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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음악계의 거장 칸노요코] “한국 팬들의 뜨거운 성원, 멋진 라그2 OST로 보답할게요”

  • 심민관 기자 smk@kyunghyang.com
  • 입력 2006.08.2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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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이제는 단순히 게임이라는 놀이 문화를 넘어서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고속 성장을 이어 나가고 있다. 따라서 게임에서 찾을 수 있는 기본적인 재미 외에도 유저의 오감을 자극시키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게임 내 삽입, 보다 많은 유저들을 게임 속으로 인도하고 있다. 그 중 가장 크게 부각되고, 중요성이 인식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유저들의 귀를 자극하는 사운드 부분이다. 사운드는 국내에서는 그다지 주목 받지 못했지만, 사실 외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사운드에 대한 비중을 높게 평가해 왔다.

이에 따라 영화, 애니메이션 등에서 유명한 거장들이 탄생되어 왔으며, 그 영역이 이제는 게임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국내 온라인게임도 최근 들어 사운드를 중시하는 풍조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공각기동대’, ‘카우보이 비밥’ 등 애니메이션은 물론 대항해시대, 삼국지 등의 음악 총괄을 맡아 국내에도 마니아층이 형성된 ‘칸노 요코’가 그라비티에서 개발중인 ‘라그나로크2’의 OST를 총괄하게 된 것. 그녀가 OST를 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게임이 재평가되고 있는 칸노요코의 음악세계를 들여다봤다.

■ ‘라그나로크2’의 OST를 맡게 된 계기는.
≫ 처음 제안을 하러 오신 그라비티 담당자 분들이 굉장히 열성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계셨다. 게임의 시나리오와 세계관, 캐릭터 등을 보고 내 가치관이나 이미지와 부합한다고 판단해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한국 문화와는 처음으로 작업하는 것이어서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할 지 고민이 많았지만, 게임의 특성을 따라가기로 결정했다. ‘라그나로크2’에서 엿볼 수 있는 비폭력주의와 순수성 등을 이번 OST와 적절히 조화시켜, 게이머들에게 밝은 커뮤니티의 장을 제공할 예정이다.

■ 작업의 진행 상태가 궁금하다.
≫ 현재 ‘라그나로크2’에 들어가는 BGM의 90%가 완성된 상태이며, 전체적으로 봤을 경우 약80%가 완료됐다. 하반기 런칭과 함께 100% 모두 제작된 ‘라그나로크2’의 OST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한국 게임이나 게임음악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나.
≫ 과거 코에이사의 의뢰를 받아 게임음악을 작업한 적이 있지만, 게임을 직접 즐기지는 않는다. 한국 같은 경우 온라인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다. 게임 음악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단편적인 뉴스 등을 봤을 뿐이다. 괜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갖는 게 싫어서 애니메이션 작업을 할 때도 그 작품에 대한 조사는 하지 않는다.

■ 감수성과 상상력의 근원이 알고 싶다.
≫ 어렸을 적부터 감수성이 예민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나 스스로도 그렇게 느꼈다. 사물을 보는 시선도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달랐다. 또 머리 속의 생각을 말로는 잘 하지 못하고 행동이나 음악을 통해 표현하는 것을 더 잘했다. 작업을 시작하면, 일단 그 작품의 주인공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몰입하려고 노력한다. 캐릭터와 동화되는 순간 캐릭터가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 등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여기에 내 엉뚱한 상상력이 접목되기도 한다. 여담이지만 이번 ‘라그나로크2’ OST를 작업하면서 ‘공각기동대’의 작업도 동시에 진행했다. 때문에 하루는 몸에 달라 붙는 가죽수트를 입고 작업을 하고, 하루는 ‘라그나로크2’ 캐릭터의 의상을 입고 일을 하기도 했다.(웃음)

■ 작업하면서 힘든 점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 게임의 주제를 표현하는게 가장 힘들었다.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게임 내 배경이라든지 캐릭터 역시 아기자기한 모습 등이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의 목소리를 삽입했다. 가장 적절하게 어울리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찾는 일이 조금 힘들었다. 그리고 작업 중 게임 캐릭터에 몰두한 나머지 앙증맞은 몬스터들을 괴롭히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나를 보고 놀란 적이 있다.(웃음)

■ ‘라그나로크2’ OST의 특징이 알고 싶다.
≫ 온라인게임 OST는 처음 해보는 작업이라 모든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웃음) 가장 큰 특징이라 하면 온라인게임은 단편적으로 끝나지 않고, 반복된다는 점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평소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등에 길들여져 있는 내 성향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고, 지루하지 않은 음악을 전달하기 위해 고심했다. 또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장르이기 때문에 평화로운 이미지를 심어주는데 중점을 뒀다.

■ 이번 작품의 영감은 어디서 얻었나.
≫ 그라비티 직원들과 첫 미팅 당시 24시간을 꼬박 게임의 세계관과 시나리오, 캐릭터 등을 연구했고, 이를 통해 영감을 얻기까지 약 1주일의 시간이 걸렸다. 워낙 게임 이미지가 평소 생각하는 나의 가치관과 비슷해 영감을 얻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이번 ‘라그나로크2’ OST를 통해서 유저들에게 폭력이나 전투 보다는 평화로움 속에서 오는 안정감, 순수함 등 아름다운 세계를 전달하고 싶다. 예를 들어 나의 음악을 들으면 평화로운 전경이나, 아름다운 풍경 또는 행위 등이 상상됐으면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음악이 경쾌하고 밝은 멜로디를 담고 있다.

■ 이 후에도 온라인게임 음악을 하고 싶은 생각은.
≫ 게임을 즐기지는 않지만 많은 이들이 온라인게임을 즐기고 있고, 이를 통해 즐거움을 얻는다고 생각한다. ‘라그나로크2’ OST 이후에도 나의 가치관과 이미지에 부합하는 온라인게임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이다.

■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 한국을 여러 번 방문했었지만, 이번 ‘라그나로크2’ OST를 통해 처음 인사를 드리는 것 같아죄송하면서도 많은 사랑을 보내 주셔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꼭 게임 분야가 아니라 애니메이션, 영화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한국과 많은 인연을 맺고 싶다. 일단은 가장 먼저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선보이는 이번 OST를 기대해 주시고, 또 많이 사랑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라그나로크2’도 아낌없는 사랑 부탁 드린다.

사진=김은진기자 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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