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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크래프톤 이민호 e스포츠 총괄, “배그 대회 내년 판 커진다 ... 팬 약속 지킬 것”

  • 방콕=박준수 기자 mill@khplus.kr
  • 입력 2023.12.03 22:59
  • 수정 2023.12.0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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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이 태국 센트럴 랏프라오 내 방콕 컨벤션 센터 홀에서 자사 e스포츠 사업을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해당 행사에는 크래프톤 이민호 e스포츠 총괄이 참석해 올해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상황을 되짚어 보고 향후 계획을 공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민호 총괄은 올해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를 운영하면서 적지 않은 성과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먼저 게임단과의 상생을 위해 도입한 글로벌 파트너 팀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했으며, 뷰어십 역시 이전보다 하방이 높아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 2023(이하 PGC 2023)’의 경우 그랜드 파이널 1일차 전 세계(중국 제외) 뷰어십이 약 42.2만을 달성하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 총괄은 올해 거둔 성과를 기반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대회 확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팬 및 커뮤니티와의 약속을 지켜나가면서 e스포츠 행사를 종합적인 펜 페스티벌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 강조했다.
 

사진=경향게임스
사진=경향게임스

 

이하는 QA 전문

Q. 크래프톤으로 온 이후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민호 :
이전보다 사업적 마인드를 갖추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크래프톤은 글로벌 규모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으며 정말 다양한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게임뿐만 아니라 퍼블리싱, 딥러닝, 메타버스, e스포츠 등 여러 사업 영역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3년을 돌아보면 여전히 시행착오도 많이 하고 있지만, e스포츠 팬들과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해왔고 그 결과가 조금씩은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Q. 올 한해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무엇이었나
이민호 :
2023년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에 대한 방향성을 이야기하면서 첫째는 글로벌 이벤트의 확장, 둘째는 ‘글로벌 파트너 팀’ 프로그램을 위시한 구단들과의 상생, 셋째는 팬들과 호흡하는 인프라 구축을 꼽았다. 2023년을 마무리하는 지금 시점에서 이것을 키워드로 바꾸어 이야기하자면 ‘약속’과 ‘상생’ 두 가지인 것 같다.
우리가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에 많은 투자를 하고 다양한 시도를 했음에도 기대만큼의 성장을 못한 이유 중 하나는 한 가지 길을 뚝심 있게 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커뮤니티에서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는 변화가 자주 일어나 피로감이 느껴진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코로나로 인해 기존에 진행했던 대회의 형식을 많이 바꿀 수 밖에 없었던 부분도 있다. 그래도 우리가 작년과 올해 ‘펍지 네이션스 컵(PNC)’과 ‘펍지 글로벌 시리즈(PGS)’를 부활시켰다. 커뮤니티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이러한 기조는 앞으로도 이어갈 예정이다.
둘째로 우리가 올해 처음으로 글로벌 파트너 팀 프로그램을 시작해 8팀을 선정했고, 팀 브랜디드 스킨도 만들고 수익도 공유하고 PGS 진출권을 부여하는 등 세계 최정상급 팀들과 동반 성장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스킨의 매출도 괜찮은 편이었고, 지금까지 열린 주요 글로벌 대회를 모두 글로벌 파트너 팀들이 우승했다. PGC 2023에서도 글로벌 파트너 팀 가운데 여섯 팀이나 그랜드 파이널에 진출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두 팀 정도 늘려서 10팀 정도로 서서히 프로그램의 규모를 늘려가려고 한다. 기존의 오픈 시스템 하에서 기존에 함께 했던 팀들에게 박탈감 주지 않도록 안정적인 운영 모델을 추구해 나갈 생각이다.

