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리뷰] ‘파이널 판타지16’ 차원이 다른 연출력에 감동 … 대작 시리즈의 품격 입증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3.06.21 23:00
  • 수정 2023.06.22 00:46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파이널 판타지16’은 데모 버전에서 이미 가치를 입증했다. 역대급 데모가 나왔다고 소문이 자자했다. 이 퀄리티만 유지한다면 대작들이 즐비한 2023년 ‘올해의 게임’에서 경쟁할만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젤다의 전설 티어즈 오브 더 킹덤’이 나온 해에 ‘올해의 게임’을 언급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는 전문가들이 가장 잘 안다.

▲ 고독한 주인공의 자아 찾기,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 고독한 주인공의 자아 찾기,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평가가 나오는 것은 아마도 데모버전이 주는 임팩트가 그 만큼 컸기 때문이 아닐까. 기자 역시 지인들의 질문에 ‘데모’버전으로는 이 게임에 올해의 게임상을 투표할 것이라 말했다. 또한 올해의 게임이 문제가 아니라 역대 게임 역사에서 순위를 매겨봐야할 완성도라고 언급키도했다.

그 매력은 바로 시나리오. 주인공 클라이브와 조슈아를 둘러싼 스토리라인과 그 속에 숨어있는 정치권들의 암투가 주목받으면서 향후 전개 방향이 큰 주목을 받는다. 동시에 전투 시스템과 연출도 호평을 받으면서 인기 몰이에 성공했다. 그렇다면 게임은 어떤 형태로 흘러갈까  독자 여러분들을 위해 게임을 먼저 플레이 해봤다. 

(작성자 주: 본 리뷰는 엔딩 이후 작성됐습니다. 게임상에 등장하는 서브퀘스트 110여종을 클리어했고, S난이도 개체들까지 모두 수렵한 이후 작성했습니다. 최종 명성치는 3500, 총 플레이타임은 52시간이 소요됐습니다. )

크리스탈을 파괴하려는 자들의 이야기

‘파이널 판타지16’은 ‘발리스제아’세계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 화자로 주인공인 클라이브가 등장하며 소환능력자 도미넌트와 마법을 쓰는 노예 베어러, 권력자들과 인간의 싸움 등이 중요 시나리오 라인으로 돌아간다.

이 세계는 마법을 쓰는 세계. 인간들은 크리스탈의 힘을 빌어 에텔(마법력)을 사용해 마법을 쓸 수 있다. 크리스탈이 필요 없이 마법을 쓰는 자들을 베어러라 일컫는데 이들을 천대시하고 노예로 만드는 세계다. 만약 누군가 등장해서 전기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어떨까. 여기 이를 시도하는 자들이 있다. 

▲ 해방을 원치 않는 노예도 있다
▲ 해방을 원치 않는 노예도 있다

주인공은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일들을 하려고 한다. 기존 세상을 옹호하는 세력과, 새로운 세계를 만드려는 자,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파괴하려는 자. 각자 믿는 것이 충돌하는 세계 속에서 자신의 여정을 계속하는 것이 이 게임의 주제다.

▲ 시나리오를 따라가기 힘들다면 언제든 설명해준다
▲ 시나리오를 따라가기 힘들다면 언제든 설명해준다

데모 버전에서 보여주는 관계들은 극히 일부분일 뿐 본편에서는 더 큰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다. 워낙 데모 버전 몰입감이 강하다 보니 좁은 이야기에 집중하다 보면 큰 것을 놓칠 수 있으므로 다양한 관점에서 이야기를 접근해 들어볼 필요가 있다. 

발리스제아 세계 속으로

게임은 발리스제아를 표현하기 위해 여러 장치를 구현한다. 아름다운 그래픽으로 각 세계를 표현한점은 두말할 필요 없다. 이 게임에서 특징은 NPC다. 길가던 흔한 NPC조차도 각자 역할이 있고 세계에서 행동을 하고 있다. 빵집에서 빵을 굽는 아저씨 조차도 생각이 있고, 그 생각을 세계에서 표현해 낸다. 이는 서브 퀘스트로 지정하는 부분 뿐만 아니라 그저 스쳐 지나가는 NPC들에게까지도 해당되는 부분들이다. 물론 주인공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NPC들도 좁게 잡아 약 20여명이 등장한다. 

