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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T1 <2>

  • 정리=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5.12.0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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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T1의 히트곡, 많이 사랑해주세요~
얼마 전에 우리 팀은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말은 전지훈련이었지만 오랜만에 가지는 단체 휴식 시간이었다. 장소는 제주도. 사실 그 말을 듣고 실망했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고등학교 1학년 수학여행으로 제주도를 다녀왔기 때문. 아니나 다를까. 1학년 때 다녀오는 코스 그대로 제주도 관광을 하고 말았다. 그 유명한 한라봉도 구경하지 못한 채. 흑흑. 오히려 우리들은 숙소에 달린 오락실과 노래방에서 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노래를 너무 좋아하는 우리들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노래방으로 달려가는 애정(?)을 과시했다. 형들은 ‘히트곡! 히트곡!’을 외치며 선곡집을 펴들었다. 우리가 말하는 ‘히트곡’이란 다름 아닌 ‘저글링 4마리’. 파인애플 가수 형들과 함께 부른 곡이다. 녹음을 한다고 했을 때는 다들 쑥스러워하더니 이젠 우리들의 주제곡이 돼버렸다. 노래방은 우리들의 독무대라고나 할까.ㅋㅋ

제주도 전지훈련의 아쉬움은 하나 더 있다. 오랜만에 바깥바람이라 다들 기대했을 법도 한데 ‘노래방 투어’를 제외하곤 조용하고 얌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다른 사람들도 그 이유를 알고 있을 것이다. T1의 분위기 메이커 요환이 형이 자리에 없었던 것. 지난 스타리그 결승전이 끝난 직후 요환이 형은 어머님이 편찮으시다는 소식을 접했고 그 이후로 병원에서 두문불출하고 있었다. 전지훈련도 물론 참석하지 못한 채. 제주도에 있는 동안 몇몇 형들이 요환이 형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는 할 수 없었다. 룸메이트였던 나로서도 요환이 형이 함께 하지 않으니 너무 어색했다. 언제 어디든 웃으면서 다가와 ‘인규야, 뭐하냐’라고 어깨를 툭 칠 것 같았다.

우리들의 심심한 전지훈련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숙소에 돌아온 뒤 일요일 아침, 훈 감독님은 팀원들을 전부 부르셨다. 형 어머니가 괜찮으시다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그날 저녁 함께 모여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내 등 뒤에서 들려왔다. ‘인규야, 형 왔는데 인사 안하냐.’ 요환이 형이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웃고 있었다. ‘형, 이제는 걱정하지 말고 인규랑 게임해요!’

글=고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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