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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공포특집 ➁] 놀랄 틈도 없이 분위기만으로 무서워지는 게임들

  • 주인섭 기자 lise78@khplus.kr
  • 입력 2023.07.28 15:59
  • 수정 2023.07.2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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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들의 마음을 옥죄어오는 공포게임의 계절, 여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오랜 시간 ‘명작’이라 칭송받던 인기 공포게임 I·P가 대거 귀환하는 한편, 다양하고 참신한 시도를 곁들인 공포 장르 신작 역시 줄지어 등장하며 장르 시장의 열기를 더하는 분위기다.

이에 본지는 올 여름 무더위를 공포게임과 함께 지내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최근 장르 시장의 동향, 슬래셔·초자연적 등 각종 키워드에 맞춰 다양한 공포게임을 소개하는 시리즈를 준비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점프스케어’를 억제하면서도 순수하게 분위기만으로 주인공과 유저들을 공포로 압도하는 게임들을 소개한다. ‘요마와리’ 시리즈와 ‘레이어스 오브 피어’, 그리고 ‘야간경비’가 그 주인공으로, 이들이 어떤 공통점으로 유저들에게 공포를 선사했는지에 대해 살펴봤다.
 

▲ 주인공은 본인이 있는 방 바로 앞에 유령이 있는 것을 CCTV로 봤을때 무슨 느낌일까 (출처=야간경비 스크린샷)
▲ 주인공은 본인이 있는 방 바로 앞에 유령이 있는 것을 CCTV로 봤을때 무슨 느낌일까 (출처=야간경비 스크린샷)

무력함만큼 두려운 상황은 없다
악의를 가진 눈앞의 상대나 언제 나를 습격할지 모르는 존재에 대해 무력한 것만큼 두려운 것은 없다. 특히, 상황 파악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습격자 내지 귀신이 내 주변에 있는데, 공간마저 내편이 아니라면 압박감은 한층 더 해진다. 

귀여운 그림체를 가진 요마와리 시리즈는 이런 상황을 빈틈없이 만들어낸다. 첫 작품인 ‘요마와리: 떠도는 밤’부터 최신작인 ‘요마와리3: 떠도는 밤’에는 요괴로부터 뜬금없이 저주를 받거나 쫓기는 소녀들이 등장한다. 이 소녀들은 오로지 손전등, 돌에만 의지해 자신을 노리거나 거리를 배회하는 요괴와 귀신으로부터 도망 다녀야 한다. 마을 전체를 탐사해야 하는데 어디를 가든 어른은 없고 귀신만 보인다. 공간마저 소녀의 편이 아닌 것이다. 
 

▲손전등 하나만 믿고 진행해야 한다 (출처=요마와리3 스크린샷)
▲손전등 하나만 믿고 진행해야 한다 (출처=요마와리3 스크린샷)
▲ 어딜가든 유령이 있다 (출처=요마와리3 스크린샷)
▲ 어딜가든 유령이 있다 (출처=요마와리3 스크린샷)

지난 2022년 10월 발매된 ‘요마와리3: 떠도는 밤’의 주인공이 특정 이벤트가 아닌 평상시 요괴에 대해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눈을 감는 것’ 뿐이다. 돌이나 종이비행기를 던져 요괴를 유인할 수 있지만, 이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심지어 일부 요괴는 눈을 감아도 주인공을 쫓는다. 주인공은 이 마을에서 철저한 약자이자 쫓기는 대상일 뿐이다. 잊고 있으면 나오는 점프스케어는 덤이다. 유저는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요괴를 피해 숨고 피해 다녀야 한다. 
 

▲ 눈을 감아야만 유령들 옆을 지나갈 수 있다. 이순간 나오는 심장소리도 굉장한 연출 (출처=요마와리3 스크린샷)
▲ 눈을 감아야만 유령들 옆을 지나갈 수 있다. 이순간 나오는 심장소리도 굉장한 연출 (출처=요마와리3 스크린샷)

공간으로 유명한 공포게임을 찾아보라면 6월 리메이크로 다시 찾아온 ‘레이어스 오브 피어’를 빼놓을 수 없다. 화가인 주인공은 자신의 집을 탐험하며 지금까지 있던 사실을 되돌아보고 최고의 그림을 그릴 단서를 찾아야 한다. 그런데 주인공의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아니면 집이 정상이 아닐 지도 모른다. 주인공이 한 챕터를 클리어 하고 조금씩 그림 그릴 때 마다 집의 상태가 변한다. 방금 들어온 문이 사라지기도 하고 환각을 볼 때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인공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로지 앞으로 나아가며 과거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단서를 찾는 것 밖에 할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리메이크 판에서는 유령이 주인공을 쫓기 시작한다. 손전등을 사용하면 이를 간단히 제압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나타난다. 제압은 간단할지 몰라도 언제 갑자기 나타나 유저를 노리는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 느껴지는 압박감과 공포는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공간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이 유령은 손전등으로 간단히 제압할 수 있는 존재에서 ‘변화한 공간 어디에서 나타날지 모르는 무서운 존재’로 변모하게 된다. 
 

