확실하다”라는 것이 유저들의 평가다. 다른 서브컬쳐 게임에 비하면 ‘귀여움’에 집중 한 것이다. 

▲ 갸챠도 볼을 당겨서 뽑는다
▲ 갸챠도 볼을 당겨서 뽑는다

‘볼따구’가 핵심이지만 그것에만 매몰되진 않았다. 캐릭터별로 다른 특징이 느껴지는 디자인과 라이브2D로 각자의 개성을 느끼게 한다. 볼따구를 중심으로 각자 다른 움직임, 디자인, 표정이 디테일하게 들어갔다. 그 덕분에 각 캐릭터들은 왁짜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게 되었다. 요정여왕 에르핀은 표정만 봐도 볼빵빵한 멍청이로 보이고, 엘프비서 아멜리아는 표정만 봐도 볼따구가 귀엽고 쿨한 미녀라는 것이 느껴진다. 

▲ 뭐만 하면 우르르 나와서 소란피운다
▲ 뭐만 하면 우르르 나와서 소란피운다

스토리에서 보여주는 캐릭터들의 개성적인 모습도 서브컬쳐 게임으로는 합격이다. 스토리는 뜬금없이 혁명과 폭동으로 시작한다. 앞서 언급한 왁짜지껄한 분위기 그대로다. 거기에 캐릭터들은 하나씩 결여됐거나 무언가에 심각하게 집착한다.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캐릭터인 에르핀은 혁명으로 인해 도망 다니면서도 빵이나 찾고 있다. 책임감이 결여됐다. 중간에 합류하는 마요는 혁명 같은 것 보다는 주인공이나 유물만 더 관심이 있다. 최근 서브컬쳐 풍 게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진지함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왁짜지껄한 분위기는 새로운 축제 같은 느낌이 나며 결여된 점이 있는 등장인물들에게는 친근감과 매력이 느껴진다. 게임 곳곳에는 다양한 패러디와 밈이 있어 유저들에게 반가운 느낌이 들게 하는 것은 덤이다. 

▲ 혁명으로 나라가 난리난 통에 하는 생각이...
▲ 혁명으로 나라가 난리난 통에 하는 생각이...

CBT에서는 본격적으로 보여주지 않은 캐릭터간의 상호작용도 정식 서비스에서는 기대되는 부분이다. 다른 서브컬쳐 게임과는 방향이 조금 다르지만, 시끌벅적한 분위기와 조금은 과하게 엉뚱한 캐릭터들은 다른 게임에 승부수를 띄울 정도는 된다. 

▲ 정식 서비스에는 이런 상호작용이 더 많았으면 좋을것 같다
▲ 정식 서비스에는 이런 상호작용이 더 많았으면 좋을것 같다

덱 구성만큼 ‘운빨’과 ‘전략’이 중요한 게임 
수집형 RPG답게 ‘트릭컬’의 핵심 콘텐츠는 캐릭터를 모아 적절한 덱을 만들고, 이를 통해 미션을 클리어 하는 것이다. 캐릭터는 여타 서브컬쳐 풍 수집형 RPG와 같이 뽑기를 통해 입수할 수 있다. 특히 ‘블루 아카이브’와 거의 동일 하다. 입수한 이후 캐릭터 조각을 모아 더 높은 희귀도로 올라갈 수 있다. 캐릭터를 모은 다음에는 시너지를 생각하고 덱을 짜야한다. 하지만 ‘트릭컬’의 CBT에서는 캐릭터들의 성격과 역할 분담 정도가 전부였다. 대신 성격 시너지가 크게 적용되기 때문에 다양한 캐릭터를 소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 성격 시너지는 굉장히 강하다. 결국 정식서비스 때는 과금으로 캐릭터를 많이 뽑아야 할 것 같다
▲ 성격 시너지는 굉장히 강하다. 결국 정식서비스 때는 과금으로 캐릭터를 많이 뽑아야 할 것 같다

다른 수집형RPG 게임은 덱을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 미션에 입장한다. 하지만 ‘트릭컬’은 미션 중 최적의 상태로 덱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트릭컬’이 ‘볼따구’와 함께 가지는 다른 게임과의 가장 큰 차이이자 매력이다.
일단 같은 성격의 캐릭터를 최대한 모아 덱을 짰다면 다음은 전투다. 전투 미션에 들어가면 미리 준비된 덱에서 ‘랜덤’으로 초기 팀이 결정 된다. 어떤 캐릭터가 나올지 모른다. 덱에 들어있는 6명의 캐릭터 중 운이 나쁘다면 힐러만 나올 수도 있으며, 운이 좋다면 딜러, 탱커, 힐러가 모두 나올 수도 있다.
 

▲ 초기 팀은 룰렛을 통해 랜덤으로 결정된다
▲ 초기 팀은 룰렛을 통해 랜덤으로 결정된다

초기 팀이 결정되면 그 다음에는 임의의 재화가 제공된다. 유저는 그 재화를 활용해 ‘랜덤’으로 제시되는 세 장의 카드 중 하나를 계속 고르게 된다. 캐릭터를 고르면 팀에 합류하거나 일종의 레벨 개념인 ‘학년’이 오르고, 아티팩트를 구매하면 현재 팀에 있는 캐릭터에 장착할 수 있다. 스펠을 고르면 그 즉시 효과가 팀 전체에 적용된다. 계속 카드를 고르다보면 재화가 사라지게 되고, 유저는 자신의 팀을 가지게 된다. 이후에는 전투다. 전투를 하는 중에는 유저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만약 6학년 캐릭터가 있다면 ‘졸업 스킬’을 타이밍에 맞춰 쓰는 것이 전부다. 전투 속도는 끔찍하게 느려서 개선이 필요하다. 이렇게 한 라운드가 끝나면 다시 ‘팀 빌딩’ 단계다. 이를 반복해서 마지막 라운드까지 클리어 하는 것이 ‘트릭컬’의 기본적인 전투 구조다. 