▲ 흔한 조연급 NPC (썸타는거 아님)
▲ 흔한 조연급 NPC (썸타는거 아님)

기자가 만나본 NPC들은 게임 상에서 약 100여명이 넘어가는데 현재 약 30여명은 이름과 생김새, 배경 등을 기억하게 됐다. 이 캐릭터들이 지나가다가 길가에서 물건을 사고 있으면 반가운 마음이 들기까지 한다. 

20여명은 얼핏 기억에 어떤 행동을 하던 캐릭터들로 기억에 남아 있다. 그 외에도 기억에 남는 캐릭터는 ‘연애 경험이 많은 XXX’캐릭터, 노예 출신으로 처음 볼 때는 글도 못썼는데 어느새 소설을 쓰더니 게임 후반부에는 주인공을 주제로한 소설을 쓰던 어떤 캐릭터 등이 강렬한 기억으로 남는다. 모두 별다른 서브 퀘스트가 없는 캐릭터들임에도 뇌리에 남아 있는 점이 이채롭다. 

▲ 서브퀘스트, 전설의 무기를 제작해 준다고?! 그런데 엔딩 직전에야 만들 수 있었다. 진짜 전설이었다.
▲ 서브퀘스트, 전설의 무기를 제작해 준다고?! 그런데 엔딩 직전에야 만들 수 있었다. 진짜 전설이었다.

하물며 별도 스토리라인이 있는 조연급 캐릭터들이라면 오죽하겠는가. 이들 하나하나가 사람으로 보이는 순간 게임이 표현하는 스토리라인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게임상에서 서브 퀘스트만 약 110좀이 넘어 간다. 각 캐릭터마다 저마다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다. 이들의 사연은 발레스제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사람사는 이야기들이 얽혀 들어간다. 이것이 색다른 몰입감으로 귀결 된다. 주인공 뿐만 아니라 흔한 NPC들의 삶 또한 들여다 보는 재미가 있다. 

엔딩 크레딧을 통해 확인해본 결과 퀘스트 디자인을 한 개발자만 20명이 넘어가는 것으로 확인 된다. 컷신 제작자가 약 20여명, 시네마틱 영상 제작자가 20여명이다.이를 감안하면 게임의 의도가 눈에 보인다. 

누구나 즐기는 액션RPG

본 게임은 액션RPG스타일을 추구한다. 엄밀히 말하면 RPG감성 보다는 액션게임 감성이 좀 더 진한 게임에 가깝다. 일반적인 ‘파이널판타지’처럼 레벨을 올리고 장비를 마련해 사냥을 하는 게임과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액션 게임처럼 빌드를 짜고 콤보를 연구하고 캐릭터 컨트롤을 단련해 주어진 상황에 대처하면서 즐기는 게임에 가깝다.

기자의 경우 광역 스킬을 위주로 조합을 짰다. 적들이 나오면 우선 한 점에 집중되도록 뭉쳐 놓는다. 그 다음 공중에 뜨는 기술을 맞추고 대미지 딜링 역할을 하는 기술을 사용하는 형태로 몰이 사냥을 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클리어 해 나갔다. 

▲ 피닉스의 필살기, 쿨타임이 돌때마다 써도 무방하다
▲ 피닉스의 필살기, 쿨타임이 돌때마다 써도 무방하다

특히 궁극기 스킬이 강력해 한 무리를 뭉쳐 궁극기를 발동하고, 다음 무리를 뭉쳐 다른 소환수 궁극기를 발동하는 형태로 2사이클을 돌려가면서 사냥하자 효율이 높았다. 대체로 2무리를 사냥하면 보스급 몬스터들이 나오는 방식으로 레벨디자인이 잡혀 있다. 

