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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스트리트 파이터6’, 격투 게임 선구자들이 제시한 장르의 미래

  • 박준수 기자 mill@khplus.kr
  • 입력 2023.06.19 18:55
  • 수정 2023.06.19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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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콤이 35년 역사를 자랑하는 자사 격투 게임 시리즈 최신작 ‘스트리트 파이터6’를 지난 6월 2일 선보였다. ‘스트리트 파이터6’는 출시 후 4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하며 마니악한 장르라 평가받는 격투 게임계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중이다.
 

출처=공식 홈페이지
출처=공식 홈페이지

게임의 이례적인 흥행 비결은 캡콤이 그동안 쌓아왔던 장르적 노하우와 새롭게 도입한 혁신적 시스템의 조화에 있다. ‘스트리트 파이터6’는 격투 게임 청정수부터 고인물까지 누구나 자신의 수준에 맞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방대한 즐길 거리를 제공해 이용자 폭을 크게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스트리트 파이터6’는 오픈 월드 탐험 콘셉트의 싱글 모드 ‘월드 투어’, 대전 모드 ‘파이팅 그라운드’, 커뮤니티 개념의 ‘배틀 허브’ 등 총 3개의 메인 모드로 구성돼있다. 각각의 모드는 독립적인 즐길 거리를 제공하면서도, 격투 게임에 입문하고자 하는 유저에게 자연스럽게 방향성을 제시한다. 이처럼 캡콤은 콘텐츠의 연계를 통해 전성기가 지난 장르를 어떻게 부활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모범 답안을 제시하고 있다.

모두를 위한 콘텐츠 도입
격투 게임은 특유의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유저층이 한정돼 있다. 장르의 미래를 위해 신규 유저의 유입을 무엇보다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캡콤이 제시한 해법 중 하나가 바로 ‘월드 투어’다. 격투 게임 문외한조차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대형 콘텐츠를 도입해 심리적 장벽을 크게 낮춘 것이다.
 

▲게임의 싱글 모드 ‘월드 투어’
▲게임의 싱글 모드 ‘월드 투어’

‘월드 투어’는 오픈 월드 탐험 콘셉트의 싱글 모드로 어지간한 인디 게임에 필적하는 볼륨을 지닌 콘텐츠다. 해당 콘텐츠에서 유저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전 세계를 돌며 진정한 ‘강함’을 깨닫기 위한 무사 수행을 떠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스트리트 파이터에 등장하는 레전드 무술가들에게 기술을 배우고, 적과 싸우거나 아이템을 획득하는 등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스트리트 파이터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만나 교류하는 것이 가능하다
▲스트리트 파이터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만나 교류하는 것이 가능하다
▲게임 내 등장하는 퀘스트를 통해 격투 게임의 기본 개념을 배울 수 있다
▲게임 내 등장하는 퀘스트를 통해 격투 게임의 기본 개념을 배울 수 있다

‘월드 투어’의 또 다른 장점은 플레이를 통해 격투 게임의 기본기를 차근차근 익혀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캡콤이 의도한 것으로, 유저는 게임 내 퀘스트를 통해 콤보, 잡기, 다운 등 장르의 기초 개념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특히 ‘월드 투어’에서의 전투는 난도가 높지 않아 초보 유저들이 숙지한 개념을 실전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게끔 구현됐다.

절묘한 밸런스 조정
‘스트리트 파이터6’는 격투 게임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대전 모드에서도 최대한 다양한 유저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이를 위해 캡콤은 ‘편의성’과 ‘게임성’ 투트랙으로 접근해 밸런스를 조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월드 투어’를 통해 격투 게임에 관심을 가진 초보 유저도 쉽게 콤보와 필살기를 쓸 수 있게 하면서, 심리전의 중요성을 강조해 숙련자가 되는 것은 어렵게 만든 것이다.
 

▲‘모던 모드’는 복잡한 조작 없이도 필살기와 콤보를 사용할 수 있다
▲‘모던 모드’는 복잡한 조작 없이도 필살기와 콤보를 사용할 수 있다

‘스트리트 파이터6’는 최근 격투 게임 장르에서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간편 조작’을 시리즈 최초로 도입했다. 유저는 ‘모던 모드’를 통해 복잡한 커맨드를 입력할 필요 없이 단방향 조작과 버튼 하나만으로 다양한 기술과 콤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 ‘모던 모드’는 기존 조작 방식인 ‘클래식 모드’ 대비 대미지가 다소 낮지만, 아무것도 못 하고 패배하는 부정적 경험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드라이브 임팩트’를 통해 상대의 공격을 2타까지 받아내고 턴을 내쪽으로 가져올 수 있다
▲‘드라이브 임팩트’를 통해 상대의 공격을 2타까지 받아내고 턴을 내쪽으로 가져올 수 있다

아울러 캡콤은 게임의 심리전을 강화해 마니아들도 파고들만 한 요소를 게임에 추가했다. ‘스트리트 파이터6’는 ‘드라이브 임팩트’와 ‘패리’ 시스템을 도입해 상대의 공격을 받아내면서, 내가 공격할 찬스를 잡을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이 때문에 심리전이 비교적 단순했던 전작보다 다양한 상황이 발생하며,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이에 대응하는 연습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캡콤표 메타버스의 구현
이외에도 ‘스트리트 파이터6’에는 유저들이 함께 모여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모드 ‘배틀 허브’가 새롭게 생겼다. ‘배틀 허브’는 거대한 가상 오락실로 구현돼 있으며, ‘월드 투어’에서 생성했던 자신의 캐릭터를 아바타로 활용할 수 있다. 최근 유행했던 메타버스라는 개념을 게임의 한 축으로 만들어 놓은 느낌이다.
 

▲거대한 가상 오락실 ‘배틀 허브’
▲거대한 가상 오락실 ‘배틀 허브’

유저는 ‘배틀 허브’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가상 오락실 안을 돌아다니면서 다른 유저와 채팅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아케이드 기기에 앉아 상대와 대전하거나 뒤에서 경기를 관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심지어 ‘배틀 허브’ 한편에는 ‘스트리트 파이터2’나 ‘파이널 파이트’ 등 캡콤의 고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미니 오락실까지 존재한다.
 

▲캡콤의 고전 게임들도 즐길 수 있다
▲캡콤의 고전 게임들도 즐길 수 있다

결국 ‘스트리트 파이터6’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의 도입, ▲격투 게임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의 조성, ▲세심한 밸런스 조정 등을 통해 스팀 기준으로 격투 게임 역사상 최다 동시 접속자 수 기록을 세웠다. 캡콤의 이 같은 방법론은 장르의 부흥을 노리는 후발 주자들에게 적지 않은 영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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