▲ 전투 속도는 조금만 더 올려줬으면 좋겠다
▲ 전투 속도는 조금만 더 올려줬으면 좋겠다

‘팀 빌딩’ 덕분에 전투 중 유저가 고민해야 하는 부분인 ‘전략’이 생긴다. 게임을 조금 하다보면 어떤 캐릭터를 밀어줘야 할지 분명히 감이 온다. 랜덤으로 제공되는 카드들을 구매하고 적절하게 배치하는 것은 유저의 몫이다. 최대한 미션에 유리한 캐릭터 카드를 고르고, 나오지 않는다면 차선책이라도 생각해야 한다. 운이 나쁘다고 느껴진다면 모자라는 부분은 실력으로 매울 수 있다. 물론 캐릭터들이 강하다면 자동전투로도 충분히 진행 할 수 있다.  
 

▲ 어느정도 덱이 완성되면 쉬운 구간은 자동으로도 진행되기 때문에 분재게임이 될 가능성도 있긴하다
▲ 어느정도 덱이 완성되면 쉬운 구간은 자동으로도 진행되기 때문에 분재게임이 될 가능성도 있긴하다

아직은 어설픈 덱 빌딩 
재화를 통해 내 덱을 라운드 마다 조금씩 강화 시키는 룰은 보드게임 ‘도미니언’과 흡사했다. 덱 빌딩 게임인 도미니언은 매 턴마다 주어지는 일정한 재화로 자신의 덱을 강화 시켜나가는 게임이다. ‘트릭컬’은 아티팩트와 스펠의 덱을 따로 꾸릴 수 없다는 점에서 ‘덱 빌딩’의 느낌을 전부 가져오지는 못했다. 캐릭터는 유저가 시너지를 고려해 미리 준비할 수 있지만, 아티팩트와 스펠은 소지하고 있는 모든 카드에서 ‘랜덤’으로 결정된다. 어떤 것이 나올진 모른다. 운이 좋다면 높은 레어도의 강력한 스펠이 나올 수 있지만, 송곳 같은 저질 무기만 나오면 망하는 것이다. 

▲ 이 많은 스펠 카드들 중 랜덤으로 하나가 등장 한다
▲ 이 많은 스펠 카드들 중 랜덤으로 하나가 등장 한다

눈치 빠른 독자들은 알겠지만 랜덤성이 계속 강조됐다. ‘트릭컬’의 전투는 그만큼 운이 중요하다. 완전히 운이다. 예를 들어 마법캐릭터만 데리고 갔는데 근접 무기만 나오면 갑자기 난도가 오를 수 있다. 딜러가 중요한 전투에서 탱커카드와 방어력 증가 스펠 따위나 나와서 순식간에 패배할 수도 있다. 
그리고 전투의 핵심 컨텐츠라고 생각되는 ‘졸업스킬’을 사용하는 것도 심각하게 운에 의존하는 것도 아쉬웠다. 6학년이 되려면 반짝이는 캐릭터 카드를 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 카드는 운이 나쁘면 오히려 레벨이 떨어진다. 전투에서 유일하게 유저가 간섭할 수 있는 ‘졸업 스킬’도 맘대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도 운만 있다면 지금 캐릭터들의 능력치로는 무리인 미션도 6학년의 ‘졸업 스킬’로 단번에 클리어 할 수 있는 건 나름의 특징일 수도 있다. 
 

▲ 빛나는 캐릭터 카드 뿐이라면 이제 운을 실험해 볼 때다. 아니면 보자기를 고르던가...
▲ 빛나는 캐릭터 카드 뿐이라면 이제 운을 실험해 볼 때다. 아니면 보자기를 고르던가...

그래도 있을 것은 다 있다
‘트릭컬’은 특이한 전투시스템을 선보이면서 차별화를 뒀고, 다른 게임은 따라할 수 없는 ‘볼따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외의 모든 것은 어디선가 본적 있는 것으로 채워져 있다. 그 덕분에 서브컬쳐풍 수집형 RPG를 해온 사람들에게는 전혀 무리 없이 게임에 익숙해질 수 있다. 대신 게임을 진행하기에 불편한 부분이나 사소한 잔 실수 등이 눈에 많이 띄었다. 퀘스트 보너스 재화를 한 번에 받을 방법이 없고, 필터가 계속 초기화 되는 정도다. 물론 CBT는 그런 것을 고치기 위해 하는 일정인 만큼 정식 발매 시에는 더 좋은 게임이 될 거라 생각이 든다. 
한편, 에피드게임즈는 4월 6일 이번 CBT를 통해 받은 의견을 종합해 앞으로 어떤 게임으로 만들어갈지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볼빵빵한 크르브르스는 이번 CBT의 슈퍼스타였다
▲볼빵빵한 크르브르스는 이번 CBT의 슈퍼스타였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