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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감성 살린 웰메이드 잔혹동화 ‘브램블:더 마운틴 킹’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3.04.28 11:37
  • 수정 2023.04.2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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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 쯤은 봤을 듯한 그림 형제들의 동화를 기억하는가. ‘헨젤과 그레텔’, ‘신데렐라’, ‘라푼젤’과 같은 동화들은 지금도 영화나 애니메이션으로 살아 숨쉰다. 알고 보면 이 내용들이 동화가 아니라 그림 형제들이 집필한 우화라고 한다. 북유럽에서 회자되던 내용들을 집필해 그림 형제들의 역량으로 엮어 낸 작품이다. 두 사람은 동화학자가 아니라 언어학자였다는 이야기들도 들린다. 알고 보면 그 내용들도 잔혹하다고 한다. 

이런 북유럽 우화들에 영향을 받은 한 게임이 지난 4월 27일 론칭했다. 게임 제목은 ‘브램블:더 마운틴 킹’이다. 북유럽 판타지의 젖줄 스웨덴에서 개발된 작품으로 인디게임 개발사 임포레스트가 개발을 맡았다. 역시 그림 형제들이 작성한 우화집 못지 않게 잔혹한 내용들을 기반으로 특유의 감성을 고스란히 게임을 담아 게이머들을 찾아간다.

스팀 게이머평가란에 달린 댓글들을 잠시 인용하자면 한 게이머는 자신이 플레이해본 인디게임 중에서도 역사상 최고에 손꼽힐만한 게임이라고 게임을 평가한다. 또 다른 댓글들에서는 10점 만점에 10점이라는 댓글들이 주를 이룰 정도로 극찬을 받는다. 기자 역시 이들의견에 동의하는 편이다. 

게임은 트롤에게 납치당한 누이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소년을 그려 낸다. 소년은 작고 연약한 존재지만 누이를 위해 용기를 낸다. 까까지른 절벽을 건너기도 하고, 커다란 버섯들이 살아 숨쉬는 공간을 건너기도한다. 마녀들이 살았던 황폐한 마을을 스쳐 지나기도한다. 좀비들이 우글거리는 마을을 지나치기도 하는 등 험난한 여정을 거치게 된다. 한편의 잔혹 동화 속을 여행하게 되면서, 현실과 판타지, 동화사이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출이 돋보인다. ‘브램블:더 마운틴 킹’은 게임과 예술의 영역 사이에서 서서 기가막힌 완성도를 선보이는 게임으로, 올해를 대표하는 인디게임으로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이러한 평가를 내리게 된 배경은 크게 4가지 이유에서 기인한다. 가장 먼저 그래픽 스타일이다. 우선 초반부 게임 그래픽은 힐링 게임을 연상케 한다. 아름 다운 자연 환경 위로 햇살이 내리쬐는 광경은, 유럽 관광지를 벗어나 자연을 여행하게 됐을 때 느끼는 감정과 유사하다. 그들이 익히 봐왔을 환경을 자신들의 색감에 맞춰 게임으로 녹여 냈다. 이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미국, 일본, 한국발 게임들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귀결된다.

이어 중반 이후에는 게임의 장르가 갑자기 변화하면서 배경또한 변화하는데, 흑사병이 돌고있는듯한 어두운 지역을 기반으로 비온 뒤 안개가 끼인듯한 배경속에서 탐험이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상상하는 판타지 색감과는 조금 다른 형태로, 역시 북유럽발 인디 영화속에서 볼법한 색감들이 게임 속으로 들어 온다. 이렇게 형성된 분위기가 기괴함으로 다가오는데, 게임 속 시나리오와 배경이 기가막히게 어우러지며 게임의 한장면을 형성한다. 

두 번째 이유는 인게임 플레이다. 게임은 모험의 여정에 따라 계속되는 어드벤처 게임으로 플레이하게된다. 그러나 게임을 끝내고 돌아 보면 각 장면은 동화책을 넘기듯 전개하는 일종의 옴니버스식 구성을 연상케 한다. 각 장면마다 철저히 설계된 맵 디자인과 퍼즐을 넣는다. 개발진들이 안배한 길을 따라 가면서 수시로 튀어나오는 연출들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게이머들이 가는 길에는 이유가 있으며, 지나오고 나면 그 이유를 아는 구성으로 완성도가 높다. 

세 번째 이유는 스토리텔링이다. 게임 속 주인공은 어린 꼬마다. 어린 꼬마는 당연히 약하고 지켜줘야 하는 존재인데, 이 꼬마가 누나를 구하기 위해 움직이게 된다. 게임을 플레이하면 플레이할수록 이 꼬마에 몰입하게 되는데, 약하고 작은 존재를 지켜주고자 하는 마음이 물밀듯이 밀려오며, 개발사는 이 감정을 역으로 이용해 내러티브를 선사한다. 특히 꼬마 아이가 작은(?) 실수를 하는 장면들에서 게임이 주는 매력은 기가막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게이머 입장에서는 본인이 실수해 꼬마 아이가 실수하는 듯한 감정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한 감정선은 게임 전반에 걸쳐 게이머들을 압박한다. 

네 번째 이유는 보스 디자인이다. 게임에서 선보이는 난도는 그리 높지 않은 편으로 보스전 기믹 자체는 평볌하다. 대신 등장하는 보스들의 디자인이 비범하다. 동화속 세계 다운 캐릭터들이 튀어나오기도 하고, 아예 이를 뒤틀어 현실 속 인간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보스로 나오기도 한다. 이들을 상대하는 방식과 패턴들과 연출에 게임 공식을 결합하게 되면서 색다른 장면으로 귀결 된다.

이 같은 이유에서 기자는 ‘브램블:더 마운틴 킹’은 올해 현재까지 출시된 인디 게임중에서도 작품성과 게임성면에서 탁월한 게임이라는 평가를 내리고자 한다. 게임의 유일한 단점은 비교적 짧은 플레이타임. 약 4시간이면 엔딩까지 도달하는 게임인 관계로 아쉬운 면이 있다. 이 외에 다른 요소들에는 흠잡을데가 없으며 4시간 동안 게이머들은 북유럽 판타지속 세계에 푹 빠저들게 될 것이다. 

‘브램블:더 마운틴 킹’은 현재 스팀과 콘솔플랫폼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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