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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연의 게임브릿지] 게임 내 비속어는 어떻게 번역할까

  • 정리=윤아름 기자 imora@khplus.kr
  • 입력 2023.07.2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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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하다 보면 욕설이나 비속어(이하 비속어) 등을 접하게 되는 경우들이 있다. 게임에서 비속어는 게임의 연령 등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게임을 진행함에 있어 적절한 순간에 플레이어의 몰입감을 높여주거나, 상황을 더욱 실감나고 재미있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게임을 플레이할 때는 무심코 지나갈 수 있는 이러한 비속어가 번역으로 이어질 때에는 번역가들이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비속어이기 때문에 무조건 순화하려니 원래 의도한 게임의 느낌을 제대로 살리기가 어렵고, 그렇다고 어느 정도 우리말에 대응하는 비속어로 번역하려니 너무 과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비속어는 각 언어별로 정확히 일대일 대응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적절한 단어를 찾는 것이 어렵다. 이 역시 보거나 듣는 사람에 따라 받아들이는 정도도 다르다.
그렇다 보니 비속어를 번역할 때에는 최대한 자연스러우면서도 일명 맛깔스러운 번역을 하기 위해 해당 비속어가 어떤 상황에서 나오는지, 누가 말하는지 등을 잘 이해하고 번역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영어에서 자주 사용되는 ‘Shit’만 보아도 우리말로 ‘젠장’, ‘제기랄’, ‘아이 씨’, ‘망할’, ‘개 같은’, ‘빌어먹을’ 등 굉장히 다양한 표현으로 사용될 수 있다. 심지어 한 때는 아주 심한 욕설로 간주되었던 ‘개새끼’, ‘X발’ 등의 단어도 이제는 게임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 중 어떤 단어를 선택할 것인지는 번역가의 판단에 달린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다양한 표현들이 있다고 해서 비속어의 번역이 쉬운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조금 더 센 비속어를 원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게임에서 비속어를 보는 것 자체를 불편해하기도 하기 때문에 비속어 번역은 모두를 만족시키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러한 상황들을 감안하여 번역가들은 최대한 원문이 주는 느낌을 살리면서 상황에 가장 잘 어울리는 표현을 사용해 플레이어들이 해당 비속어를 보거나 들었을 때 어색함을 느끼지 않게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 ‘김정연의 게임브릿지’는...
게임 수출의 필수 요소가 된 현지화에 대해서 이 분야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브릿지번역 김정연 대표의 실제 경험이 담긴 노하우와 향후 현지화 전략에 대한 생생한 조언을 들어보는 코너이다. 

■ 김정연 대표 프로필
● 2000년 ~ 2005년 숙명여자대학교 교육학/영어영문학 학사
● 2011년 ~ 2013년 숙명여자대학교 번역학 석사
● 2016년 ~ 2022년 University of Roehampton London 번역학 박사
● 2020년 ~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부 객원교수
● 2011년 ~ 현재 브릿지번역 대표이사

* <편집자주>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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