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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C&C 여상구 상무] 게임과의 인연(因緣), 거슬러 올라가니 벌써 10년

  • 지봉철 기자 janus@kyunghyang.com
  • 입력 2006.01.0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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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시스템통합)업체 SK C&C가 게임 유통사업에 뛰어들었다. SK C&C는 게임 개발업체인 WRG와 판타지 스포츠 온라인 게임 ‘크리스탈 보더’, 가마소프트와 ‘모나토에스프리’의 국내외 유통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SK C&C측은 “이번 계약을 통해 SK C&C의 IT(정보기술) 인프라 기술, 해외 게임 서비스 역량, 국내외 마케팅 역량과 WRG 및 가마소프트의 게임 개발 역량을 결합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SK C&C의 갑작스러운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파격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SK C&C 게임사업 프로젝트의 총 책임자 여상구 상무를 아는 사람이라면 게임사업에 뛰어든 것이 그리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여 상무는 게임분야에서도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과거 SK의 게임사업부문인 SKC에서 근무했으며 일본 최고의 게임개발사인 세가와 아케이드 게임사업을 함께 진행하기도 했던 경력이 있다. 2003년엔 X박스, 플레이스테이션2 국내 유통권 싸움에 뛰어들기도 했다. 10년간이나 게임산업에 발을 딛고 있었던 셈이다. 게임사업과의 스쳐지나가는 인연으로 보기에는 왠지 묵직한 기운이 감돈다.

■ SI 업체인 SK C&C에서 게임사업을 시작했다.
≫ SK C&C 단독으로 진행하는 사업이다. 크게 확대 해석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게임은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를 이끄는 필수 컨텐츠로 차세대 네트워크 환경에서 다양한 형식으로 발전할 것이다. SK C&C는 이런 비전을 갖고 게임사업에 뛰어들었다.

■ 게임을 신규사업으로 선택한 이유는.
≫ 정통 게임업체가 아니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신규사업만 20년을 해왔다. 방송, 게임기 사업등이 그것이다. 특히 게임사업하고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SKC와 SK 글로벌에 재직할 당시 세가와 아케이드 게임사업을 벌여 이니셜D, 버추어파이터, 시노비 등의 게임을 국내에 소개하기도 했다. 물론 신규사업을 진행하는 건 어렵다. 잘되면 남의 공이고 안되면 내탓이다. 그렇지만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사업은 신규사업이 아니다. 따라서 온라인 게임사업은 나와 SK C&C 입장에서는 큰 도전이며,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 온라인 게임사업에 대한 핵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온라인 게임은 사업이 아닌 컨텐츠로 접근해야 성공할 수 있다. 그리고 트랜드는 컨텐츠의 핵심이다. 이 부분을 잘 살릴 생각이다. 트렌드를 반영한 컨텐츠, 즉 모든 사람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컨텐츠 확보에 주력할 생각이다.

■ 해외 판권도 사들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 컨텐츠 기획 능력과 네트웍 인프라는 세계 최고수준이다. 세계 최고의 게임시장 중 하나인 일본보다도 더 뛰어난 것 같다. 하지만 개발과정 중 일부분에서는 아직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느낌이다. 지금은 우리나라가 온라인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이지만 자칫 방심하다간 미국, 일본, 중국이 더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이 중요한 시점이다. SK C&C의 게임사업은 이런 부분들까지 포괄해 개발사에 종합적인 지원을 해 줄 생각이다.

■ 구체적으로 더 얘기하자면.
≫ 해외 진출은 사실 SK C&C가 기존의 게임업체들보다 더 뛰어날 것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진 않았지만 국가별 혹은 권역별로 나눠 직접 서비스하는 지역, 라이센스만 넘겨주는 곳, 통합 라이센스 형태로 진출하는 국가 등으로 분류해 해외진출을 시도할 계획이다. 국내 게임시장도 중요하지만 EA처럼 글로벌 퍼블리셔의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큰 목표다.

■ 앞으로 몇종의 게임을 더 확보할 생각인가.
≫ WRG의 ‘크리스탈보더’, 가마소프트의 ‘모나토에스프리’ 외에 앞으로 2~3 종류의 게임을 더 퍼블리싱할 생각이다. 그 중 한 두 게임에 대한 퍼포먼스가 좋으면 지속해서 투자할 생각이다. SK C&C는 개발사가 아닌 관계로 개발사만 잘해준다면 SK C&C의 축적된 노하우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 궁극적으로 게임포털을 만드는 것이 목표인가.
≫ 포털은 만들어지는 것이지, 만드는 것은 아니다. 지금처럼 진입장벽이 높다면 무리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일정 게임수가 모여지고 성과가 나오는 시점이 되면 단순한 게임포털이 아닌 게임, 애니메이션, 에듀케이션을 모두 포괄한 엔터테인먼트 포털도 고려할 수 있다.

■ SK C&C가 기존 게임유통사와 다른 점이라면.
≫ SK 그룹사와의 다양한 제휴도 고려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든다면 관계사와의 채널링을 비롯해 스마트 학생복과의 공동마케팅, 씨즐 등과의 제휴도 모색할 수 있다. SK의 리소스를 총동원하면 국내외 게임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잠재적 힘이 있다.

■ 국내 게임산업에 대한 전망을 한다면.
≫ 장사꾼은 있는데 진정한 사업가는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 과거 세가와 함께 게임사업을 벌일때 한국의 게임산업 발전 가능성을 관심있게 지켜본 적이 있다. 국내 게임업체들은 협력과 화합이 잘 안되는 단점이 있다. 장사꾼 기질을 가지고 있어서 굉장히 마음이 조급하다. 이런 단점들을 극복한다면 세계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계속 가지고 갈 수 있을 것이다.

사진=김은진 기자 | 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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