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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 '스타크래프트' 재미에 푹 빠졌어요

  • 이복현
  • 입력 2002.10.2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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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god 멤버들 가운데 누군가가 “오늘 한판 어때?”라는 말이 흘러나온다.
지칠대로 지친 멤버들 사이에선 “오늘은 그냥 자자”라며 볼멘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손호영과 김태우가 서로 눈빛을 보내며 미소를 짓는다. 교감의 눈빛. 여기에 윤계상도 관심을 보인다. 숙소로 돌아오자 손호영과 김태우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컴퓨터를 켜고 게임을 시작한다. 바로 국내 약 250만장을 돌파한 국내 최고의 인기게임 ‘스타크래프트’를 하기 위해서다.
호영은 자신의 주종족 ‘저그’를, 태우도 역시 자신의 주종족 ‘프로토스’를 선택한다. 이 둘이 선택한 지도는 바로 헌터맵. 무한맵은 No. 다양한 전략이 어렵기 때문이다. 생명력 강한 저그의 엄청난 물량공세에 최고의 전투능력을 갖춘 프로토스의 일대 반격이 시작된다.
호영은 12시 저그, 태우는 3시 프로토스에 자리를 잡았다. 초반부터 호영은 투 헤처리(Hatchery) 체제로 전환 ‘저글링’를 뽑아 태우를 괴롭힌다.
태우는 호영의 초반공격을 막고 ‘질럿’과 ‘드래곤’을 뽑는다. 이 때 호영은 히드라를 뽑기 시작하고 서로 일대 공방전이 시작된다. 그사이 손호영은 ‘멀티’를 띠고 어느새 10개의 해처리를 짓는다. 하지만 태우도 업그레이드된 ‘드래곤’과 ‘하이템플러’ 등 고급유닛을 뽑아 역전을 노리고 있다.
아~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물량이 딸리는 김태우의 최정예 전사 프로토스군단은 호영의 ‘개떼 저글링’러시와 ‘무탈리스크’의 공격에 ‘GG’를 선언하고 마는데…. 이를 지켜보던 윤계상과 데니안은 김태우에게 ‘실력 많이 줄었네’라는 눈짓을 보낸다. 맏형이자 리더인 박준형은 내일 스케줄 걱정에 특유의 이북 사투리로 한마디한다. “자라우” 하지만 결코 여기서 물러설수 없는 태우.
“한판 더!!!”
이렇게 스타크래프트가 몇 판 더 지속되고 밤이 깊어간다.
국내 최정상을 달리는 그룹인만큼 하루종일 스케줄에 숨 쉴틈 없는 god이지만 또래 여느 아이들처럼 그들도 게임 앞에선 불가항력적이다.
god 내에서 ‘스타크래프트’를 처음 시작한 건 바로 팀의 막내 ‘김태우’. 나이를 봐서도 제일 먼저 게임문화에 익숙했던 태우가 선봉이다. 태우는 초기 저그를 하다가 최근 주종족을 프로토스로 바꿨다.
스타크래프트 3종족 중 가장 강력한 유닛을 보유한 ‘프로토스’의 능력이 좋았기 때문. 질럿 하나에 저글링 4 정도는 막으니 얼마나 경제적인가.
하지만 태우에게 복병이 나타났다.
바로 부드러운 목소리가 매력적이고 특히 웃을 때 눈웃음이 돋보이는 호영.
호영은 외부에 비춰졌던 부드러운 이미지와는 달리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할 때면 활발하고 승부욕을 강하게 드러낸다.
이런 승부욕 때문인지 최근에는 5판 중에 3판을 호영이 이긴다. 전세가 태우에게서 호영에게로 넘어간 것. 호영의 손놀림은 장난이 아니다. 언제 그런 능력을 익혔는지 태우로서도 알 수 가 없다.
물론 이 둘이 ‘테란’을 아예 못하는 건 아니다. 가끔 태우가 테란을 선택하면 공중전이 펼쳐지는데, ‘레이스’와 ‘스컬지’의 일진일퇴 공방도 재미를 준다.
그렇다고 태우와 호영이가 따로 배틀넷에 접속해 게임을 해 본 적은 없다. 검증이 되지 않은 만큼 이들의 실력이 어느 만큼인지는 미궁. 아마 ‘우물안의 god’가 아닐까? 이들은 주로 새벽 숙소에 와서 한 두번 게임하는 정도. 물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끔씩은 잠을 설쳐가며 몇 시간씩 게임에 빠져 있기도 한다.
계상과 데니 등도 가끔 게임을 하지만 태우와 호영보다는 관심도 적고 실력 또한 처지는 편. 팀 리더인 준형은 아예 게임에는 별 흥미를 못 느끼는 편이다.
아무래도 팀 리더인 만큼 팀 멤버들을 잘 이끌어야 하는 책임감 때문인지 멤버들의 게임열기에 가끔씩 찬물을 끼얹기도 한다.
방송이 끝난 새벽 god 멤버들 방안에선 ‘고고고’ 하는 스타크래프트 효과음이 들려올 때가 있다. 게임에 관한 한 스타도 역시 한사람의 유저에 불과할 뿐이다. 그래서 늘 팬들에 둘려쌓여 살아가는 그들에겐 게이머로서의 평범한 시간들이 더욱 소중한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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