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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저그’ 진호의 스타일기 <1>

  • 김수연
  • 입력 2004.11.08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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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처럼 휘몰아치는 플레이로 오래 동안 사랑 받고 있는 ‘폭풍저그’ 홍진호(22, KTF매직엔스)의 스타일기가 시작된다. 대전시 대덕구 신탄진에서 태어나 열 여덟 해를 보내고 2000년 1월 서울로 상경한 홍진호가 프로게이머를 시작해 ‘폭풍저그’라는 닉네임으로 e-스포츠를 주름잡기까지 그의 지난 22년 인생을 추억해 보도록 하자.

“어머, 어쩜 이쁘기도 해라~!”
진호가 세상에 첫 선을 보이자 가족들은 감탄을 자아냈다. 잔털이 보숭보숭한 3.2킬로그램의 갓난아기. 세상에 이쁘지 않은 아기가 어디 있겠냐 만은 진호는 남자아이라고는 전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도 아기자기하고 오목조목 예뻤다. 신탄진에 미인(?)이 났다고 할 정도 였다.

그러나... 100% 완벽이란 있을 수 없다! 옥에 티라고 할까? 인형처럼 곱고 예쁜 진호를 안고 어머니의 얼굴에는 걱정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우유 빛이어야 할 아가의 피부색이 유난히 검은 게 아닌가? “내가 진호를 가졌을 땐 삶은 계란이랑 콜라만 엄청나게 먹었어요. 결국 콜라 때문에 진호 얼굴이 그렇게 검은 게 아닌가 싶어 진호에게 미안하기도 하더군요.” 어머니의 증언이다.

진호는 2남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태몽은 돼지꿈. 어머니는 큰 돼지 한 마리가 하얀 남자고무신을 입에 물고 오는 꿈을 꾸셨다. “그땐 태몽인줄 몰랐는데 그 꿈을 꾸고 나서 임신사실을 알게 됐죠.” 어머니는 몸이 말라 허약한 체질이었지만 진호를 갖고 나서부터는 살이 점점 붙기 시작했다. “진호는 뱃속에서부터 태어날 때까지도 어찌나 순했는지 몰라요. 크면서도 속 한번 안 썩이고 자랐답니다.”

진호는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엄청나게 순한 녀석이었다. 그 흔한 입덧도 언제 지났나싶게 무난하게 넘어갔다. 할아버지는 착하고 진실되게 살라는 뜻으로 ‘진호’라는 이름을 지어 주셨다. 진호는 자라면서도 투정 한 번 제대로 부릴 줄 모르는 ‘순둥이’었다. 두 살 많은 형을 키울 때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먹성도 좋았다. 주면 주는 대로 다 먹으니 몸집도 제법 컸다.

동그란 눈망울에 긴 속눈썹. 여자아이처럼 예쁘장했던 진호를 데리고 외출이라도 할라치면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너무 예쁘다”며 난리가 났다. 이 사람 저 사람이 다 한번 씩 안아보고서야 엄마 품으로 다시 돌려보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아장아장 걸음마를 시작한 돌 무렵에는 신탄진 동네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자랐다.

“진호는 어려서부터 수줍음은 많았지만 조명 발 하나는 끝내줬어요. 결국 지금은 무대 위에서 수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프로게이머가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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