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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회사, 개미와 베짱이는?

  • 하은영 기자 hey@kyunghyang.com
  • 입력 2007.04.2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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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은 물론, 마케팅, 홍보, 웹 관리, 고객관리 등 다양한 부서가 공존하는 게임사. 각자 자신의 업무에 충실한 이들이 있기에 오늘도 게임사는 순탄한 하루를 보낸다. 그러나 때로는 내가 속한 부서가 사내에서 가장 업무가 많은 것 같아 짜증이 날 때가 있고, 왠지 늘 여유로워 보이는 타 부서 사람이 얄미워 보이는 경우도 종종 경험한다. 게임사 직원들이 생각하는 가장 한가한(?) 부서는 과연 어느 부서일까? 게임사 직원 158명의 선택을 통해 이를 찾아봤다.    


응답자 47.2% “자신이 속한 부서의 업무량이 타 부서에 비해 많다”
게임사에서 가장 업무량이 적은 부서는 ‘웹 관련 부서’


어떻게 조사했나?
<경향게임스>에서는 지난 4월 9일부터 11일까지 총 3일간 국내 게임사 직원 158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통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소속 부서, 성별, 연령에 따라 총 6가지 문항으로 나누어 조사됐으며, 남성 60%와 여성 40%, 20대 68.4%와 30대 31.6%가 설문에 응답했다. 게임사의 특성상 타 부서에 비해 개발인원이 가장 많이 참여했으며, 각 부서별 참가 비율은 아래의 표와 같다.  CEO는 설문 항목에 포함됐지만 조사 대상에서는 제외됐음을 미리 밝혀둔다.


내가 속한 부서의 업무가 가장 많다?
타 부서의 업무에 대한 질문을 하기에 앞서, 자신이 속한 부서의 업무량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자신이 속한 부서의 업무량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과반수인 50.4%의 응답자가 ‘타 부서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타 부서에 비해 많다’와 ‘타 부서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고 한 응답자도 각각 36.0%, 11.2%로 조사됐지만 ‘타 부서에 비해 적다’는 단 한명도 없었다.
이를 통해 대부분의 게임사 직원들은 자신이 속한 부서의 업무가 타 부서에 비해 비교적 많다고 느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웹 관련, 마케팅 부서의 담당자들이 해당 부서의 업무량이 타 부서에 비해 많다고 여기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 의견을 내 놓은 2.4%의 응답자들은 “타 부서의 업무량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으므로 자신의 업무와도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업무량이 가장 적은 부서는 바로 이곳
그렇다면 게임사 직원들이 가장 업무량이 적다고 느끼는 부서는 어디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세부적으로 나누어진 13개 부서를 보기로 제시한 후 ‘사내 각 부서 중 업무량이 가장 적은 부서는 어느 부서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3개의 우선순위를 매긴 결과, 1순위 1위는 16.8%의 응답자가 답한 ‘CEO’가 차지했다. CEO의 업무가 가장 적다고 느끼는 응답자들은 그 이유에 대해 ‘개발이 주를 이루는 게임사의 업무 특성상 CEO가 직접 처리하는 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며, 대부분의 업무를 총괄 책임자에게 맡긴 후 관리하는 역할이 많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각 부서별 설문참가 비율


게임 기획                 8.4%
게임 그래픽 디자인    26%
게임 프로그래밍        14.4%
게임 운영                 3.6%
웹 관리                    5.7%
웹 디자인                 1.2%
홍보                        6.0% 
마케팅                     13.2%  
퍼블리싱                  6.4%   
해외사업                  1.3%     
경영지원                  2.5%    
고객관리(CS)            1.6%       
기타                         9.3%       


+ 자신이 속한 부서의 업무량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
타 부서에 비해 적음               0%
타 부서에 비해 지나치게 많음 11.2%
타 부서에 비해 많음               36.0%
타 부서와 비슷한 수준            50.4%



+ 사내 각 부서 중 가장 업무량이 적은  부서는 어느 부서라고 생각하십니까?


