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제2의 ‘타다’가 없길 바란다

  • 정리=김상현 기자 aaa@khplus.kr
  • 입력 2023.06.14 06:43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얼마 전 ‘타다’ 서비스를 운영했던 이재웅 전 쏘카 대표와 박재욱 전 VCNC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4년가량 진행되었던 벤처기업 대표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에 대한 검찰의 기소와 법적 다툼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무척 좋아하고 애용하던 ‘타다’ 서비스는 이미 시장에서 사라졌다. 일명 ‘타다 금지법’이라고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2020년 국회를 통과했고, 기존 택시 사업은 보호받는 것 같았다. 그리고 3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으나, 택시 서비스는 아직 타다에 미치지 못하고, 택시 산업은 카카오에 종속돼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필자는 ‘타다 금지법’이 통과된 시기에도 본 칼럼을 통해 이 문제를 이야기한 적이 있다. 새로운 서비스는 기존 서비스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기존 서비스와 경쟁하여 등장한다. 탄생의 이유가 기존 서비스와의 경쟁에 있다. 이는 기존 서비스의 위협이 되며, 기존 서비스 사업자는 시장을 지키기 위하여 서비스를 개선하고, 소비자 친화적인 정책을 제시한다. 이런 선순환 구조의 정당성은 소비자의 이익에 있다. 새로운 서비스를 소비자가 선택하지 않는다면 이는 사업자의 책임이다. 그러나 기존 서비스 사업자가 경쟁이 아닌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막는 방향으로 대응한다면 이는 불공정 행위이다. 이런 불공정 행위에 심판인 정부가 손을 들어준 것이 ‘타다 금지법’이며, 대표에 대한 기소였다. 이미 타다를 경험한 소비자에게 기존 택시 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더욱 커졌으며, 이는 카카오에 대한 택시 사업의 종속을 불러왔다. 이제 택시 사업자는 카카오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지만, 누구도 택시 사업자의 편에 서지 않을 것이다. 

3년 전 필자가 타다 금지법을 이야기할 때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런 일은 계속 반복되고 있다. 법률 상담 서비스인 로톡 서비스가 변호사협회의 공격을 받고 있으며, 비대면 진료 및 의약품 배달 서비스인 닥터나우도 의사회와 약사회의 집요한 공격을 받고 있다. 세금환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삼쩜삼은 세무사회로부터 공격받고 있다. 모두 관련 단체로부터 고소, 고발을 당했고, 법적 분쟁을 하고 있다. 타다의 선례가 남긴 악순환이다.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서 논란이 있을 수도 있고, 협의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새로운 서비스를 제시한 창업자를 범죄자로 만들고자 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타다 서비스는 무죄가 됐지만, 좋았던 타다 서비스는 이미 추억이 됐다. 편리한 법률 자문 서비스도, 효율적인 비대면 의료 서비스도, 좋았던 세금환급 서비스도 제2의 타다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른 산업의 영역이라고 게임 산업도 그냥 바라볼 일은 아니다. 게임은 오랫동안 규제의 대상으로 관리됐다. 그러나 많은 새로운 서비스 형태가 개발되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언제 갑자기 새로운 게임 서비스에 대해서도 이런 형태의 공격이 있을지 모른다. 게임이 제2의 타다, 로톡, 닥터나우가 될지 알 수 없다. 시장에서의 경쟁 이외의 다양한 방법으로 기존 사업자가 새로운 신규 사업자를 막을 수 있다는 선례는 이미 만들어졌고, 앞으로도 많은 이익 단체가 이런 방법을 통해 새로운 시장 진입자를 막을 것이다. 이 다툼에 가장 중요한 소비자의 권익은 어디에도 없다. 타다가 없어져서 현재의 택시 서비스에 만족하는가? 로톡이 사라지면 변호사의 서비스는 더 좋아지는가? 닥터나우가 사라지고 몇 분의 단순 진료를 위해 병원에 가서 의사와 대면 진료하면, 의료 서비스의 만족도가 높아지는가? 필자는 택시가 안잡히는 밤이면 타다가 생각나고, 닥터나우 서비스가 중단돼 다음 병원 방문 일정으로 연차 휴가를 고민하고 있고, 삼쩜삼 없는 다음 종합소득세 신고를 걱정하고 있다. 나만의 고민과 걱정이길 바란다.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