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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공학과 100명에게 물었다 | "하반기 서비스할 온라인 게임 중 가장 기대되는 게임은?"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5.08.2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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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은 무엇일까? 그런 능력을 갖춘다고 할지라도 객관적인 평가가 과연 가능할까? 첫 번째 질문에 답은 분명 많은 의견이 나올 것이다. 게임을 많이 해본 사람,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사람 등 게임과 관련된 지식을 요하는 객관적인 질문이기 때문이다. 반면 두 번째 질문에서 대해서 확실하게 ‘그렇다’라고 답하는 사람은 몇 명 없을 것이다. 판단할 때, 자신의 사감(사적인 감정)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자신의 취향 장르 및 스타일은 어떤 게임을 판단하는데 영향을 준다. 그런 사감이 어떤 목적이 아닌 순수 열정이라면 개발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게임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전문적인 지식을 겸비한 게임공학과 학생들에게 ‘하반기 서비스 할 온라인 게임 중 가장 기대되는 게임은?’이라는 질문을 던졌다.

조사 기간은 지난 8일, 9일 양일 간에 걸쳐 시행됐으며, 조사대상은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게임공학과에 다니는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신뢰도 95%에 표본오차율 4.87%이다.

게임산업 발전과 함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게임학과의 신설이다. 그 동안 게임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체제가 없었던 것을 감안할 때 분명 반길 일이고 앞으로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좀더 많은 게임관련 학과가 생겨야한다.

2002년 신설되어 아직 졸업생은 배출 못했지만, 21세기의 유망 산업분야인 게임산업이 요구하는 창의적인 전문인력이 갖추어야 할 게임 소프트웨어개발, 게임 장비개발, 게임 컨텐츠 등과 같은 전반적인 게임 제작기술을 이해하고 습득한다는 취지아래 만들어진 한국산업기술대 게임공학과는 체계적인 이론뿐만 아니라 실습위주의 교육을 중점적으로 제공하여 산업현장과의 연계성을 극대화시키며 미래 멀티미디어 문화산업의 핵심이 될 인재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게임을 볼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1위 기획력 38%(38명)
2위 그래픽 20%(20명)
3위 타격감 18%(18명)
4위 시나리오 14%(14명)
5위 기타 10%(10명)

게임공학과 학생답게 게임을 볼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 1위는 기획력을 뽑았다. 전체 인원의 38%가 기획력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이유로는 ‘기획력=게임의 기본 골격’이라고 입을 모았다. 기초공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는데, 아무리 좋은 자재를 이용해 멋지게 집을 만들어도 금방 무너질 것이다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2위를 차지한 그래픽은 전체 인원의 20%가 선택했다. 이유로는 게임을 하고 싶어하는 욕망이 일어나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게임의 기획력이 아무리 좋아도 하고 싶지 않다면, 그 게임은 죽음 게임이나 다름없다는 말로 그래픽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3위는 타격감으로 타격을 할 때 느끼는 짜릿한 손맛이야말로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재미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4위로는 시나리오를 전체 인원의 14%가 뽑았다. 기획력과 마찬가지로 시나리오가 바탕이 되어 게임이 만들어진다는 의견을 보였다. 5위 기타의견으로는 커뮤니케이션이 잘된 게임, 아이템의 다양성이 확보된 게임, 속도감, 라이트 유저와 하드코어 유저가 쉽게 어울릴 수 있는 게임 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재미있는 의견으로는 나오면 다 찔러본다는 잡식성 학생들도 있었다. 이외에도 단계성과 복잡성 접근하기는 쉽고 처음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갈수록 게임의 깊이가 있어서 복잡해지는 게임, 후반으로 가서는 최적화나 매뉴얼 육성방법이란 것이 존재할 수가 없는 백만, 천만가지색을 가진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구체적인 의견을 낸 학생도 있었다.