Q. 올해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가장 큰 이슈 가운데 하나가 배틀그라운드 인게임의 경쟁전과 e스포츠의 동기화였다. 다양한 신규 피처와 새로운 맵이 도입됐는데 이 같은 변화가 당초 의도했던 대로 잘 반영됐다고 생각하나
이민호 :
크래프톤 차원에서도 많이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다. 게임을 만들면서 들이는 고민의 시간이 있는데 사실 그런 고민의 결과물을 누구보다 잘 보여줄 수 있는 것은 프로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경쟁전과 e스포츠 사이의 완전한 동기화를 이뤄냈고, 우리는 내부적으로 그 결과에 대해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선수들이 일반 이용자들보다 새로운 요소들을 정말 잘 활용하고 있고, 무기 사용도 다양해지고 있는데 이런 부분들이 보는 재미를 확실히 늘려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 유망주 수급을 위해서도 반드시 나아가야 하는 방향이라 본다. 이제 배틀그라운드의 신규 맵 ‘론도’도 공개되는데,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경쟁전과 e스포츠를 통해 적극적으로 프로모션하고, ‘론도‘의 진정한 재미를 프로 선수들을 통해 적극적으로 전달할 생각이다.

Q. 이번 대회를 보면 규모는 과거와 비교해서 조금 줄어들었지만, 실리를 많이 고려하고, 오히려 팬들이 참여할 수 있는 요소를 많이 넣었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반응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대회의 콘셉트를 바꾼 이유가 있다면
이민호 :
크래프톤뿐만 아니라 전 세계 e스포츠가 변화의 시기를 맞았다. 우리는 지속 가능한 e스포츠를 위해서 그런 작업을 시작했다. 아울러 선수들을 위해 최선의 환경을 제공하되 팬들과의 접점을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매일 ‘팬밋업’ 행사를 하고 있다. 또, 지난 PNC 2023부터는 펍지 스튜디오의 개발 리더십이 현장에 와서 선수들을 직접 만나 피드백을 듣는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선수들도 자부심을 갖게 되고 개발팀도 피드백에 만족하고 있다. e스포츠 행사가 종합적인 팬 페스티벌로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신규 맵 추가 도입에 대해서 일부 선수들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신규 맵 추가와 관련하여 선수들과 어떻게 교감하고 있나 
이민호 :
우리 게임의 장르적 특성상 일정 수준 이상의 경기 수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그랜드파이널만 해도 15개 매치로 하면 운의 요소가 너무 크게 작용하고, 18개 매치는 아슬아슬한 수준이고, 24개 매치가 되면 지루해진다. 하루에 6개 매치를 하면서 비용을 포함한 효율성을 추구하고 있다. 다만, 맵을 고정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내년에는 상하반기에 맵 선정을 다르게 하고, 또 대회마다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기본적인 맵인 에란겔은 안 바뀌겠지만, 태이고나 비켄디 대신 론도가 들어간다거나 하는 방식이 될 수 있겠다. 프로 선수들은 사실 누구보다 보수적일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상황이 주어지면 누구보다 빠르게 적응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선수들의 의견을 경청하되 변화를 주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 선수들은 선수로서의 입장에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누구보다도 우리 게임과 e스포츠에 애정이 많기에 늘 좋은 의견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항상 그 의견을 경청하겠지만 그렇다고 선수들의 의견대로만 따라가면 오히려 선수들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를 위한 자체 프로덕션을 구축할 계획은 없는지
이민호 :
성수동에 준비 중인 신사옥에 경기장 역할을 하는 공간을 준비 중이다. 경기장에 더해 복합문화공간 역할을 겸하는 것을 준비 중이고 기본 설계까지는 나와 있다. 우리도 여러 방향을 고민 중인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로서는 외부 파트너사들로부터 투자를 많이 받고 있는데 이를 많이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Q. 공시를 통해 e스포츠 부문의 예산이 많이 줄었다는 것이 공개됐다. 팬들도 그런 부분 아쉬워하고 있는데, 크래프톤이 e스포츠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민호 :
절대적인 예산의 규모가 줄었기 때문에 이전과 동일한 환경은 아니다. 그런데 이것은 방향성의 문제다. 초기에는 다소 무리하게 글로벌 전 지역으로 리그를 성공시키려고 애를 많이 썼으나 지속하기 쉬운 것은 아니었다. 현재는 전반적인 밸런스를 다시 맞추고 있다. 지역별 e스포츠 이벤트의 경우 1회성인 것들은 가급적 지양하려고 하고 있다. 결국 프로 선수들이 가장 가슴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대회를 많이 개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글로벌 대회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 지역별 대회는 그것을 위한 마중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역별 대회도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특히 한국 등 수준이 높은 지역일수록 지역별 대회만을 보고 프로 선수들이 경기를 뛸 거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한 발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Q. 그러면 글로벌 대회가 늘어나는 만큼 지역별 대회는 줄어드나
이민호 :
축소는 아니고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의 딜레마 중 하나가 지역별 대회에서 나오는 뷰어십 등을 감안하면 글로벌 이벤트에서 나오는 수치가 지금보다 더 커야 하는데 그렇게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 지역별 대회를 이끌어가는 역량이 안 나오면 글로벌 대회를 아무리 해도 스토리텔링이 이어지지 않아 공백이 생긴다. 그런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내년 주안점 가운데 하나다.

