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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게임 엔진 상용화 가격 경쟁력 + 편의성으로 ‘해답 찾는다’

  • 김상현 기자 AAA@khan.kr
  • 입력 2009.12.0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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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개발자 편의성 증대시킨 ‘개발 툴’ 강조 … 멀티 플랫폼 호환 가능해야 미래 시장에서 ‘각광’


최근 업체들 사이에서 신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상용 게임엔진 개발이다. 특히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는 업체들의 경우, 게임 개발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게임엔진 개발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몇몇 업체들이 자체 게임엔진을 개발했지만, 상용화 할 만큼의 퀄리티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게임엔진팀을 별로로 구성해 연구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비용이 소비되기 때문에 중소업체들에게 게임엔진 상용화는 꿈같은 일이고 메이저 개발사들의 경우, 개발기간을 핑계로 값비싼 해외 엔진을 구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누구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비용과 개발 기간 등의 난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계륵이 된 게임엔진 사업을 상용화 단계까지 끌어 올린 기업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FPS 온라인게임으로 유명한 ‘포인트 블랭크’의 개발사 제페토. 엔진 개발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는 R&D실 이진균 이사와 기획실 권대호 이사를 만나, 게임엔진 상용화의 노하우를 들었다.


제페토의 첫 사업은 온라인게임 개발이 아니었다. 지난 2003년 설립된 제페토는 해외 콘솔 타이틀 현지화를 진행하면서 콘솔 타이틀 개발에 대한 프로세스 노하우를 쌓았다. 그리고 이를 발판으로 2005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PSP 타이틀인 ‘불카누스’를 발매했다. 제페토의 게임엔진 상용화의 효시는 바로 ‘불카누스’에서 시작된다.


‘불카누스’ 개발 사용한 자체 게임엔진인 아이큐브 1.0을 바탕으로 이듬해 ‘포인트 블랭크’개발에 착수했고 서비스 시점에서 아이큐브엔진이 2.0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아이큐브엔진의 가장 큰 특징은 멀티 플랫폼 엔진으로 플랫폼 간의 자유로운 컨버전이 가능하다.

현재 아이큐브 3.0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허브센터 사업에 채택돼 내년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진균 이사 국산 게임개발 엔진의 선두주자]
국내 최초 PS 타이틀인 ‘매닉게임걸’을 개발해 출시했으며, 이때의 경험을 기반으로 멀티플랫폼 엔진인 ‘아이큐브 엔진’을 개발해 현재 제페토에서 개발되는 게임들을 해당 엔진으로 개발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다양한 플랫폼 개발 경험으로 최근 ‘아이큐브 엔진’의 다음 버전인 3.0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권대호 이사 멀티 플랫폼에 특화된 전천후 디렉터]
권대호 이사는 PS2, Xbox의 한글화 작업, Gpang/GXG 3D 모바일폰 프로젝트와 휴대용 콘솔 PSP개발 등의 다양한 게임 개발 경력을 갖고 있다. 2004년 제페토에 입사해서 ‘불카누스’ 메인 디렉터를 거쳐 ‘포인트 블랭크’ 기획을 총괄했다. 최근에는 차기작인 UCG 플랫폼(User Created Game)의 디렉팅 업무를 진행 중에 있다.


 Q. 아이큐브 엔진의 탄생 배경이 궁금하다
- 이진균 :
당시 PSP의 국내 출시에 맞춰 ‘불카누스’를 출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하드웨어가 출시되지 않은 시점에서 개발을 해야 한다는 한계에 부딪쳤다. 이에 공개된 오픈 소스를 가지고 개발 툴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것이 아이큐브 1.0 탄생의 시발점이었다.



Q. 이후 온라인게임 엔진인 아이큐브 2.0을 개발했는데, 힘든 점은 없었나. 그리고 아이큐브 2.0에 대해서 R&D팀과 개발팀 간의 의견 차이가 있었을 것 같은데
- 이진균 :
온라인으로 전향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PC사양이 PSP보다 높다는 것이었다. 엔진 활용도를 높여야 했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특히 다이렉트X(게임 프로그래밍을 마이크로소프트 플랫폼에서 구동시키는 표준화 작업)를 맞추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 이런 어려움을 이겨냈기 때문에 멀티플랫폼 엔진인 아이큐브가 탄생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 권대호 : 상호 간의 충돌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히려 엔진팀에서 개발팀에 더 필요한 것이 없냐고 요청을 해왔을 정도다. 엔진 개발에 있어서 그 만큼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굳이 하나를 꼽으라면 첫 개발이다 보니, U·I(유저 인터페이스)와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툴이 부족해 이에 대한 논의를 했던 적이 있다. 이 부분도 아이큐브 3.0에서는 원만히 해결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Q. 게임엔진 개발에 있어서 개발실과 R&D실 간의 중요도가 다를 것 같은데
- 권대호 :
개발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게임엔진을 누구나 쉽게 사용하는 것이다. 다행히 아이큐브 엔진 개발 초기부터 함께 했기 때문에 엔진 활용을 극대화시킬 수 있었다. 그래픽 활용에 있어서도 개발자들은 신기술보다는 기본기를 충실히 활용할 수 있기를 원한다.

