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이하 와우) 유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이 있다.
아즈샤라 서버에서 ‘향기요정’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정주 씨(30)가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지난 19일 곰TV에서 중계되고 있는 ‘와우’리그 ‘K-Swiss 더네임드(the named)’에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해당 대회가 와우 내 유명 게이머 16명을 초청해 경기를 펼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녀의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 지 짐작케 한다. 특히 박 씨는 오는 6월 파리에서 개최되는 ‘와우 아레나 토너먼트’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겠단 각오다. 여성 유저로서는 거의 유일하게 ‘와우’에서 최고 실력을 뽐내고 있는 그녀의 활약상을 기대해보자.
박 씨는 현재 ‘와우’ 내 투기장에서 검투사 칭호를 받고 있다. 검투사 칭호를 받기 위해선 상위 0.5%로 안에 들어야 한다.
대부분이 남성 유저라서 그런 지 그녀는 주목을 받기가 더 쉬웠다고 말했다.
“‘정말 여자 맞아?’라는 질문이 제일 많아요(웃음). 사실 MMORPG는 레벨업을 하는 게 주된 목표잖아요. 저는 그런 것에 흥미를 못 느낀 것 같아요. 오히려 상대방이랑 싸워서 이기는 게임이 적성에 딱 맞아요. 와우 투기장을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죠.”
그녀는 와우를 접하기 전엔 스타크래프트를 즐겨했다. 당시 유명 게이머를 배출하기로 잘 알려졌던 ‘난길드’에서 활동한 전력도 갖고 있다.
그러나 박 씨는 ‘와우’를 접하고 나선 딴 게임엔 눈길 한 번 준 적이 없다면서 강한 애착을 보였다.
“일주일에 5일 정도는 하루 4시간 정도 ‘와우’에 푹 빠져 지내요. 파리 대회에 출전하려면 팀원들과 연습도 중요하기 때문에 요즘엔 좀 더 집중하고 있죠. 세계에서 최고 잘 나가는 유저들이 자웅을 겨룬다고 생각하니까 벌써부터 흥분된다니까요.”
사실 막강한 게임실력과 달리 그녀의 실제 외모는 여리다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여성스럽다. 게다가 약사인 박 씨는 누가 봐도 1등 신부감으로 적격이다. 아직 애인이 없다는 그녀는 수줍게 고백했다.
“게임 속에서 인연을 맺는 사람들도 종종 봤는데 부럽더라고요.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남자친구가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