Q.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는 다수의 팀이 동시에 경기를 치르는 방식이다 보니까 시청자의 관점에서 봤을 때 어렵다. 매치에 참가하는 팀들을 갈수록 소거하는 컷오프 방식을 통해 강팀끼리 붙게 만드는 그림을 만들면 보는 재미를 더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방식의 개편에 대해 생각해 본 바가 있는지
이민호 :
우리 게임의 본질이 ‘생존’인데 그건 결국 ‘엘리미네이션’으로 이어진다. 나도 내부적으로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예를 들어 총 18개 매치를 3일간 진행한다고 하면, 마지막 3일차에 가서는 12매치부터는 하위 2개 팀씩 탈락을 시키자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그 밖에도 다양한 구상을 해보곤 한다. 예를 들어 자기장 구도를 보고 그 매치에 치킨을 먹을 수 있겠다 싶으면 두 배의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더블업’ 찬스를 사용할 기회를 주는 것도 생각해 봤다. 등급상의 문제가 따르게 되겠지만 베팅을 하는 방식의 스트리밍 대회도 구상해 본 적이 있다.
또, 직관성 부분에서도 이번 대회에서도 관전 포인트나, 랜드마크 같은 부분에서 더욱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점이 조금 분산되는 느낌이 있는 것은 맞다고 본다. 실제로 이벤트 대회 같은 데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그런데 우리 게임이 랜덤성이 있는 e스포츠다 보니까 일정 수준 이상의 공정성을 추구하기 오히려 더 전통적인 스포츠스러움을 추구하는 측면도 있기는 하다. 티밍을 우려해서 모든 선수들이 동일한 캐릭터 의상을 입고 경기를 하는데 공정성을 기본으로 추구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도 끊임없이 더 좋은 방법이 없을지 고민하고 있다. 이제는 오히려 임팩트를 주고 개성을 주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내년에 목표하는 방향과 팬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이민호 :
올 한해 e스포츠를 하면서 목표했던 부분을 일정 부분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첫째로 글로벌 파트너 팀들과 상생하는 목표를 달성했고, 팀들과의 신뢰도도 확실히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그런 기초체력 부분에서 성과가 있었다. 뷰어십 차원에서도 아주 만족할 수는 없지만 하방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졌다. 다만, 임팩트를 어떻게 더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남는데, 한 번에 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년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잘해보려고 한다. 어떤 부분이 더 큰 만족감을 줄 수 있을지, 콘텐츠로서 더 좋아질지 생각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체계를 갖추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도 e스포츠 시장이 장밋빛은 아니고 상황이 녹록지 않을 수 있겠지만 우리는 약속을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고 최대한 확장성을 가져가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진심이 팬분들의 마음에 닿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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