보스전은 ‘회피’나 ‘패링’등을 활용해 패턴을 받아치는 형태로 플레이하면 됐다. 대체로 판정이 널럴한 편으로 R1버튼만 계속 누르고 있으면 회피가 쉽게 발동됐고, 각성(L3+R3)상태로 평타를 계속 때리면 패링이 자주 발동돼 콤보로 연결하기도 쉬운 편이었다. 

▲ 멋진 회피 동작이지만 실은 R1버튼을 와다다다 누르다 보면 된다
▲ 멋진 회피 동작이지만 실은 R1버튼을 와다다다 누르다 보면 된다

이로 인해 계속해서 빌드를 실험하고 새로운 콤보를 짜보면서 각 미션들을 클리어할 수 있었다. 오히려 중반 이후에는 보스전 난이도가 너무 쉽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 옥의 티다. 

정통RPG 틀을 깨다

이 외에도 게임 시스템또한 액션게임에 가깝다. 굳이 던전을 반복 사냥할 필요 없이 웬만한 적들은 대부분 스킵해도 무방하다. 오히려 전투를 많이 진행할수록 게임 밸런스가 파괴되면서 지루한 게임으로 변모할수도 있다. 때문에 최대한 많은 구간을 스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꼭 필요한 전투만 수행하자. 기자의 경우 엔딩을 보는 시점에서 레벨이 48이었다. 엔딩 이후에 새로운 난이도가 열리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데 이 때 등장하는 적들의 레벨이 40수준이다. 즉, 40레벨을 전후해 엔딩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는 뜻. 기자는 서브퀘스트와 챌린지 퀘스트 등에 과하게 몰입하다 보니 졸업스펙을 한참 넘긴상태에서 엔딩을 본 셈이다. 이를 조율해서 플레이 하기를 권한다. 

▲ 회오리에 가두고 번개로 지지면 쓱싹 9킬이 한번에
▲ 회오리에 가두고 번개로 지지면 쓱싹 9킬이 한번에

게임 전반의 시스템은 이 같은 방식으로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아이템을 갖기 위해 반복적으로 파밍할 필요도 없다. 일단 보스 몬스터를 사냥하면 대장간을 방문해 보자. 아이템이 뚝딱 만들어 진다. 만약 보스를 못잡았다고해도 문제는 없다. 대장간에서 판매하는 일반 아이템이 더 강할지도 모른다. 초회차 기준으로 가장 강력한 검의 공격력과 상점에서 구매 가능한 아이템의 공격력 차이가 30수준이니 크게 신경쓰지 말자. 오히려 2회차에서 만들 수 있는 검은 공격력이 700까지 올라간다. 

▲ 초회차 최강검 스펙과 흔한 상점검 스펙
▲ 초회차 최강검 스펙과 흔한 상점검 스펙

이는 던전을 돌때도 마찬가지다. 보물상자가 보여 기를 쓰고 열려고 달려가봐야 안에 들어 있는 것은 흔한 잡템뿐이다. 오히려 귀중한 아이템들은 그냥 길다가 여는 상자에 들어 있는 식이다. 누가 봐도 눈 앞에 떡하니 보이는 상자에서 목걸이가 나오는 식이어서 굳이 던전을 꼼꼼하게 파고들 필요는 없다. 단, 수집 과제 중에 BGM을 수집하는 항목이 있는데 보물상자에서 드랍되는 경우가 있다. 추후에 정보가 풀리면 해당 보물상자만 수집하고 나머지는 모두 스킵해도 문제가 없다. 

▲ 비주얼은 나무랄데 없다
▲ 비주얼은 나무랄데 없다

워낙 무거운 스토리라인에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 환경을 염두에 둔 듯 빠른 템포로 손쉽게 즐기는 게임이 이 게임의 의도로 보인다. 보다 난이도 높은 도전을 원한다면 엔딩 이후에 ‘파이널 판타지 챌린지’난이도를 추천한다. 본편 난이도는 액션게임을 처음 접하는 초보 유저들을 위한 난이도로 보이며, 오히려 2회차가 제대로된 밸런스에 가까워 보인다. 