- 이진균 : 엔진팀의 경우, 무엇보다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페토와 비슷한 규모의 개발사들 대부분 게임 개발 진행을 빠르게 하고 싶어 한다. 이에 안정적으로 빠른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개발 툴의 편의성을 극대화 시켰다. 이 밖에도 그래픽 부분에서 쉐이더(그림자) 처리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Q. 아이큐브 3.0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이진균 :
우리의 지향점은 멀티플랫폼 지원이다. 어떤 환경에서도 게임엔진을 대입할 수 있고 쉽게 컨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한다. 온라인, 콘솔, 모바일은 물론, 최근 각광받고 있는 아이폰에서도 구동될 수 있는 게임엔진으로 개발 중이다.


- 권대호 : 온라인게임 기획자 입장에서 보는 아이큐브 3.0은 개발 툴의 편의성이 우수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엔진이라도 그것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면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이 밖에도 아이큐브 3.0은 어떤 장르에도 쉽게 사용할 수 있어 다양한 게임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Q. 게임엔진 상용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이진균 :
솔직히 2.0 버전까지는 상용화를 할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3.0 버전에 있어서는 상용화에 대한 자신감이 들었다. 기술지원과 엔진 매뉴얼 등 체계적인 지원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엔진 툴 역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게 개발하고 있어 편의성 부분에서도 어떤 게임엔진과도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자신한다.

- 권대호 : 사업적인 부분에 있어서 엔진 선택은 가격대비 성능이다. 아직 아이큐브 3.0에 대한 가격을 정하진 않았지만, 이 사업으로 매출을 극대화시키고 싶진 않다. 중소 개발사와 학교 측에서 부담없는 가격으로 최대한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R&D팀과 협의하고 있다.



Q. ‘불카누스’, ‘포인트 블랭크’ 등 아이큐브 엔진의 결과물로서 성능을 검증했는데, 아이큐브 3.0의 성능을 위한 게임을 개발 중인가
- 권대호 :
현재 기획 단계를 지나서 프로토타입 완성을 앞두고 있다. 해외 유수의 엔진들이 쇼케이스를 통해서 퀄리티를 자랑하는 만큼, 우리도 새로운 프로젝트를 통해서 아이큐브 3.0의 우수성을 알리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Q. 상용화 가격 부분에 대해서 서로 의견 차이는 없는가
- 이진균 :
제페토 경영진에서 아이큐브를 가지고 큰 돈을 벌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나 역시, 게임엔진에 대한 우수성을 알리는데 더 큰 목적을 두고 있다. 정부 지원을 받아서 개발하고 있는 만큼, 국내 범용 게임엔진으로서 아이큐브 3.0이 각광 받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Q. 게임엔진을 개발하고 싶은 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 이진균 :
게임엔진은 기술적인 장치가 아니다. 엔진의 고객은 개발자라는 점을 명심해줬으면 좋겠다. 아무리 좋은 엔진이라도 활용도가 떨어지면 개발자들에게 외면 받을 수 밖에 없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해외 엔진들의 경우,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게임 개발을 위해서 비싼 해외 엔진을 사고 다시 이를 수정하는데만 몇 개월씩을 소비하고 있다. 기술력을 자랑하기 보다는 개발자들이 정말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엔진에 초점을 맞춰 개발을 했으면 한다.


- 권대호 : 게임엔진도 점차 오픈 소스로 공개되고 있다. 아마 수년 내에 상용화 엔진에 버금가는 게임엔진이 오픈마켓을 통해 싼 가격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한 엔진이라면 분명히 달라야 한다. 온라인의 경우, U·I와 커뮤니케이션이 특화돼 있다든지, 레벨 디자인을 게임엔진을 통해서 할 수 있는 등의 특장점을 갖은 엔진이 향후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으로 생각된다.



Q. 국산 상용화 게임엔진의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 한다면
- 이진균 :
아직까지 갈 길이 먼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히 우리에겐 장점이 있다. 온라인게임에 대한 노하우가 있고 그 것에 최적화된 게임엔진을 개발할 수 있는 인재들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개발 툴을 좀 더 쉽게 하고 해외엔진 만큼의 그래픽 퀄리티, 물리엔진 기술을 확보한다면 분명히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권대호 : 기획자 입장에서 크라이 혹은 언리얼엔진의 최신 버전을 보고 있으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엔진으로 대작 온라인게임을 개발하고 싶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막상 엔진을 구입하고 온라인게임에 맞추려면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국산 게임엔진이 해외 유수 엔진에 비해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온라인이라는 특장점을 살린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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