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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빌 ‘놈3’ 개발 신봉구 실장] “모바일게임 업계 희망 쏘겠다”

  • 봉성창 기자 wisdomtooth@kyunghyang.com
  • 입력 2007.07.3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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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계가 지나치게 타성에 젖어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장기화된 불황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비슷한 게임에 이름만 슬쩍 바꿔 게임을 내놓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놈3’가 등장해 레드카드를 꺼내들고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놈3’는 다운로드 개시 4일 만에 3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더니, 열흘이 지나자 1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모든 이동통신사에서 주간 순위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보름도 지나지 않아 월간 다운로드 순위 1위에 등극했다. 이러한 ‘놈’ 시리즈를 만든 장본인이 바로 게임빌 신봉구 게임연구실 실장이다. 



창의적 게임 만드는데 주력… ‘놈’ 인기 ‘년’으로 지속시킬터

‘놈3’는 ‘신봉구게임연구실’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스튜디오에서 개발됐다. 신봉구 실장은 이 연구실을 직접 맡고 있으며, 동시에 게임빌 전체의 게임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게임빌’의 모든 게임이 특별하다고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신봉구게임연구실’에서 만든 게임만큼은 특별하다. 신 실장이 혼자 기획하고 개발을 이끌기 때문이다. 게다가 개발팀 인원이라고 해봐야 신 실장을 포함해 4명에 불과하다. 즉 그야말로 ‘신봉구표’ 게임이 나오는 셈이다. 그렇게 올해 4월에 설립된 ‘신봉구게임연구실’의 첫 작품이 바로 ‘놈3’다.



차별화가 최우선 목표
“시스템이나 그래픽 모두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완전히 다른 게임을 만들자는 것이 목표였어요.” 보통 기존에 출시된 게임의 장점을 살리고 비교 분석해 게임을 만드는 것 과는 달리 ‘놈3’를 기획한 신봉구 실장의 머릿속에는 온통 차별화 뿐이라고 한다. “원 버튼이라는 점과 주인공 ‘놈’이 달린다는 것만 전작에서 가져왔을 뿐 ‘놈3’ 역시 완전히 새로운 게임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무조건 다르게 만든다는 것은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신 실장의 생각은 다르다. “그저 열심히 할 뿐입니다. 늘 그래왔어요. 반응에 신경 쓰지 말고 후회 없이 한번 만들어보자는 것이지요.” 그러나 게임빌 경영진 역시 같은 생각일까? 실제로 대부분 개발사 경영진이 개발 방향에 관여하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이다. “저는 유저를 믿어요. 그리고 경영진은 저를 믿고요.” 유저와 개발자 그리고 회사 경영진이 서로를 믿고 게임을 만들기 때문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 그렇기에 신 실장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마음껏 자신의 상상의 나래를 펼쳐 게임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놈3’의 매력은 기발함
“‘놈3’에서 유저들에게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메뉴가 바로 ‘도움말’이죠.” ‘놈3’의 ‘도움말’은 ‘조작방법’, ‘주의사항’, ‘스텝소개’ 등으로 구성 자체는 평범하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결코 예사롭지 않다. “실제로 모바일게임을 가장 많이 즐기는 유저 층이 10대 청소년들이에요. 때문에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이 바로 수업시간에 하다가 걸리는 것이거든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이 밖에도 ‘게임을 오래 하면 배터리가 많이 소진된다’던지 ‘보행 중에 모바일 게임을 하면 매우 위험하다’는 주의사항도 있어요.”
신 실장은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를 플레이스테이션2 사용설명서에서 얻었다고 한다. “플레이스테이션2 사용설명서에 보면 ‘진동중인 패드를 엉뚱한 신체 부위에 사용하지 말 것’이라고 써 있어요. 재미있으면서도 정말 유용한 주의사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말하는 순간 좌중의 폭소가 터졌지만 신 실장의 표정은 자못 진지했다. “일상적인 도움말이라면 유저들은 별로 관심이 없잖아요.”



이러한 기발함 때문인지 ‘놈’ 시리즈는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 “실패하지 않는 비결이요? 저는 바로 실험정신이라고 생각해요.” 전작이 성공했다고 이를 계속해서 반복하는 게임은 결국 유저들에게 외면 받는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인터넷에서 보니까 유저들이 ‘놈3’는 ‘개념작’이라는 표현을 많이 하더라고요.” 이러한 실험정신에 감탄한 닌텐도도 지난해 게임빌을 방문해 닌텐도DS에 ‘놈’ 시리즈가 개발될 수 있을지 여부를 타진했다고 한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다른 일정이 밀려있어 확답을 할 수 없었어요. 앞으로도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진행할 예정입니다.”



차기작은 여성 소재
신봉구 실장의 다음 차기작은 ‘놈4’가 아닌 ‘년(가칭)’이 될 전망이다. “‘년’은 어감이 별로 좋지 않아 다른 이름으로 바꾸겠지만, 확실히 여성이 등장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어요.”만약 게임개발자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질문에 신 실장의 대답은 결코 범상치 않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나오는 ‘윌리웡카’ 처럼 되지 않았을까요? 아이들을 위해 초콜릿과 장난감을 만드는 사람 말이에요.” 신 실장은 확실히 엉뚱한 사람이다. 비록 초콜릿과 장난감을 만들고 있지는 않지만, 그보다 더 재미있는 모바일 게임을 만들고 있는 신 실장의 차기작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비밀 코드 입력하면 ‘깜짝’ 놀랄 것

- 시청 앞 전광판 이벤트 준비 사연 공개
개발자가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에 몰래 메시지나 숨겨진 기능을 삽입하는 행위를 ‘이스터 에그’라고 한다. 신봉구 실장은 ‘놈3’에 ‘이스터 에그’가 들어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그 방법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했다. 신 실장은 만약 누구라도 그 코드를 입력하게 된다면 깜짝 놀랄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바로 그 ‘숙’이라는 단 한 사람을 위해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게임이 나오면 ‘숙’에게 선물하고, 코드를 가르쳐 줄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평소 게임을 즐기지 않았던 ‘숙’은 ‘놈3’를 받지 않았다. 모바일게임은 보통 선물한 사람에게 받은 사람이 선물을 받았는지 여부를 문자 메시지로 통보하는데, 신 실장에게 이러한 통보가 오지 않았던 것. 이후 몇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받지 않아 준비한 이벤트는 취소했다고 한다.

신 실장은 이벤트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벤트 방식은 ‘놈3’에서 준비된 특정 코드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서울 시청 앞 건물 전광판에 메시지가 흘러나오도록 했다는 것. 그의 나이를 고려해 볼 때 자연스럽게 ‘프로포즈’를 떠올려 볼 수 있다. 다만 이벤트가 취소되더라도 ‘놈3’ 자체에 삽입된 신 실장의 메시지는 그대로 남아있다. 따라서 비밀 코드가 무엇인지만 밝혀진다면 신 실장이 준비한 이벤트의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김은진 기자|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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