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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구매의 85%는 비합리적인 요소이다

  • 정리=김상현 기자 aaa@khplus.kr
  • 입력 2023.06.27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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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과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사용자 지표, 서비스 데이터의 분석, 모객 비용, 재방문율, 고착도 등 다양한 숫자를 기준으로 의견을 말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 많은 콘텐츠 제작 환경에서 일할 때 이런 숫자로 표현되는 양적인 데이터는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 콘텐츠는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적인 요소가 작용하고, 이런 감정적인 요소가 실제 마케팅에서 훨씬 많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인 ‘폴린 브라운’은 자신의 책 ‘사고 싶게 만드는 것들’에서 소비의 가치로서 미학적 가치를 이야기했고, 고객의 85%는 품질이 아닌 다른 무언가 때문에 상품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이런 비합리적 소비는 소비자의 선택이며 합리성 이외의 만족감을 주는 요소가 있다면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소비의 형태는 다른 문제를 만들기도 한다.

이 중 전달자의 문제는 인식의 왜곡이라는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를 만들기도 한다. 콘텐츠의 소비에서 전달자에 대한 신뢰가 반영되는 것은 콘텐츠 자체를 평가하는데 전혀 중요하지 않다. 다만 평가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편리성을 제공할 뿐이다. 우리가 콘텐츠를 소비할 때 전달자에 대한 평가는 생각 이상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친한 친구가 써 보고 좋았다고 하는 평가와 모르는 사람의 좋았다는 평가는 다른 영향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메시지의 신뢰성을 떨어트리기 위하여 전달자의 신뢰도를 떨어트리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전략이 되기도 한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적용된다. 무엇이 괜찮다고 주장할 때는 저명한 학자가 괜찮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부각하고, 저명한 학자가 반대할 때는 그 학자의 과거 행적 등을 이야기하며 과거에 이 사람이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는 형태의 전략이다. 콘텐츠에 대한 합리적인 소비가 아니라 편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경우 이런 전달자 공격에 영향을 받기 쉽다.

또한 마케팅에서 85% 비합리적 선택에 대해 감성의 영역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비합리적 요소의 합리성을 확보하고, 통계적 유의성을 찾기 위해서 최근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이런 전략은 유용하다. 85% 감성의 영역에 집중 해야지 15% 이성의 영역에 집중하는 마케팅은 부족하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지만, 명확하게 분석 가능한 15%에 집중하면 안되는 이유는 없다. 중요하다고 말하는 85%는 정성적인 데이터로 정답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정량적인 데이터에 정성적 데이터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도 증명할 수 없다. 많은 경우 콘텐츠 제작자는 마케팅 담당이 정성적인 데이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많은 경우 콘텐츠를 생산하는 제작자가 정량적인 데이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발생하는 문제인 경우가 많다. 콘텐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마케팅 담당자도 설득하지 못하는 정성적 데이터는 소비자도 설득하지 못한다.

많은 게임 제작자에게 묻는다. 수치 데이터 함부로 무시하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설득을 해본 적이 있는가?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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