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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칼럼 연재 10년을 자축하며

  • 정리=김상현 기자 aaa@khplus.kr
  • 입력 2023.09.13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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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칼럼을 처음 쓴 것은 2013년 9월이었다. 원고를 전달하고, 인쇄돼 나온 것은 10월 초 부산국제영화제 시작하던 무렵으로 기억한다. 이벤트나 특별호가 나올 때 몇 번 휴재한 적은 있으나, 거의 월 2회씩 꾸준하게 연재했으니 1년에 대략 24회, 10년이면 대략 240회 정도 썼다.

필자가 최근 칼럼의 글을 쓰면서 소요하는 시간은 3시간 남짓이다. 물론 무척 짧아진 시간이다. 1회를 쓸 때는 머리를 싸매고, 연재를 하겠다고 한 자신을 저주하면서, 12시간 정도 썼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지금도 하나의 칼럼을 쓰는데 총 20시간 정도는 소요된다. 글을 쓰기 위한 자료를 찾고, 주제를 고르고, 생각을 정리하고, 문득문득 생각나는 아이디어를 메모하는 시간을 포함하면 대략 그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 같다. 게다가 많은 아이디어와 자료는 주제에 적합하지 않아서 버려지기도 한다. 1회를 쓸 때 12시간은 대략 A4 용지 한 페이지 남짓의 글을 쓰기 위해 내가 모니터 앞에 있었던 시간만을 의미한다. 1회당 20시간으로 계산해보면 대략 10년간 5천 시간 정도를 칼럼에 쓴 것 같다.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물론 학문적으로는 오류가 있다는 실험 결과나 논문도 많이 있다. 그러나 사전적 의미로 해석하지 않는다면, 많은 시간을 들여 집중해서 하나의 일을 하면,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는 있을 것 같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절대적 시간과 함께 어떻게 그 시간을 보내느냐에 대한 것이다.

일반적인 회사 생활을 기준으로 근무 시간을 계산해보자. 하루 8시간, 한 달 평균 근무일 20~22일, 12개월을 고려하면, 매년 2천 시간 정도를 회사에서 근무한다. 대략 5년 정도 한 종류의 일을 하면 1만 시간이 된다. 어떤 사람에게 5년은 전문가가 되기에 충분한 시간일 수 있으나, 어떤 사람에게 5년은 전문가가 되기에 충분하지 않다.

종종 업계 종사자와 이야기하다 보면, 자신의 현업 종사 경력과 자신의 전문성을 동일시 하는 경우를 본다. 오래 했기 때문에 자신의 전문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논리 구조이다. 그러나, 다른 주제에서는 자신보다 경력이 길다는 이유로 윗자리에 있는 선배의 무능함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자신의 시간이 얼마나 충실한 시간이었는지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을 하고 싶었으나, 필자 역시 자신이 없어 그 말을 하지 못했다.

필자가 칼럼에 쓴 시간은 아직 1만 시간의 절반 수준인 5천 시간 정도로 추정된다. 솔직히 시작할 때보다는 나아졌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전문 칼럼리스트라고 평하기에는 부끄러움이 있다. 그래도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글을 써 왔고, 나름 자축은 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 글을 남겨본다. 10년 정도 더 쓰면 나도 전문가라고 당당하게 말하게 되지 않을까?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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