▲ 손전등에 쉽게 제압되는것 같지만 (출처=레이어스 오브 피어 스크린샷)
▲ 손전등에 쉽게 제압되는것 같지만 (출처=레이어스 오브 피어 스크린샷)
▲ 거의 바로 나오는 수준으로 재 등장한다 (출처=레이어스 오브 피어 스크린샷)
▲ 거의 바로 나오는 수준으로 재 등장한다 (출처=레이어스 오브 피어 스크린샷)

주인공이 지금 살펴보고 있는 공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게임이라면 인디게임 업체인 칠라스아트에서 제작한 ‘야간경비’도 있다. 주인공은 밤12시에 야간경비 근무를 위해 한 빌딩에 방문하게 되고, 11층까지 순찰을 돌아야 한다. 1층에서는 깔끔한 느낌을 주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고, 공간자체에 불쾌함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직접적으로 주인공에게 위해를 주는 존재들은 거의 없지만, 빌딩이라는 공간 자체가 주인공을 반기지 않는 신호를 계속 준다. 마치 “이래도 도망안가?”라면서 주인공을 밀어낸다. 하지만, 유저는 주인공과 함께 어떻게든 끝까지 가야 한다. 여기서 유저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뻔히 알면서도 무서운 상황에 들어가는 것이다. 일부러 무서운 곳에 걸어 들어가는 무력감은 공포심을 더 키워준다. 
 

▲ 귀신이 보고 있는데도 일단 가긴 가야 한다 (출처=야간경비 스크린샷)
▲ 귀신이 보고 있는데도 일단 가긴 가야 한다 (출처=야간경비 스크린샷)

무섭기도 한데 찾을 것도 있다
이번에 소개하고 있는 게임인 요마와리 시리즈, ‘레이어스 오브 피어’는 어디까지나 전투 및 액션 보다는 탐색이 메인이다. 무력한 주인공에게 전투를 요구할 수는 없다. 물론 퍼즐이나 도망 등의 요소는 있지만, 그보다는 두려운 공간에서 무언가를 찾는 탐색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 발견한 힌트로 진실을 깨닫고 올바른 엔딩을 위해 나아가야 한다. ‘야간경비’도 매층 탐색을 하고 모든 것을 정리해야 진행된다. 결국 유저들은 자기 한 몸을 지킬 방법이 없으면서도 위험한 곳으로 직접 들어가야 한다. 여기서 오는 공포감은 점프스퀘어나 피투성이 슬레셔물을 볼 때와는 다른 느낌이 든다. 오히려 서스펜스의 감정과 일상 통맥하는 점도 있다. 
 

▲ 어딜봐도 악의 밖에 없는 공간 (출처=레이어스 오브 피어 스크린샷)
▲ 어딜봐도 악의 밖에 없는 공간 (출처=레이어스 오브 피어 스크린샷)
▲ 전진하면 무조건 뭔가 있을것 같은 장소. 하지만 다른 곳으로 갈 수 없다 (출처=야간경비 스크린샷)
▲ 전진하면 무조건 뭔가 있을것 같은 장소. 하지만 다른 곳으로 갈 수 없다 (출처=야간경비 스크린샷)
▲ 벌레를 안 먹는다는 선택지는 없다 (출처=요마와리3 스크린샷)
▲ 벌레를 안 먹는다는 선택지는 없다 (출처=요마와리3 스크린샷)

탐색을 통해 아이템을 얻은 뒤에도 섬뜩하다. 분명 수집품을 모았는데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스토리의 단편은 마치 하나의 괴담과 같다. 요마와리 시리즈의 수집품은 마을에서 일어난 다양한 사건과 주인공에게 있던 안 좋은 사실 들을 상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유저는 주인공인 소녀의 저주를 풀려고 노력하는데, 슬프거나 안 좋은 이야기를 계속 봐야 한다. 이는 ‘레이어스 오브 피어’도 마찬가지이다. 주인공과 그의 가족에게 생기는 슬픈 이야기는 점점 복잡해지고 무섭고 혐오스러운 공간이 되어가는 저택과 함께 그에 어울리는 이야기로 재구성돼 유저들에게 제공된다. 여기서 유저들은 서스펜스에서 볼 수 있는 예측하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공포감과 섬뜩함을 느끼게 되고 뒤로 갈수록 점점 충격적인 내용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여기서 그만 둘 것인가, 아니면 일부러 진행해서 확정된 무서운 것을 볼지는 유저들의 선택이다. 이런 점은 하나의 이벤트를 수집품이라고 생각하면 ‘야간경비’에도 통용된다. 특히 야간경비의 이벤트는 바로 직후 진행해야 할 층에서 마주쳐야 하는 상황을 대략적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더욱 꺼림칙하다. 분명 게임을 계속하면 안 좋은 꼴을 봐야 하는데 일을 하려면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 진부하지만 효과적인 방법이다 (출처=요마와리3 스크린샷)
▲ 진부하지만 효과적인 방법이다 (출처=요마와리3 스크린샷)
▲ 주인공의 상태가 안좋다는 것을 알리는 수집품 (출처=레이어스 오브 피어 스크린샷)
▲ 주인공의 상태가 안좋다는 것을 알리는 수집품 (출처=레이어스 오브 피어 스크린샷)
▲ 이 장면을 본 뒤 무조건 6층으로 가야 한다 (출처=야간경비 스크린샷)
▲ 이 장면을 본 뒤 무조건 6층으로 가야 한다 (출처=야간경비 스크린샷)
▲ 6층의 장면. 그 사이에 무슨일이 있을지는 각자의 상상에 맞긴다 (출처=야간경비 스크린샷)
▲ 6층의 장면. 그 사이에 무슨일이 있을지는 각자의 상상에 맞긴다 (출처=야간경비 스크린샷)

여름을 맞이해 공포게임을 해보고 싶은데 피가 나오거나 점프스케어가 꺼려지는 게이머들이라면 이 게임들을 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싫어하는 것을 보지 않아도 공포게임에서 오는 스릴은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다만, 이 게임들도 잔인한 요소나 점프스케어가 조금도 안 나오는 것은 아니니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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