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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데드 아일랜드2’ 디테일 챙긴 세미 오픈월드 … 좀비 아포칼립스 세상 여행하는 재미 압권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3.04.18 21:00
  • 수정 2023.04.1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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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20xx년. 세상은 멸망했다. 좀비 바이러스가 퍼저 나가면서 대다수 인류는 좀비가 됐다. 운 좋은 자들은 살아 남아 나름대로 삶을 꾸려 나간다. 여기 주인공은 운이 좋아도 너무나도 좋은 케이스다. 바로 ‘좀비 바이러스’에서 ‘면역’이 된 인물이다. 좀비에 물려도 조금 따끔할 뿐 변형은 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좀비에 물릴수록 힘이 나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위험한 상황에서 주인공은 전혀 위험하지 않다면 이제 무엇을 할까.

▲ LA 부자동네, 할리우드, 실리콘밸리 등을 탐험하면서 즐기면 된다
▲ LA 부자동네, 할리우드, 실리콘밸리 등을 탐험하면서 즐기면 된다

일단 비켜봐, 해 볼게 있다. 당장 짐을 챙겨들고 부자 동네로 향한다. 지금부터 이 주택은 내꺼다. 영역을 선포하고 꿈 같은 삶을 누려봄직하다. 가끔 심심하면 운동삼아서 지나다니는 좀비를 두들겨 패고, 옥상에서 저격총을 꼬나들고 지나다니던 좀비 대갈통을 날려버리는 삶이 기다리고 있다. 모니터를 끄고 나면 다시 현실이니 별다른 걱정도 없다. ‘데드 아일랜드2’에서 좀비 아포칼립스 시대를 즐겨 보자. 

▲ 입이 떡벌어지는 저택에서 한판 놀아보자
▲ 입이 떡벌어지는 저택에서 한판 놀아보자

이렇게 된 이상 부자 동네로 간다

‘데드 아일랜드2’에서 등장하는 첫 무대는 ‘헬에이(HellA)다. ‘헬에이(HelLA)’는 영화에서나 보던 부자 동네다. 집 안으로 들어 왔는데 집이 또 있고, 집밖으로 나온 줄 알았는데 집안이다. 도저히 말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구조로 역시 영화나 사진에서나 보던 부잣집에서 삶을 살아볼 수 있다. 단지 단점이라면 좀비가 좀 많다. 곳곳에서 우글거리는 좀비들이 틈만 나면 달려든다. 거대한 방망이를 꼬나들고 몇 번이나 머리를 내려쳤건만 도무지 좀비들은 배우는 법이 없다. 쫓아오는 좀비들을 보면서 한숨 한번 쉬어주고, 머리를 겨냥해 헤드샷을 날려주면 그것으로 족하다.

▲ 좀비 따위 시원하게 불태워 버리자
▲ 좀비 따위 시원하게 불태워 버리자

슬슬 지겨워 질 때 쯤 마실을 떠나 보자. 이웃집은 유명 유튜버 크루들이 기거하는 집이다. 매일같이 괴상한 영상을 찍고, 파티를 하는 곳들로 소위 ‘인싸’들의 파티장소처럼 보인다. 뚜벅 뚜벅 걸어가서 문을 두들겨 보면 수영복 파티를 하던 좀비들이 튀어나와 반갑게 인사한다. 너는 머리, 너는 허리, 너는 다리 몇 번 두들겨 패주면 어느새 잠잠하다. 다행이다. 적어도 층간소음 걱정은 없다. 

▲ 초면에 실례합니다만 일단 목을 좀 내미시지요
▲ 초면에 실례합니다만 일단 목을 좀 내미시지요

그 잘나간다던 슈퍼 스타 유튜버들을 만나서 팬이에요를 외친 다음에 머리에 총알을 박아줘 보자. 주차장에 서 있는 슈퍼카에 불을 질러 터트려 버리고, 파티용으로 쓰이던 풀에는 전기 배터리를 던져 넣어 좀비들이 춤출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자. 

