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일렉 키보드)
일렉쿠키의 리더를 맡고 있는 이기명 씨는 평범함을 거부하는 예술가의 기질을 타고 났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시작한 피아노. 그러나 일반적인 연주는 그녀를 만족시킬 수 없었다. “단순히 짜여진 틀에 맞춰 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어요. 보다 젊고, 활기차고, 역동적인 음악의 세계를 경험하고 싶었죠. 그렇게 시작한 음악이 일렉트로닉 연주에요.” 이러한 그녀의 생각은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찰떡 궁합을 자랑하며, 연예계에서의 초청공연은 물론 젊은이들의 문화로 자리잡은 게임관련 행사에서도 환영 받고 있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젊은 게이머들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 게임음악으로의 발전도 추구하고 있다. “최근 공연이 잦아지고 2집 준비때문에 게임을 많이 접하지는 못하지만 젊은 산업인 게임과 우리가 추구하는 음악은 공통점이 많은 것 같아요. ‘리니지’의 OST를 직접 연주해보고 그 느낌은 거의 확신에 이르렀죠.” 일에 대한 욕심은 그 누구에 뒤지지 않지만, 자상한 배려심과 편안한 성격 역시 이기명 씨의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 팀의 리더답게 맏언니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오며 팀원들이 힘들 때마다 격려와 따뜻함으로 감싸주는 그녀가 있기에 일렉쿠키의 앞날은 밝기만 하다.
김보연 (일렉 첼로)
팀내의 살림을 도맡아하는 살림꾼 김보연 씨는 장난끼 가득한 소녀 같은 인상이 강하다. 항상 생글거리는 그녀를 보면 막혔던 가슴이 다 뚫릴 정도. 하지만 그녀에게도 시련은 존재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음악 전공. 고등학교때부터 음악을 시작한 그녀는 집안의 반대를 겪어야만 했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진학한 탓에 부모님들은 힘든 음악가의 길을 걷는 보연 씨를 설득하기에 두 팔을 걷고 나섰다. “처음에는 반대가 너무 심했어요. 물론 저에 대한 사랑이 걱정으로 표현된 것은 알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었죠. 결국 부모님들도 허락은 해주셨지만 내심 걱정하시는 눈치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든든한 후원자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답니다.(웃음)” 음악 외에 그녀는 디자인에 대한 감각도 뛰어나다. 일렉쿠키의 강렬하고 화려한 음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디자인한 의상은 무의미하다고 판단, 이제는 대부분의 무대 의상 디자인을 그녀가 소화해 내고 있다. 각각의 음악을 통해 대중들에게 감동을 전달하고 싶다고 포부를 말하는 한편 현재 준비중인 2집 앨범의 홍보 역시 빼놓지 않는 꼼꼼한 김보연 씨. 감동 전도사의 역할을 자처한 그녀의 바람은 일렉트로닉 첼로의 선율을 따라 현실화 되고 있다.
이성은 (일렉트로닉 바이올린)
한창 뛰어놀 나이인 8살. 다른 아이들은 밖에 나가서 또래 아이들과 어울렸을 무렵 이성은 씨는 손에 바이올린을 쥐었다. 당초 취미로 시작했던 바이올린. 그러나 그녀의 재능은 단순히 취미생활로 치부하기엔 너무도 뛰어났다. “주변의 권유도 있었지만 20살 무렵에 TV를 통해 처음 본 ‘바네사 메이’를 보고 너무나 감동을 받았어요. 멋지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었죠. 처음에는 동경의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꼭 뛰어넘고 싶어요.(웃음) 다른 멤버들과 달리 그녀는 음악과 더불어 게임을 즐겨하는 게임매니아다. ‘스타크래프트’를 시작으로, ‘팡야’, ‘카트라이더’ 등 국내 인기게임은 모조리 섭렵했을 정도. 지금도 틈틈이 시간을 내 게임 삼매경에 곧잘 빠지곤 한다.
또 연습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에도 게임만한 것이 없다는 이성은 씨. 때문에 그녀가 추구하는 음악을 게임과 접목시키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솔로로 활동하던 제가 일렉쿠키라는 그룹을 통해 성장한 것처럼, 게임과 우리의 음악이 만나 더 큰 성장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젊은이들의 문화코드라는 점은 일렉쿠키가 지향하는 바와 가장 잘 맞아 떨어지지요.” 언제든 기회가 된다면 게임과 관련된 연주를 해보고 싶다는 이성은 씨. 일렉쿠키의 음악과 게임을 결혼시키기 위한 그녀의 노력이 꽃피울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사진=김은진 기자 ejui77@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