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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콤 정순권PD] 성공 키워드, 이제는 웃음이다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6.05.2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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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맹신해왔던 진리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야누스의 두 얼굴처럼 상황에 따른 모순만이 이를 대신할 뿐이다. 당장 ‘아는 것이 힘’인 상황이 벌어지는가하면, ‘모르는 것이 약’인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못 올라갈 나무 쳐다보지 말아야 할 상황 앞에, 10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 또한 없는 것이 세상사 이치가 아니던가. 이처럼 세상은 이중적 잣대가 통용되는 시대로 바뀌었다. 보는 시각에 따라, 살아온 환경에 따라, 성별과 시대, 하물며 유전자에 의해 진리는 어느 덧 카멜레온과 같은 변화무쌍함이라는 새로운 도구로 탈바꿈 했다. 이러한 도구를 알아야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도태되지 않으며, 이를 활용할 줄 아는 혜안을 갖출 때에야 비로소 성공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대단히 역설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도구가 변화하는 진리의 산물이라면, 더 이상 진리는 진리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에 과거 ‘웃음’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았던 시대의 진리를 현실화 시키려는 이가 있다. 웃음은 변화하지 않는 예외적 진리라며, 유저들의 웃음을 위해 거침없이 달리고 있는 이. 그가 바로 나우콤의 정순권PD이다. 그는 웃음을 전략으로 승화시키고, 곧이어 게임의 핵심 요소로 완성해냈다. 그렇게 웃음을 무기로 탄생한 ‘테일즈 런너’의 인기는 가히 하늘을 찌를 만큼 높다. 오늘도 수많은 이들이 새로운 진리 찾기에 매진하고 있음에도, 그는 과거의 진리 속에서 무한한 가능성과 게임의 미래상을 찾아내고 있다. 그리고는 이내 또 하나의 진리를 투영시킨다. 웃음을 주는 쿨한 게임은 결코 유저들에게 버림받지 않는다는. 우리가 그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그가 창조해낸 ‘테일즈 런너’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결정적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게임 철학을 알려 달라.
≫ 진부한 이야기일지는 모르겠으나, 유쾌한 웃음을 동반한 재미 부여에 초점을 맞췄다. 일례로 온라인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인 커뮤니티의 근간이 대화에 있다. 하지만 욕설과 비속어를 남발하는 유저들을 막기 위한 방대한 필터링은 대화 자체를 가로막는다. 이를 웃음으로 승화시킬 방안을 찾아냈고, 이것이 감옥 시스템이다. 욕설을 한 유저는 감옥으로 향한다. 이곳에서, ‘다시는 욕설을 하지 않겠다’는 문장을 10번 타이핑할 경우, 자유를 맛볼 수 있게 된다. 다음에 또다시 욕설을 할 경우에는 2배, 4배, 8배의 증가된 형량이 주어진다. 이러한 설정은 실제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욕설도 상당 부분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웃음이 가진 힘이 아닐 수 없다.

■ 유저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 현재 평균 동시접속자수가 2만 5천명을 넘는다. 한 때 3만 5천명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 같은 높은 인기의 원동력에 대해 재미의 완성에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테일즈 런너’는 무려 7회에 걸친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단행했다.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유저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진정 원하는 즐거움이란 무엇인지, 어느 부분에서 웃음을 동반하는지에 대해 꼼꼼히 살펴봤다. 여기에 25명 개발진 중 단 한명의 이탈자 없이 함께 개발해왔던 팀워크가 곁들어지면서, 게임의 전반적인 완성도와 함께 즐거움을 갖추게 된 것이 주된 이유라고 보고 있다.

■ ‘테일즈 런너’의 기획 취지가 궁금하다.
≫ 당시 퍼블리셔의 입장으로 ‘테일즈 런너’를 접했다.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독창적인 게임을 찾고자 노력했고, 그 산물이 ‘테일즈 런너’이다. 우리나라 동화를 모티브로 삼고 여기에 사람이 직접 달리는 스타일의 게임성은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 랙 발생이 잦다는 지적이다.
≫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30인 달리기 서바이벌’을 진행하며 드러난 문제이다. 사실 ‘테일즈 런너’는 하이브리드 P2P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비대칭 업로드 방식을 사용하는 ADSL에서는 속도가 떨어진다. 이 부분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으며, 보다 최적화된 게임 서비스를 위한 수정 작업도 병행되고 있다.

■ 게임 개발과 관련해, 가장 힘들었던 점을 알고 싶다.
≫ ‘테일즈 런너’는 말 그대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PD박스’의 유저 데이터베이스를 가져왔다는 등 출처를 알 수 없는 루머들이 끊임없이 잇따랐다. 이러한 부분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 라이벌로 생각하는 게임을 알려 달라.
≫ 라이벌이라기보다는 국민 게임이라 불리는 ‘카트라이더’를 목표로 삼고 있다. 사실 ‘카트라이더’는 천운이 따른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넘어서기 위한 방안으로는 유저들이 각종 맵에서 얻은 레어아이템들을 취득해 얻게 되는 조합아이템 시스템과 비장의 히든카드가 존재한다.

■ 비장의 히든카드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 간략히 소개한다면 숫자를 활용한 참신한 소재가 추가될 예정이다. 교육적인 요소에서도 좋은 반응을 일으킬 것이라 자신한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음을 이해해 달라.

■ 해외에서의 러브콜이 줄을 잇고 있다.
≫ 이미 일본에서는 상용화에 돌입했으며, 오픈 베타 테스트가 진행 중인 대만에서는 이미 4만 명의 동시접속자수를 넘어서고 있다. 중국도 곧이어 수출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해외에서 이처럼 높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배경은 단순한 현지어 뿐만 아니라, 각국의 문화를 접목한 현지화 버전에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 향후 계획을 알고 싶다.
≫ 우선 ‘테일즈 런너2’에 대해서는 현재 기획조차 돌입하지 않은 상태임을 밝힌다. 5월말경 슈팅 게임 성향의 알라딘 맵 등 개량된 맵들이 다수 추가될 예정이다. 위에서 밝힌 히든카드는 여름 방학을 맞아 게임에 접목시킬 방침이다.

사진=김은진기자|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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