S급 개체에 도전 

게임의 초반부를 넘기고 나면 리스키 몹 수배서가 열리면서 특수 개체를 사냥하는 과제들이 열린다. 이 과제는 C랭크부터 S랭크까지 등장하는 몬스터들을 수렵하는 과제다. 이를 통해 재료를 파밍할 수 있고 강력한 아이템들을 제작 가능하다. 물론 말이 강력할 뿐 상점 아이템 스펙이 곧 따라잡기 때문에 도전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그러나 몬스터 사냥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이 재미를 놓친다면 아쉬울 것이다. 대체로 B급 몬스터까지는 무난하고, A급 몬스터는 어느 정도 포션을 먹으면서 플레이 해야 했다.

▲ 킹 베히모스, S급 개체 중에서는 가장 강력한 개체다
▲ 킹 베히모스, S급 개체 중에서는 가장 강력한 개체다

S급 몬스터는 물약이 바닥날때까지 싸울지도 모르니 유의해야 한다. 초반부에 만나는 S급 몬스터들은 3~4차례 트라이해야 클리어 할 수 있었다. 가장 처음 만나는 S급 몬스터는 전투 시스템의 참맛을 깨닫게 해주는 몬스터였고, 두 번째로 등장하는 S급 몬스터는 처음 만날 때 벽을 느꼈다. 이후에 침착하게 플레이해보면서 다피하면 된다는 답에 도달했고 결국 사냥에 성공했다. 화려하고 복잡해 보이지만 천천히 보이면 동작이 보이는 몬스터들이 대다수라 즐겁게 사냥하면 된다. 

특히 ‘몬스터헌터’유저들이 사랑하는 녀석 ‘베히모스’가 후반부에 등장하는데 이 전투가 굉장히 즐거우므로 꼭 한번 플레이해보기를 권한다. 

혼이 실린 연출력 ‘소환수 배틀’

각 챕터 말미에는 대부분 ‘도미넌트’와 전투가 기다리고 있다. 이 도미넌트들은 인간상태에서 싸우다가 페이즈가 넘어가면 소환수로 변신한다. 이어 유저들 역시 소환수로 변신해 싸움에 임하게 된다. 이는 특촬물을 연상케 한다. 서로 합을 주고 받다가 괴수가 터진 뒤에 거대화되고 로봇을 소환하는 구조를 떠올리면 된다. 

▲ 덩치가 크고 머리숱이 적은 캐릭터가 화나면 무섭다
▲ 덩치가 크고 머리숱이 적은 캐릭터가 화나면 무섭다

우선 로봇전에 인간 vs 인간 상태에서 대결에서 연출력이 남다르다. 화면을 가득 메우는 스킬 이펙트들이 눈을 즐겁게 하는데, 그 사이로 돌진하는 패턴들이 들어오는 점이 치사하면서도 또 매력적이다. 정신을 놓고 구경하다가, 제정신이 바짝 드는 상황들이 종종 있었다.

▲ 그 분 강림. 
▲ 그 분 강림. 

이어 소환수 대전 또한 명품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연출계에서 명작을 손꼽는다면 ‘진게타로보’나 ‘그렌라간’과 같은 작품들을 이야기하는 듯 하다. 이 작품들에 결코 뒤지지 않을만한 연출들이 다수 등장한다는 점만은 반드시 언급하고 싶다. 다만 제작비의 한계기 있는 듯 특정 시점에서는 살짝 힘이 빠지는 듯한 부분들도 있으나, 그 이전까지가 워낙 만족스럽다. 개인적으로 각 소환수들의 전투를 영상으로 촬영해 소장하고 있다. 심심하면 꺼내서 돌려보는 용도로 쓸 계획이다. 사담이지만 버킷리스트가 하나 생겼는데 언젠가 극장을 통째로 빌려 꼭 한번 틀어보고픈 영상을 만났다고만 언급하고 싶다. 