CEO   16.8%
웹 디자인   14.4%
경영지원   12.0%
해외사업   10.8%
고객관리(CS)   10.8%
웹 관리   7.2%
퍼블리싱   4.8%
게임 프로그래밍  2.4%
게임 운영   2.4%
마케팅   2.3%
게임 기획   1.8%
게임 그래픽 디자인    1.2%
홍보   1.2%
기타   11.9%


그러나 A개발사의 마케팅 팀장은 “비교적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운 CEO는 타 직원들 눈에 업무량이 많지 않은 것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타사와의 교류차원에서 업무 외적인 사교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어 사실상 업무량이 적다고만은 볼 수 없다”고 말했다.
2위는 14.4%를 차지한 ‘웹 디자인’, 3위는 12.0%를 차지한 ‘경영지원’ 팀으로 조사됐다. 이는 앞서 웹 관련 부서에서 자신이 속한 부서의 업무가 타 부서에 비해 비교적 많다고 응답한 것과는 다소 상반되는 입장이다. ‘웹 디자인’이라고 답한 응답자들은 “대부분의 웹 관련 부서 직원들은 특별히 업무가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개발이나 마케팅, 홍보팀에 비해 정해진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일이 많은 것 같다”고 답했다.
‘경영지원’ 팀이라고 답한 응답자들 역시 ‘해당 부서의 업무가 긴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특히 ‘웹디자인’, ‘경영지원’팀의 업무가 많지 않아 보인다고 한 응답자들은 해당 부서의 업무가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사실상 별로 없어 보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창의적인 면이 덜 요구되는 부서들이 비교적 업무량이나 각종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워 보인다는 것이 응답자들의 생각이다. 야근 횟수, 구성원의 인원수 등을 기준으로 판단했을 때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었다.
2순위로 응답한 부서 중 1위와 2위에도 ‘웹 관리’, ‘경영지원’ 부서가 포함돼 있어 해당 부서의 업무가 적다고 느끼는 게임사 직원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3순위 1위를 차지한 부서 역시 ‘웹 관리’가 25.4%의 응답 비율을 보였다.
이와 함께 기타 의견에는 ‘판단할 수 없다’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각 부서의 업무가 모두 상이하기 때문에 정량적으로 산출하기 힘들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들은 자신이 속한 부서가 아닌 타 부서의 업무량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판단할 수 없다고 답했다.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게임사에서 가장 업무량이 적은 부서를 찾는 설문을 통해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개발이나 마케팅을 제외한 CEO, 웹 관련 부서, 경영지원, 고객관리 팀의 업무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느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설문에 참가한 응답자들은 대다수가 이는 어디까지나 게임사의 특성상 그렇다는 것이지, 해당부서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그렇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에서 게임을 만들고 이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타 부서에 비해 해당 부서의 업무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의견이다.
B서비스사의 경영지원팀 직원은 “게임회사는 기본적으로 게임을 기획하고 개발한 후, 결과물을 예쁘게 포장해 시장에 내 놓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업무인 것이 사실이다”는 의견을 통해 이를 뒷받침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게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는지, 기업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개발 이외의 타 부서에서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는지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모든 부서가 저마다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C서비스사의 웹 관련 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한 직원은 “웹 관리는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부분보다 세세하게 작업할 일들이 많다”면서 “사람마다 평가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관련 업무를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타 부서에서 웹 관리자의 업무가 적다고 느낀다 면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게임사에는 기본적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이 있고 이를 시장에 내 놓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발자들이 게임개발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지원을 아끼지 않는 부서도 있으며, 자사 게임의 유저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하루일과를 보내는 사람도 있다. 중요한 것은 부서에 상관없이 모든 이들이 자사의 성장과 발전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모든 이들이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다할 때 비로소 하나의 게임사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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