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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기업들, ‘유저와 만나서 소통‘ … 서비스 트렌드 정착

  • 주인섭 기자 lise78@khplus.kr
  • 입력 2023.06.13 11:46
  • 수정 2023.06.1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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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게임업계에서는 오프라인 이벤트가 한창이다. 단순히 캐릭터 상품을 사고파는 팝업스토어 부터 시작해서 콜라보 카페나 연주회까지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조금 더 크게는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진행하는 일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오프라인 이벤트는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거의 사라진 것 같았다. 하지만, 코로나의 기세가 거의 꺾인 작년부터 다시 서서히 시작된 오프라인 이벤트는 올 봄부터 밀린 것을 다시 하겠다는 기세로 계속 열리고 있다. 

이와 함께 그 이전과는 다른 양상의 진행도 보이고 있다. 주로 서브컬쳐에 집중 되어있던 오프라인 이벤트가 더 다양한 게임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또한, 게임개발사도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무엇보다 안전과 유저들의 편의를 신경 쓰기 시작한 점도 눈에 띈다. 이렇게 바뀌어 가고 있는 오프라인 이벤트에 대해 한번 살펴봤다. 

국내 게임산업 마케팅의 새로운 바람, 팝업 스토어·페스티벌
최근 국내 게임산업에서 주목받는 마케팅으로는 캐릭터 상품을 집중 판매하는 팝업 스토어를 들 수 있다. 과거에는 서브컬쳐 게임에 주로 집중된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지지 않고 많은 게임 업체에서 팝업 스토어 오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팝업 스토어 (사진=경향게임스)
▲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팝업 스토어 (사진=경향게임스)

펄어비스는 지난 4월 ‘검은사막’에서 ‘아침의 나라’ 업데이트 후 ‘아침의 나라 팝업 스토어’를 오픈해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판매했다. 특히 해당 이벤트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진행해 눈길을 모았다. ‘아침의 나라’ 업데이트는 조선을 모델로 하는 지역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펄어비스의 관계자는 “검은사막의 아름다움을 많은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었다”며 팝업스토어의 진행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검은사막’ 팝스토어는 캐릭터 상품 대부분이 매진돼 추가생산을 할 정도로 큰 호평을 받았다. 
 

▲ 엔씨소프트의 '도구리' 팝업 스토어 (제공=엔씨소프트)
▲ 엔씨소프트의 '도구리' 팝업 스토어 (제공=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게임이 아닌 자사의 마스코트 캐릭터 ‘도구리’의 팝업 스토어를 오픈해 회사의 마스코트 캐릭터의 홍보를 진행 했다. 신입사원이 컨셉인 ‘도구리’는 게임과 큰 관련 없는 캐릭터지만, 귀여운 외모에 힘입어 큰 인기를 끌었다. 팝업스토어 뿐만 아니라 현재 다방면으로 열심히 활약 중이다. 
 

▲ 블리자드코리아의 '디아블로4' 팝업스토어 (사진=경향게임스)
▲ 블리자드코리아의 '디아블로4' 팝업스토어 (사진=경향게임스)

국내 게임 뿐 아니라 닌텐도나 블리자드 등 해외 게임업체도 팝업 스토어 개최에 적극적이다. 닌텐도는 영화 ‘슈퍼마리오 더 브라더스’의 개봉에 맞춰 ‘슈퍼마리오 팝업 스토어’를 오픈해 어린이날 특수를 노린바 있다. 슈퍼마리오 팝업 스토어에서는 슈퍼마리오가 직접 등장해 어린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해 큰 호평을 받았다. 또한, ‘디아블로4’도 발매에 맞춰 여의도 더 현대에서 팝업 스토어를 오픈해 유저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해당 스토어는 물건을 파는 것만이 아닌 테마 전시장 느낌이 나도록 꾸몄다. 이로 인해 현재 유저뿐 아니라 I·P의 과거 팬들도 관람을 위해 방문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팝업 스토어 이외에도 다양한 행사 개최도 한창이다. 특히, 페스티벌 등의 행사는 마케팅을 넘어 점차 문화의 영역으로 확대 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여름 쇼케이스 현장 (사진=경향게임스)
▲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여름 쇼케이스 현장 (사진=경향게임스)

넥슨은 자사의 I·P들을 적극 활용해 다양한 게임의 축제와 이벤트를 연속해 개최했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메이플 스토리’와 ‘블루 아카이브’의 축제다. ‘메이플스토리’는 20주년을 맞이해 ‘메이플스토리 팬 페스트’를 개최했다. 3일간 열린 행사에는 총 6천명의 관람객들이 다녀갔다. 각종 체험형 이벤트와 음악연주 등 ‘메이플 스토리’의 유저라면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열었다. 이어 6월 10일에 열린 ‘메이플 스토리’ 여름 쇼케이스는 온라인으로 중계를 볼 수 있음에도 올림픽 경기장 하나가 꽉 찰 정도로 많은 팬들이 모여 축제현장을 즐겼다. 특히, 여름 쇼케이스는 CGV등에서 하는 라이브 뷰잉 중계도 금방 매진될 정도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해당 쇼케이스에는 게임 뿐 아니라 많은 가수들의 공연도 볼 수 있는 축제의 장이었다. 