이상야릇한 좀비 세상 모험기

이상한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유저는 초반부 맵에서만 전설적인 액션 배우, 은퇴한 메탈 밴드 보컬, 유명 여배우를 만나게 된다. 이어진 모험에서는 베버리힐즈나 실리콘밸리, 헐리우드와 같은 지역을 여행하기도 하고, 냄새나는 하수구, 유원지 등 클래식 좀비 영화에서 볼법한 장소들을 대거 탐험하면서 온갖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등장하는 좀비들도 비범하다. 어딘가에서 파티를 하고 있을법한 파티피플은 기본이고, 모히칸 머리를 한 펑크 사나이, 고스족 소녀, 미경찰 특공대, 화학전 특수반, 스테로이드제를 잔뜩 먹은 로이더 헬스맨 등 온갖 캐릭터들이 등장해 유저들을 반긴다. 

▲ 무서운 형아들이 좀비가 돼서 집밖을 활보하고 다닌다
▲ 무서운 형아들이 좀비가 돼서 집밖을 활보하고 다닌다

마치 실제 미국 여행이라도 온 기분이다. 곳곳에 설정된 장소들과 숨겨진 디테일들을 구경하는 맛이 있다. 좀비 사냥은 보너스 레저 스포츠쯤 돼 보인다. 어차피 이쪽도 야구배트에 골프채를 휘두르니 유사한 면이 없진 않다.이 설계가 매력적으로 다가 온다.

▲ 여기에 수류탄을 한 발 까 넣으면?! 이걸 참을 수 있는가?
▲ 여기에 수류탄을 한 발 까 넣으면?! 이걸 참을 수 있는가?

사실 기자는 게임 초반에 비교적 좁아 보이는 맵 구성 때문이 실망했다. 그런데 게임이 진행될수록 맵이 또 나오고, 또 나오며, 장면이 계속해서 바뀌는 구성으로 인해 불만이 쑥들어갔다. 기대치를 뛰어 넘는 맵 설계와 장소 구성으로 갈수록 더 재미있는 설계들이 기대린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초반에 유저가 방문하는 맵이 LA의 부자 동네다. 첫 맵이 부자동네인데 그 다음에 어떤게 나와도 시시하지 않을까. 그런데 이 게임은 그렇지 않다. 부자동네를 초월하는 맵 설계가 계속해서 튀어나오며 이 상상력을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분명한 재미가 있다. 

좀비 학살 파티 열렸다

분명히 이 게임의 기본 스타일은 좀비 학살게임이다. 현실세계와 유사한 세미 오픈 월드라는 점이 매력을 더하지만 근본은 역시 좀비를 때려잡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게임이 제시하는 재미는 여러 무기를 활용해 입맛대로 전투를 하는 것이다. 우선 클래식 무기인 ‘도끼’나 ‘빠루’가 등장해 베고, 자르고, 꼽꼬 하는 재미가 기본이다. 이제는 좀비 게임에서 빠질 수 없는 ‘야구방망이’로 홈런을 날린다거나, ‘카타나’로 인간 분쇄기가 돼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의외로 기자가 마음에 든 무기는 파이크다. 타격감은 그다지 좋지 않은데 묘한 재미가 있다. 멀리서 푝푝찌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양 눈사이를 에임으로 두고 찌르는 재미가 있었다.

근접전을 좀 더 선호하는 유저들이라면 ‘너클’을 양 손에 끼고 주먹으로 난타해도 된다. 좀비 게임에는 빠질 수 없는 ‘샷건’을 꼬나들고 헤드샷을 펑펑 날리는 것도 괜찮다. 취향에 따라 스나이퍼 라이플을 들고 건물 옥상에 올라가 멀리 있는 좀비 머리를 날리는 재미를 즐겨 보는 것도 좋다. 아니면 좀비 전용 함정을 설계해 좀비들을 가둬 놓고 수류탄을 한발 까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 전기배터리를 들고 좀비들이 우글거리는 수영장에 던져 넣으면, 통구이 완성
▲ 전기배터리를 들고 좀비들이 우글거리는 수영장에 던져 넣으면, 통구이 완성

게임은 유저들의 니즈를 잘 알고 반영했다. 게임상에서 좀비들은 대체로 느릿느릿 걸어오기 때문에 구경하면서 반응하기가 딱 좋다. 대신 여러마리가 한번에 튀어나오는 설계다 보니 걸어오는 녀석들을 보면서 ‘재미있게 사냥하는 방법’을 상상하고 그대로 수행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 문밖에서 좀비들이 밀려 온다
▲ 문밖에서 좀비들이 밀려 온다

