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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호 특집] 이윤열. 최연성 더블인터뷰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7.10.22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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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e스포츠엔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데뷔 1,2년차의 신인선수들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 그러나 신예들의 활약 속에서도 정상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두 선수가 있다. 바로 ‘천재테란’ 이윤열(24,위메이드)과 ‘괴물테란’ 최연성(25,SK텔레콤)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위치는 e스포츠 기록이 증명해준다. 공식 경기 300전을 넘어 60%대의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이윤열과 최연성이 유일하다. ‘황제’ 임요환조차 이들의 승률을 따라오지 못했다. 라이벌이지만 최고의 위치에서 멋진 경쟁을 펼치고 있는 두 사람이 <경향게임스> 지령 300호 특집을 맞아 최강 토크를 준비했다.



이윤열. 최연성 더블인터뷰

“사이좋게 600승 달성할게요!”

- 통산 300경기 이상 승률 60% 달성 ... 영원한 라이벌로 남고 싶어

공식경기 기준으로 통산 300전을 치른 선수들은 열 명 안팎이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전적을 갖고 있는 선수는 이윤열이다. 이윤열의 통산 전적은 526전 322승 129패(승률  61.22%). 올 초, 이윤열은 300승 달성이라는 진기록도 함께 수립했다. e스포츠 역사가 그로 인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연성의 기록도 만만찮다. 그의 통산 전적은 347전 218승 129패(승률 62.82%). 전적 상으론 이윤열과 많이 벌어져 있지만 최연성은 이윤열이 가장 무서워하는 ‘천적’이다. 최연성은 상대전적 16대 5로 압도적인 승차를 기록하고 있다.  기록상으론 가장 경계해야 할 서로지만 실은 누구보다 끈끈한 우정을 갖고 있다.





 천적? 우리는 라이벌이에요
“윤열이요? 팀원들 다음으로 친한 선수이자 좋아하는 동생이죠.” 최연성이 두 말할 것도 없이 이윤열을 아끼는 자신의 마음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프로게이머 데뷔는 이윤열이 2년 정도 앞서지만 한 살 많은 최연성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형 동생하는 사이가 됐다. 그러나 이윤열은 최연성의 첫 인상이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덩지가 컸어요. 막상 웃는 얼굴을 보니 푸근하더라고요. 하지만 연성이 형을 사적으로 만났다면 결코 친해질 수 없었을 거예요(웃음).” 그들을 친해질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은 바로 게임이었다. 같은 종족인데다 경기 스타일도 판이하게 달라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 “윤열이가 물량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라면 저는 운영을 중요시하는 편이에요. 아마추어였을 때도 윤열이의 경기를 보면서 ‘어? 저런 전략도 있구나’하고 놀랄 때가 많았죠.” 그래서일까. 두 사람의 맞대결은 ‘단골’ 빅매치다. 상반된 경기 스타일에 매료되는 게임팬들 때문에 둘의 관계는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얼마 전 곰TV MSL 조지명식에선 최연성이 이윤열을 지목하면서 맞대결이 성사돼 눈길을 끌었다. 비록 천적관계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인 이윤열이지만 언제 어디서나 최연성의 도전장을 받을 준비가 돼있다. “천적이라고 해서 형을 싫어해야 할 이유가 있나요.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해요. 언젠간 꼭 그 관계를 역전시키고 싶습니다.”







 광안리 무대 같이 오르자
과거 최연성은 임요환의 제자로 유명세를 탔다. 요즘은 상황이 뒤바뀌었다. 팀 내 전상욱, 고인규 등 후배들이 최연성을 ‘사부’라 부르며 따른다. 이윤열 역시 일찍 데뷔한 탓에 신동이라 불렸지만 어느듯 그 타이틀을 염보성이나 이영호 등 어린 친구들에게 물려줘야 할 중견 선수가 됐다. 그 뿐인가. 두 선수는 10년간 e스포츠가 변화되는 과정 속에 산증인이기도 하다. 최연성은 감회가 새롭다는 듯 말문을 열었다. “2,3년 전만해도 ‘아직도 스타하냐’고 하면서 우습게 보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요즘엔 그런 인식보다 긍정적으로 봐주시는 분들이 더 많아졌어요.” 이윤열도 이에 덧붙였다. “기업팀 창단이 정말 큰 업적인 것 같아요. 선수 입장에선 균등한 환경에서 대우 받고 경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죠. 충분히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잖아요.” 여기에 이윤열은 e스포츠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사건으로 광안리 프로리그 10만 관중을 꼽았다. 직접 그 현장을 체험한 최연성 역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무대 위에 올라서면 관중석이 한 눈에 다 들어와요. 어디가 끝인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죠. 팬들이 외치는 함성 소리가 우리들의 기를 살려주는 것 같아요. 어깨가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거죠(웃음). 윤열이랑 같이 올라가면 정말 좋을텐데...”





 스타2까지 최고로 남고 싶어
팀의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위메이드로 새 출발한 이윤열도 최연성과 같은 바람을 살짝 드러냈다. “향후 3년이 개인적으론 정말 중요한 한 해가 될 것 같아요. 데뷔 10년이 되거든요. 광안리 우승은 물론이고 모든 기록을 다시 세워보고 싶어요.” 아울러 이윤열은 고참 선수답게 e스포츠의 미래에 대해서도 신중히 전망을 내다봤다. 내년이면 출시될 ‘스타2’에 대한 기대와 염려를 드러낸 것. “얼마나 게임이 재밌는 지가 관건이 될 것 같아요. 이젠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게이머가 대상이잖아요. 어쩌면 12개 게임단이 아니라 수 만개의 게임단이 생길 수도 있고요.” 최연성도 ‘스타2’에 대한 적잖은 기대감을 내비쳤다. “e스포츠가 다시 불붙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윤열이 말대로 시장 규모가 지금보다 커진다면 우리들이 설 자리가 넓어지는 거잖아요. 붐 업 조성을 위한 선수들의 마인드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길을 개척해 나가는 동지이기 때문일까. 서로의 생각이 같다는 것을 확인한 두 선수는 밝게 웃었다. 마지막으로 이 두 사람이 덧붙인 것은 둘 만의 약속이었다. “연성이 형이 300승을 빨리 달성해서 600승, 아니 영원히 라이벌로 남아 있었으면 좋겠어요. 형, 약속 꼭 지켜~”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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