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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일러스트레이터 '테라다 카츠야'

  • 안일범 기자 nant@kyunghyang.com
  • 입력 2007.10.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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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다 카츠야는 일본의 유명 원화가 이자 만화가로써 명성을 떨치는 예술가이다. ‘버추어 파이터2’, ‘탐정 진구지사부로’, ‘철권5’등 유명게임의 원화가로 참여했고, 최근 국내에도 공개된 ‘알테일’에서 뛰어난 그림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일본에서 흥행에 성공함과 동시에 전문가들로부터 작품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애니메이션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에서 캐릭터 원화를 담당했다. 이처럼 그의 작품은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으며, 특히 비평가들이나 전문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어떻게 해서 이러한 성공가도를 달리게 됐을까. 테라다 카츠야를 만나 그의 비결을 들어봤다.



자신만의 세계를 그림으로 창조

- ‘버파2’, ‘철권5’등 원화 작업 참여... 끊임없는 연습이 거장 지름길

테라다 카츠야는 마니아들이나 미술학도 혹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거장으로 손꼽히지만, 의외로 대중들 사이에서 그의 이름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수준이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림체가 성공하는 일본에서 우울함과 어두움으로 가득 차 있는 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름다움의 대명사인 ‘엘프’를 그릴 때조차 한쪽 팔이 없거나, 한쪽 눈이 뽑혀있거나, 머리카락이 몽땅 빠져있을 정도다. 이미 익숙한 소재라할지라도 그의 손을 거치면 전에 없던 캐릭터로 변한다. 실제로 그의 만화책 ‘서유기대천왕’에서 표현된 손오공의 모습을 보면, 마치 괴수와도 같은 손오공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1 참조). 이처럼 그의 작품세계는 독특하기로 유명하다. 항상 전에 없던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이 그의 그림이다.
“귀여운 것을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몸매가 드러나지 않는다거나 한쪽 팔이 빠져있을 뿐이죠(웃음). 일러스트레이터라면 ‘창조’해낼 수 있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귀엽게 그리다보면 한계에 부딪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이 길을 선택했죠.”


▲ 만화책 서유기대천왕에서 표현된 손오공

 고정관념에서 탈피한 기인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테라다 카츠야의 그림 세계는 ‘창조’라는 말로 대변된다. 심지어 그가 그림을 그리는 방식도 창조적일 정도. 기존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불변의 법칙’으로 손꼽았던 상식조차 그에게는 불필요한 일일 뿐이다. 실 예로 일반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의 경우 외곽선을 그리고 전체적인 형태를 잡은 후, 내부 그림을 완성해나가는 작업을 하지만 테라다 카츠야는 떠오르는 대로 선을 그려나간다. 그가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지켜 본 한 그래픽 관계자는 “처음에는 정말 쓸데없는 선을 그리는 것 같았는데, 나중에 보면 그것이 그림이 되어있다”고 표현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충격적인 것은 참고자료를 전혀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실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한 폭의 그림과 같습니다. 사진이 됐던 그림이 됐던 이미 존재하는 자료들을 보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그림이 영향을 받게 됩니다. 바꿔 말하면 완벽한 창조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죠. 새로운 세상,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일체 이러한 자료를 보지 않기를 권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바탕이 되어 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일러스트레이터로 손꼽히게 됐다.

하지만 ‘창조’를 하는 일은 쉽지 않다. 누구에게나 힘든 고통으로 다가올 정도다. 특히 하루에도 몇 개씩 작품을 그리고 그 중 하나를 뽑아내야 하는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 그 고통은 말할 것 없이 크다. 거장이라 할지라도 이 같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20년간 그림을 그리다보니 최근 들어 그림을 완성하면 전에 그렸던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불쑥 들고는 합니다. 정말 괴로운 시간이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온몸을 지배하는 순간입니다. 그럴 때 일수록 펜을 놓지 않아야 합니다. 낙서가 될지라도 끊임없이 그림을 그리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뭔가가 떠오르고 결국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펜을 놓기 시작하면 공백이 갈수록 길어지고 새로운 그림을 얻을 수 없습니다. 그리세요. 그것만이 살길입니다.”

“낙서가 될지라도 끊임없이 그려라”



 거장의 비결은 ‘노력’
최근 그가 발간한 ‘낙서집’에는 작품으로 쓰지 않은 1만 6천개의 낙서가 담겨있다. ‘거장’이라는 수식어 뒤에는 끊임없는 연습과 고뇌가 담겨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그는 하루 4~5개의 작품을 그리며 작화에 매진하고 있다. 이 같은 연습이 있어 최근에는 2일이면 한 작품을 완성해 낼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갖고 있는 세계를 그림 한 장으로 표현해내야 합니다. 자신만의 세계가 없다면, 독특한 그림도 나올 수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경험하십시오. 그리고 꾸준한 상상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드십시오. 그렇게 된다면 누구보다도 독특한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입니다.”

테라다 카츠야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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