반대로 몇몇 유니크 몬스터들이나 강력한 개체들이 있기 마련인데 이들 상대로는 조금더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할 필요가 있다. 상대 패턴을 보고 L1을 누르면 가드가 발동한다. 공격 타이밍에 맞춰 L1을 누르면 저스트가드가 발동되고 상대가 스턴 상태에 빠진다. 패턴을 잘 보고 스턴을 맞춘 다음에 머리를 두들겨 패는 형태로 싸우면 족하다

스킬카드와 강화 시스템, 입맛에 맞는 스타일을 만들자

이와 함께 캐릭터 성능을 보조해줄 스킬카드들도 존재한다. 대체로 공격력 강화 버프나 체력 강화 버프 몇몇 동작을 가능케 해주는 시스템인데 사실 크게 신경쓸 필요는 없다. 애초에 위험한 상황이 잘 나오지도 않으며, 위험할 경우에는 그냥 쭉 달려서 도망치면 대체로 좀비들이 따라잡지 못하는 편이다. 그렇다보니 스킬카드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식인데 필요할 경우 착용할 수 있다. 

▲ 레벨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스킬 카드를 습득해 적용할 수 있다
▲ 레벨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스킬 카드를 습득해 적용할 수 있다

기자의 경우 대체로 방어 성공시 체력을 회복하는 스킬 카드나, 상대 신체 파괴시 체력을 회복하는 카드를 사용했다. 해당 카드들을 활용하면 체력을 신경쓰지 않고 소위 무쌍을 찍을 수 있는 관계로 플레이가 좀 더 편하게 진행되는 경향은 있었다. 

이 외에 예능용으로 드롭킥이나 슬라이딩과 같은 기술들을 배울 수있고, 공격을 막지 않고 회피하는 케이스, 원거리용 재장전 및 딜증가 버프 등이 쓸만한 기술이다.

▲ 무기는 수시로 강화해야 사냥이 편하다
▲ 무기는 수시로 강화해야 사냥이 편하다

반면, 무기 강화는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이다. 대체로 특정 속성을 부여해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고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기술들이 쓸만하고, 무기 대미지를 증가시켜주는 강화들과 치명타 강화 들이 사냥에서 효율이 좋은 편이다. 

특히 중요한 부분은 무기 레벨인데, 게임상 캐릭터 레벨이 오르면 적 좀비들도 레벨이 오른다. 그런데 무기 레벨은 자동으로 오르지 않아 수시로 강화를 해줘야한다. 제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레벨을 맞춰 나가야 한다. 이 때 문제는 강화에 필요한 돈이 생각보다 많이 소모되는 편. 길을 가다가 돈을 주워도 30달러 이상 줍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무기 강화에 1만 달러씩 들기 시작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로 인해 필요 없는 무기를 빨리 팔아치우는 방법으로 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 

▲ 골프채로 난도질을 해 보자. 물론 좀비 말고 슈퍼카 말이다.
▲ 골프채로 난도질을 해 보자. 물론 좀비 말고 슈퍼카 말이다.

총 플레이타임은 20시간, 짧고 굵은 좀비 액션물

‘데드 아일랜드2’는 B급 영화를 집대성한듯한 게임이다. 철저히 킬링 타임으로 제작된 헐리우드 영화 플롯을 닮았는데, 이를 게임으로 변경하면 나오는 결과물을 봄직하다. 대신 다양한 곳을 직접 탐험하고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뿜어져나오는 매력이 시리즈를 지배한다. 엔딩까지 플레이타임은 약 20시간이면 충분하고도 남는다.

▲ 기자는 카라를 선택했는데, 스페인어로 욕설을 내뱉는 부분들이 매력적이다. 물론 기자는 스페인어를 모른다. 그러나 욕설인것은 알것 같다.
▲ 기자는 카라를 선택했는데, 스페인어로 욕설을 내뱉는 부분들이 매력적이다. 물론 기자는 스페인어를 모른다. 그러나 욕설인것은 알것 같다.

난이도가 높은 전투를 달려서 피하는 방식으로 플레이한다면 10시간만에도 엔딩을 볼 수 있을 법하다. 다만 맵 전체가 즐길거리로 가득차 있어 재미를 찾아 다니다 보면 딴 길로 새도록 되어 있는데 이를 즐겁게 받아들인다면 게임의 플레이타임은 더 늘어날 것이다.

