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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파동 ① '리니지'···'영광과 비난'의 역사를 밝힌다

  • 지봉철
  • 입력 2002.11.0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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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사회단체 "대찬성" VS 엔씨·일부업계 "강력 반대"]

이번 ‘리니지’ 18세 이상 이용가 등급판정은 올 초부터 시작된 영상물 등급위원회의 사전 등급분류 강화방침에 결과다.

문화관광부는 올 3월 영상물등급위원회(위원장 김수용 영등위)와 협의를 거쳐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법률’에 따라 온라인게임물에 대한 사전 등급분류를 전면 실시키로 했다.

이같은 조치는 온라인게임의 폭력성이 사회적 문제로까지 비화되는 데 대한 사전 예방 차원에서 실시된 것. ‘리니지’ 로 대표되는 온라인 게임이 각종 사회문제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살인, 사기, 성매매, 폭력, 총기사고 등 올 초부터 발생한 각종 사건 사고들은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불러 일으켰다.

이는 <경향게임스> 기사와 함께 SBS <그것이 알고싶다> 등의 프로로 확산 방송돼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가져왔다. 특히 온라인 게임 사전심의는 기존에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사후 심의가 별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는 주장과 함께 부처간 갈등을 일으키기도.
또한 6월 1일부터 시행키로 한 온라인 게임 사전등급심의제는 온라인 게임업계의 강한 반발과 정보통신부와 문화관광부의 권한 다툼으로 인해 몇차례나 시행일자가 연기되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사전등급심의제의 골자는 오픈 베타(시험)서비스 또는 정식서비스를 하거나 맵 추가 등 기존에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에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는 온라인게임은 사전 등급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 문화부는 이를 위해 영등위 산하에 온라인게임 소위원회를 지난 5월 신설하고 현재 6인의 위원을 선정했다.
구체적인 분류안은 현물 또는 현금이 직접 거래되는 도박성 게임은 이용불가 판정 대상이며 PK(게임에서 상대방의 캐릭터를 죽이는 행위)는 성인용으로 분류되는 18세이상 이용가 등급이 원칙이지만 게이머들간 합의한 게임의 경우 12세나 15세 이용가 등급도 받을 수 있다는 것.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관련업계의 큰 반발을 가져오기도 했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자사의 ‘리니지’ 가 사전등급심의제도로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판단, 앞장서서 관련업계의 조직화에 나섰다. 지난 E3 전시회에서는 “온라인 사전등급분류를 찬성한다”는 요지의 입장을 밝혔으나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폭락하자 다시 반대의사를 표명하는 등 구설수에 올랐다.

엔씨소프트의 사전등급분류 반대 움직임은 온라인게임산업협의회(이하 온산협)를 비롯해 한국게임벤처모임, 모바일 게임협회, 게임 올림피아드 등 게임 장르별 단체 대표들로 구성된 별도의 협의체를 만들기도 했다. 한국 게임산업연합체가 바로 그것. 8월부터 수차례 비공식 모임을 갖은 이들 단체들은 온라인 게임 사전등급분류 시행 바로 며칠전인 9월 26일 한국 게임산업연합체를 발족시켰다.

이들은 게임 사전 심의제의 불편부당성을 널리 알리고 업계 자율 규제만이 올바른 게임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주장하고 정부와 사전심의에 대한 의견조율을 거칠 것을 제안했으나 온라인게임업체의 대표주자인 엔씨소프트가 사전심의를 받는다고 밝혀 큰 어려움을 겪기도.

특히 엔씨소프트의 사전심의 신청은 다른 온라인 게임업체들에게도 영향을 줘 ‘리니지’가 사전심의를 신청한 9월 30일 하루동안 약 200여개의 온라인 게임이 사전심의를 신청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또한 엔씨소프트가 갑작스레 사전심의를 신청한 것은 ‘리니지’ 등급에 대한 사전조율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가져와 협의체가 서로 분열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영등위는 지난 17일 온라인게임 사전등급심의회의를 갖고 ‘리니지’ 게임에 대해 성인용 등급인 ‘18세 이용가’판정을 내렸다. 영등위는 “‘리니지’ 가 상대편 캐릭터를 죽이는 PK(player kill)행위를 금지한 서버를 운영하고 있으나 2개에 불과하며, 중독성 및 폭력성의수위가 워낙 높다”며 “특히 PK가 허용되는 40여개 서버에서도 사용자들사이에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캐릭터를 공격하는 폭력행위가 만연하고 있다”고 미성년자 이용불가 결정을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즉각 이에 반발 김택진 엔씨소프트사장이 영등위 등급판정에 ‘모욕’이란 거친 표현으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엔씨소프트측은 현재 영등위 판정을 수용하지 않거나 지적사항을 수용, 게임내용을 수정하는 방안과 함께 법적 대응 등 3개 시나리오에 대해 이미 검토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엔씨소프트측이 업계와 공동보조를 취하겠다는 생각은 업계의 반발로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관련업계의 한 사장은 “사전등급분류를 신청했을때부터 배신감을 느꼈다”며 “이번 일에 엔씨소프트와 보조를 맞출 생각은 전혀 없다” 고 밝혔다.

최근엔 ‘안전한 온라인을 위한 민간 네트워크’에 이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를 비롯한 10개 학부모 및 교원단체가 성명서를 발표하고 엔씨소프트가 영등위의 등급결정을 즉각 수용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엔씨소프트가 영등위의 `18세 등급 결정을 즉각 수용할 것과 영등위가 재심의를 할 경우라도 18세 등급을 부여할 것 그리고 이를 계기로 정부가 온라인게임으로 인한 청소년 폐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줄 것 등 3개항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의 한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영등위의 결정을 온라인게임 산업을 말살하는 판단으로 폄하하고 있어 재심의에서 ‘리니지’의 등급이 하향 조정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학부모와 교원단체에서 고조되고 있다”며 “일부 언론의 무책임하고 잘못된 논조를 비판하고 영등위 결정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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