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플랫폼과 애플이 경쟁적으로 차세대 가상현실(VR)·혼합현실(MR) 헤드셋을 공개하면서 국내 VR·MR 콘텐츠 기업들도 들썩이고 있다.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한풀 꺾인 상황에서 새로운 헤드셋 공개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타가 세번째 VR·MR 기기 ‘퀘스트3’를 공개한 가운데 애플이 뒤이어 도전장을 내밀어 ‘시장의 메기’로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애플도 지난 5일(현지시간) 예정된 연례개발자회의(WWDC)에서 첫 MR 기기 비전프로를 선보였다. 팀 쿡 CEO는 비전 프로에 대해서 “공간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면서, 가상현실이 MR 기능을 통해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고 다른 사람과 실제 공간에서 소통하면서 기존 아이폰 앱과 맥 컴퓨터를 연결하는 혁명적인 신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의 MR시장 참전은 큰 의미를 가진다.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공개했을 때 파괴적 혁신을 불러 일으켰고 이후 ‘에어팟’이 무선 이어폰 시장의 대중화를 이끌었 듯 MR 시장에서도 애플이 파장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처럼 관련업계는 중저가 HMD로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위주의 확산 전략을 진행 중인 메타와 하이엔드 제품으로 실생활 및 기존 애플 생태계를 연결하려는 애플의 쌍끌이 전략 속에서, VR·MR 업계의 약점으로 지목됐던 기기 보급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VR게임 제작 업체들도 활기를 띄는 모습이다.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를 VR로 확장하는 첫 번째 타이틀 신작 ‘크로스파이어: 시에라스쿼드’의 시연회를 지난달 30일 판교 스마일게이트 캠퍼스에서 진행했고 컴투스도 VR 게임 자회사인 컴투스 로카에서 6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지난달 유치했다. 컴투스로카는 ‘블레이드2’를 만든 신현승 대표를 비롯한 개발자들이 2021년 설립한 VR 게임 전문 개발사다.
여기에 VR 관련 기술 특허만 36개 보유 중인 스토익 엔터테인먼트는 메타가 운영하는 메타 스토어의 공식 운영 이후로 한국 VR 게임업체로서는 처음으로 ‘22년 12월에 ‘World War Toons: Tank Arena VR’을 스토어에 정식 출시해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차세대 VR기기 보급화로 관련업계 성장세를 견인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