초중반부는 명작, 후반부에 살짝 힘빠지는 모양새

‘파이널 판타지16’은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수작으로 나왔다. 데모버전만 해도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을만한 작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됐으나 일부 시나리오 라인의 부재와 가벼운 게임성 등으로 인해 아쉬움이 남는 부분들이 있다. 어디까지나 역사에 길이남을 작품을 기대했다가 살짝 기대치에 못미치는 아쉬움일 뿐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우선 스토리부분은 초반부 몰입감넘치는 스토리라인이 장점이다. 여러 갈래 길을 두고 어느쪽이든 가능할법한 설계가 인상적이다. 단점은 데모 버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스토리라인이 후반으로 갈수록 조금씩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게임과 스토리, 대중성 등을 두고 타협한 것 처럼 보이는 대목들이 눈에 밟힌다. 스토리라인 설계에서 파격보다는 안정을 택해야 했던 고뇌가 느껴져 못내 아쉽다. 

▲ 절대적 지배자의 신념, 누구손에 죽으려고?!
▲ 절대적 지배자의 신념, 누구손에 죽으려고?!

전투부분은 콤보를 쓰는 재미면에서는 확실했고, 군더더기를 줄인 부분들도 인정할만한 부분들이다. 단지 단점은 플레이 성향에 따라 난이도가 하락해 반복적인 사냥이 되는 경향이 있다. 적들의 난이도는 낮은 상황에서 체력만 높으므로 긴장감이 줄어드는 경향도 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액세서리, 빌드 등을 연구해야 한다. 그런데 빌드를 짜기 위해서는 경험치가 필요하니 악순환이 되는 구간이 일부 있다.

추후 업데이트 등으로 밸런스가 잡힌다면 게임에 대해서 다시  평가할 수는 있을듯하다. 관련해 제작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난이도는 엔딩 이후 2히차에서 즐겨볼 수 있다고 한다.

연출면은 중반부까지 이어지는 연출력이 압권이다. 특히 연출면에서는 기대 이상이다. 하분바에 살짝 힘이 빠지는 부분들이 아쉬우나 대체로 평이한 수준이고, 오히려 상대적으로 앞부분에서 너무나도 뛰어난 연출이 독이 된 것 같은 부분들이 있다. 

▲ 바하무트 vs 오딘 승자는?
▲ 바하무트 vs 오딘 승자는?

이 외에 세계관의 디테일이나 BGM은 두말할필요없는 퀄리티이며, 그래픽 요소들 또한 흠잡을 곳이 없다. 데모 버전에서는 버그로 보이는 부분들이 거의 없었고, 일부 프레임드랍이 발견되는 부분들이 있었으나 게임플레이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종합해보면 게임은 새롭고자 하는 개발진들의 욕망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틀을 깨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시도. 그리고 그것에 혼을 실은 개발자들의 노력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또한 그 시도가 어느 정도 통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 JRPG 또는 게임 장르가 가진 한계를 뛰어 넘고자 과감한 시도를 했고 그 흔적이 역력히 남아 있다.

▲ 호도르, 아니 고츠
▲ 호도르, 아니 고츠

방향을 잡았으니 디테일만 좀 더 가다듬으면 될 터. 이 다음 작품에서는 조금만 더 완성도를 끌어 올린다면 그야말로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이 작품은 분명히 구매를 추천할만한 작품이다. 이번 작품이 역대 최고 ‘파이널 판타지’인지에 대해서는 선뜻 말을 꺼내기 쉽지 않으나, 역대 시리즈 최고 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두고 경쟁할만한 작품임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이번 시리즈는 변화가 크다. 이로 인해 시리즈 팬들 보다 오히려 시리즈를 처음 즐기는 유저들이 좀 더 선호할만한 부분들이 있어 보이기까지 한다. 일단 도전해 보기를 권한다. 또, 시리즈 팬들이라면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발견하게 되는 이스터 에그를 주목해 보자. 

▲ 지금까지도 샤보텐더를 찾아 헤메고 있지만 단 1마리도 보지 못했다
▲ 지금까지도 샤보텐더를 찾아 헤메고 있지만 단 1마리도 보지 못했다

일례로 이 이스터 에그는 유저들이 궁금해하는 한 녀석의 소식이 담겨 있다. 여러 모로 ‘아재’냄새가 물씬 풍기는 내용이다. 게임 전반도 이와 같다. 가족을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 도시를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 가장의 무게가 한껏 느껴지는 게임이었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