≫ 1위 그라나도 에스파다 (44명)
게임공학과 학생들이 뽑은 하반기 기대작 1위는 그라나도 에스파다가 전체 인원의 44%을 차지하면서 압도적인 우세를 차지했다. 이유로는 환상적인 그래픽이 최고다라는 의견이 많았다. MCC라는 시스템에 MMORPG적 접근, 중세라는 시대에서 어떤 기획으로 풀어나갈 것인지 기대된다는 의견이 다음으로 많았다. 그 외에도 화려한 특수효과 및 멋진 캐릭터 등을 기대 이유로 뽑았다. “‘대항해시대’는 해봤는데 코어 유저만 재미있을 듯하고 ‘씨티 오브 히어로’는 서양 느낌이 짙다.”라고 대답한 유정현 학생은 그라나도는 매니아 층 형성과 더불어 대중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많은 요소가 있다고 대답했다.

≫ 2위 대항해시대 (24명)
2위는 전체 인원의 24%가 선택한 대항해시대가 뽑혔다. 워낙 패키지 게임부터 많은 매니아 유저를 거느려온 만큼 게임공학과 학생들에게도 크게 각인된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기대작 이유로는 워낙 유명하고 게임성이 좋다는 소문을 들어서, 패키지게임이 성공했기 때문에 등 기존 게임이 온라인화 됐다는 것에 초점을 많이 맞췄다. “게임 좋아 하는 친구 치고 대항해시대 한번이라도 안 해본 친구가 없습니다. 방대한 스케일과 높은 자유도로 유저들에게 모험심을 고취시켜주는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 이진희 학생은 교육적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대항해시대를 강력 추천했다.

≫ 3위 썬(SUN) 온라인 (10명)
웹젠의 차기작 썬이 10%의 지지를 받으며 3위를 차지했다. ‘뮤’의 차기작으로 웹젠의 차기 킬러작품으로 뽑히는 이 게임에 대해서 그들은 이렇게 평가했다. “화려한 그래픽과 역동적인 게임 화면에 반했다.” “탄탄한 기획력이 가장 큰 매력이다.” 단순히 웹젠이라는 회사를 떠나 게임성으로도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썬을 선택한 학생들은 말했다. 이외에도 뮤를 좋아했기 때문에 썬을 기대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저희가 만들고 싶은 게임이 썬과 같은 게임입니다. 썬의 행보가 앞으로 제가 만든 게임과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좋은 결과를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 방하영 학생은 꼭 썬을 능가할 게임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 4위 씨티 오브 히어로 (10명)
엔씨소프트가 퍼블리싱한 게임으로 한국시장보다 북미 시장에서 더 기대를 받고 있는 씨티 오브 히어로(이하 COH)가 4위를 차지했다. 서양색채가 강하긴 하지만, 기존의 게임과 다른 독특한 아이디어와 소재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학생들 역시 같은 이유로 COH를 뽑았다. “남자의 로망이 느껴져서 좋습니다. 도시를 지키는 영웅은 나의 어릴적 꿈! 남자라면 히어로 정의의 투사! 자유의 기사!! 좋지 않습니까?”라고 말한 윤정택 학생의 말처럼 남자의 로망이 물신 풍겨나는 게임으로 다가오길 기대한다.

≫ 5위 제라 (8명)
하반기 기대작으로 뽑히는 제라 역시 4위로 뽑히면서 넥슨의 자존심을 살렸다. 제라의 경우 클로즈베타를 한번 치뤘지만, 아직은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더 많아 게임에 대한 궁금증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제라의 경우 그래픽만 봤을 때, 다른 타게임과 비교해서 절대로 떨어지지 않습니다. 움직임 또한 굉장히 자연스러워 꼭 해보고 싶은 게임입니다”라고 말하는 김건신 학생은 넥슨의 자부심이 하반기에 제라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 6위 기타 (4명)
기타 의견으로는 취향에 맞는 게임이 없다는 의견과 너무나 대작들의 향연이 많아 어떤 게임도 선택하지 못하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상 한국산업기술대학교 학생들에게 질문한 결과다. 게임을 즐기는 것과 게임을 만드는 것에 괴리는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다 알 것이다. 유저들이 원하는 게임과 개발자들이 만드는 게임은 다르다. 그들도 개발자이기 전에 학생이었고 유저였다. 그럼에도 그런 괴리감이 나온다는 것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일이든 프로가 된다는 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현실과의 타협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게임공학과 학생들도 그 점은 인지하고 있었다. 문제는 타협을 어떻게 할 것인가다. 자신의 확고한 신념만 있다면, 그들이 프로가 됐을 때, ‘유저와 개발자가 동시에 원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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