특히 이 게임에서 보여지는 스토리라인은 헐리우드영화와 같은 형태다. 뻔한 스토리라인 전개다. 이로 인해 굳이 엔딩을 보고자 미친 듯이 달려야 하는 종류의 게임은 아니다.

▲ 집에서 쉬고 있는데 잠을 깨우는 극성 팬들. 쫓아가서 몽둥이로 참교육을 시켜주자.
▲ 집에서 쉬고 있는데 잠을 깨우는 극성 팬들. 쫓아가서 몽둥이로 참교육을 시켜주자.

그저 지나다니다가 뭔가 재미있어 보이는게 있으면 들어가서 해보는 재미가 있고, 실제로 그것이 가능하도록 게임을 설계해둬서 즐길거리가 충분한 설계다. 특히 게임상에서는 멀티플레이가 가능한데, 여러 유저들과 다양한 형태로 놀이를 즐기다 보면 주어진 플레이시간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 이 빌딩에는 생존자가 존재할까?
▲ 이 빌딩에는 생존자가 존재할까?

반면 게임에는 단점도 있다. 우선 게임을 플레이하는 곳곳에서 버그가 발생한다. 심각한 수준 버그는 많지 않은 편이나, 게임 진행에 거슬리는 버그들이 있는 점은 수정이 필요한 요소다. 일부 오디오 싱크가 맞지 않는 장면들도 나오기도 하며, 캐릭터가 맵에 끼이기도 하는 경우가 있고, 중요 NPC가 화면상에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 등 누구나 눈치챌만한 버그들이 터져 나온다. 또한, FPS게임을 즐기지 않는 유저들이라면 게임을 플레이하다가 어지러울 수 있어 수시로 쉬어 줘야 하는 문제가 존재한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조작법과 이동방식에 익숙해지기전까지는 멀미가 해결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 게임 속 캐릭터는 어디가고 크로스보우만 덩그러니 남았다. 크로스 보우가 딸인가? 내용은 게임을 통해 확인해보자.
▲ 게임 속 캐릭터는 어디가고 크로스보우만 덩그러니 남았다. 크로스 보우가 딸인가? 내용은 게임을 통해 확인해보자.

이 외에도 제작 기간이 부족한 듯 몇몇 비어 있는 부분들이 있으며, 한없이 평범한 시나리오 라인과, 후속편을 암시하는 엔딩이 살짝 불쾌한 편으로 뒷맛이 씁쓸한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분명히 맵 상에서 설계를 해둔듯한 요소들이 있는데, DLC출시 등을 계획해서인지 중요한 부분들이 빠져 있는 구성인 점은 감안해야 한다. 

▲ 게임은 길찾기와 오브젝트 찾기가 어렵다. 정확한 위치를 제공하지 않는데, 이 스크린샷은 어떤 상황에 빠져 있는 유저들에게 가뭄의 단비가 될 스크린샷이다. 기자의 경우 이 장소를 찾고자 2시간을 헤맸다.
▲ 게임은 길찾기와 오브젝트 찾기가 어렵다. 정확한 위치를 제공하지 않는데, 이 스크린샷은 어떤 상황에 빠져 있는 유저들에게 가뭄의 단비가 될 스크린샷이다. 기자의 경우 이 장소를 찾고자 2시간을 헤맸다.

이 같은 요소에도 불구하고 게임은 분명히 구매할 가치가 있다. 현대 시대를 배경으로 잡고 디테일과 패러디를 동원하면서 볼거리를 잡았고, 전투가 보여주는 좀비 학살 액션은 더할나위 없이 재미있다. 대신 게임 전반이 쉽게 질리는 설계로 장시간 플레이는 어려워 쉬어가는 의미에서 즐기기에 좋은 게임이 될 듯 하다. 개인적으로 이 게임에 평점을 매기자면 82점을 주고 싶다.

준수한 작품으로 게임이 주고자하는 재미를 잘 알고 그 콘셉트를 충분히 수행하는데는 성공했다. 또한 재미가 주는 완성도도 높은 편이다. 대신 시나리오의 부재와, 깊이가 얕은 점은 단점으로 손꼽아 오래 남을만한 명작 반열에는 오르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본다. 좀비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필수로 구매해야 할 작품이며, 인터넷 방송 등으로 게임을 즐겁게 즐기는 유저들의 방송이 재미있을만한 게임이다. ‘데드 아일랜드2’는 오는 4월 21일 정식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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