‘블루 아카이브’의 1.5주년 축제도 하루 동안 총 6천여 명의 유저가 일산의 킨텍스를 찾았다. 해당 축제에는 유저들이 적극 참여했다. 유저들이 직접 만든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2차 창작부스가 참가했으며, 일부는 코스프레를 하며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 '디아블로4'의 현장 이벤트 '헬 스테이션' (사진=경향게임스)
▲ '디아블로4'의 현장 이벤트 '헬 스테이션' (사진=경향게임스)

유저가 직접 참여해 즐길 수 있는 행사도 일부 진행됐다. 시프트업은 ‘승리의 여신: 니케’를 테마로 하는 메이드 카페 이벤트를 개최했다. 해당 이벤트는 게임에 등장하는 메이드 캐릭터들이 유저들을 맞이하는 컨셉으로 진행됐다. 그 덕분인지 유저들이 메이드의 환대에 오히려 당황해 할 정도로 본격적인 메이드카페를 체험해 볼 수 있었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4’를 테마로 영등포시장역 역사내에서 체험존인 ‘헬 스테이션’을 운영했다. 방문객들은 사건 특별 조사관이 돼서 그곳에 숨겨진 비밀을 밝혀내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이질절인 공간과 정성들여 만든 조형물 등을 통해 생각보다 공포에서 오는 스릴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인 행사였다. 이외에도 ‘원신’과 피자알볼로의 콜라보 행사와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의 1주년 페스티벌 등 유저들이 직접 참여해서 즐기는 이벤트는 끊이지 않고 지속되는 중이다. 

▲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디 오케스트라' 앵콜 공연 장면 (제공=그라비티)
▲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디 오케스트라' 앵콜 공연 장면 (제공=그라비티)

게임을 더 본격적인 문화행사로 넓히기도 했다. 그라비티는 게임 음악 전문 플랫폼인 플래직과 함께 ‘라그나로크 디 오케스트라’를 개최했다. 20주년을 맞이하고 글로벌 유저가 많은 게임답게 폭넓은 연령층과 외국인 관객이 눈에 띄는 행사였다. 실제로 해당 오케스트라의 티켓은 빠르게 매진이 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많은 참가자들은 과거의 추억, 혹은 지금 즐기는 게임이 문화가 되어가는 점에 큰 감동을 받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행사들을 통해 게임이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면 더 효율적인 마케팅으로 발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저들도 단순히 게임만 구매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문화를 즐기는 소비자로서 게임사들의 이러한 행보에 적극 참가하는 모습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유저를 생각하는 행사 운영과 문화
계속 되는 오프라인 이벤트에 맞춰 게임사들의 운영도 점차 바뀌고 있다. 많은 오프라인 축제들이 찾아주는 유저들을 무작정 새벽부터 줄 세우는 것이 아닌 예약 등을 통해 한정된 인원을 대상으로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마냥 게임이나 회사의 이미지 홍보뿐 아니라 유저들이 행사장에 찾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 애니플러스샵의 '블루 아카이브' 굿즈 판매일 시간대별로 나눠서 줄을 서 사람이 평소보다 적었다 (사진=경향게임스)
▲ 애니플러스샵의 '블루 아카이브' 굿즈 판매일 시간대별로 나눠서 줄을 서 사람이 평소보다 적었다 (사진=경향게임스)

지난 4월 ‘블루 아카이브’의 캐릭터 상품을 예약제로 판매했던 애니플러스샵의 관계자는 “작년 11월 이태원 사건 이후로 조금씩 변하고 있다”며 “많은 수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고객의 안전부터 생각하는 회사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11월 같은 행사를 했던 애니플러스샵은 당시 새벽부터 줄을 서던 팬들 덕분에 큰 주목을 받았었다. 이어 애니플러스샵 관계자는 “우리도 고객들의 안전을 위해 일부 주요 굿즈 발매일은 예약제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6월 달에 오픈한 디아블로 팝업스토어 또한 안전상의 이유로 시간예약제로 운영했다. 
 

▲ 줄 통제가 적절했던 '블루 아카이브' 1.5주년 페스티벌 (사진=경향게임스)
▲ 줄 통제가 적절했던 '블루 아카이브' 1.5주년 페스티벌 (사진=경향게임스)

넥슨의 관계자도 지난 ‘블루 아카이브’ 1.5주년 페스티벌에서 7000명의 인원만 입장할 수 있게 제한을 두는 이유를 “일단 유저 분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내린 결정”이라고 이야기 했다. 당일 넥슨 측은 출입구 구분 및 달리기 금지 각 행사장 앞 진행요원 배치 등 팬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의 메이드 카페 이벤트, 진행요원이 규모에 비해 많았다 (사진=경향게임스)
▲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의 메이드 카페 이벤트, 진행요원이 규모에 비해 많았다 (사진=경향게임스)

예약을 받지 않은 행사도 최대한 많은 안전 요원들을 투입해 유저들을 보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승리의 여신: 니케’의 시프트업은 메이드카페 행사 때 새벽부터 기다렸던 유저들을 위해 의자나 간식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또한, 많은 수의 안전요원들이 배치돼 만약의 경우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차단했다. 

유저들은 게임사들의 이런 행보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블루 아카이브’의 1.5주년 축제에 방문 한 유저는 “무엇보다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이런 모습이 계속되면 다양한 이벤트에 참석해 볼 것 같다”고 전했다. ‘승리의 여신: 니케’의 행사장에서 만난 한 유저는 “최근 게임사들의 이런 행보는 이제 유저를 챙겨주는 것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유저들은 게임 행사들을 단순 마케팅을 넘어 하나의 문화와 즐길 거리로 생각해주고 있다. 

앞으로도 게임 산업에서는 마케팅 차원으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히 유저를 수익원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 그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를 게임사가 선도해 만들어가는 모습도 함께 보였으면 한다. 그런 변화를 통해 이전까지 좌담회나 트럭, 마차 등으로 대표되는 유저와 제작·운영사의 갈등보다는 축제, 페스티벌 같은 행사로 대표되는 화합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는 지표가 돼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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