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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게임의 허와 실 ②PC게임

  • 지봉철
  • 입력 2002.09.1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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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PC게임들이 3D로 완전히 방향을 잡았다. 해외게임업체들이 3D로 완전히 돌아선 것은 이미 2년전부터. 3D로는 도저히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던 전략시뮬레이션 장르가 2000년을 기점으로 3D로 모두 돌아선 것이 이를 증명한다. 올해 최고의 기대작인 블리자드의 화제작 워크래프트3도 이미 2년전 기획단계부터 3D로 계획됐다.
스포츠, 액션 장르에서는 이미 3D가 완전히 정착했다. 해외에서는 액션게임 대작들인 퀘이크, 언리얼, 둠 시리즈 등이 서로 3D 그래픽 퀄리티 경쟁을 벌이며 게이머들의 시선을 자극하고 있으며 스포츠 게임은 모션캡쳐를 이용한 사실적인 그래픽이 경쟁요소로 떠올랐다. EA의 피파 시리즈, 3DO의 하이힛트 베이스볼 시리즈 등이 대표적.
국내에서도 이미 액션 장르에서는 3D 추세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출시한 재미시스템의 액시스, 조이온의 기어즈가 3D로 제작됐다. 롤플레잉 장르에서도 3D추세는 나타난다. 2D로 제작된 발더스게이트를 마지막으로 대작 롤플레잉 게임들인 울티마9, 디아블로2, 발더스게이트2, 풀오브레디안스, 마이트앤매직7,8 등이 부분적이나마 3D 그래픽을 추구하고 있는 것.
그러나 국내에서는 3D 롤플레잉 게임이 아직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 2000년 출시한 3D 롤플레잉 게임 손노리의 악튜러스와 지난해 출시한 소프트맥스의 마그나카르타는 모두 ‘리콜’조치로 한바탕 큰 소동을 치뤘다. 가장 늦게 3D를 채택한 전략시뮬레이션 장르는 작품성은 인정받고 있지만, 상업적인 면에서는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분위기.
번지소프트의 미스 시리즈부터 지난해 출시한 웨스트우드의 엠페러: 배틀 포 듄까지 작품성은 인정받았지만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게임은 아직까지 없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 액티비전의 다크레인2, 레릭의 홈월드, 샤이니의 새크리파이스 등이 작품성은 높게 평가받았으나 상업적인 성공을 못거둔 대표적인 게임들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민커뮤니케이션이 3D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비너시안을 출시했으나 역시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진 못하고 새로운 3D기술을 선보였다는 것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유난히 3D 전략시뮬레이션 장르가 고전하는 이유는 빠른 손놀림과 화면전환이 자주 있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상대의 움직임과 전체맵의 활용이 잦은 게임 진행 방식 속에서 한눈에 바로 확인이 안되는 3D 그래픽은 오히려 불편함만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상업적인 성공에 대한 불확실함은 아직도 국내 게임개발사들이 태조왕건, 쥬라기원시전2, 킹덤언더파이어, 아트록스 등의 2D게임을 계속해서 만들게 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국내외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출시될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3를 주목한다. 스타크래프트의 뒤를 잇는 블리자드의 차기작이라는 간판과 국내외 수백만명의 매니아들을 형성한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최신작이라는 타이틀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관심을 끄는 것은 3D로 제작되는 최초의 블리자드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이라는 점. 워크래프트3의 성공여부는 향후 출시될 3D전략시뮬레이션 게임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다면 이후 출시될 게임들은 모두 3D로 기획될 것이 분명하다. 반면에 실패를 거둔다면 전략시뮬레이션 장르와 3D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게임업계 전반에 흐를 것으로 보여 이후 3D 전략시뮬게임은 큰 변화를 겪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을 제외하고는 PC게임의 3D추세는 올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윈도우기반의 마이크로소프트 비디오 게임기 ‘X박스’가 올해 전세계적으로 보급될 전망이고 플레이스테이션2나 게임큐브가 모두 3D기반의 그래픽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3D그래픽카드의 보급가격이 더욱 낮아지고 있다는 것과 그래픽이 게임구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최근 구매경향도 3D그래픽 게임들의 전망을 더욱 밝게 한다.
미국의 3D그래픽 제조회사인 엔비디아가 지포스4의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id소프트의 둠4가 지포스4 그래픽카드에 최적화돼 제작되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추세를 이루고 있는 3D그래픽화에 대한 국내 게임업계들의 대응은 아직도 크게 모자라다. 3D엔진개발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게임개발업체들이 전무한데다 3D에 대한 기본지식도 아직 미국과 일본은 물론 국내 게임들의 수출국인 대만보다도 훨씬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리콜결정을 내린 마그나카르타가 이에 대한 대표적인 경우. 소프트맥스의 최연규실장은 “1년동안의 제작기간 중 6개월 동안은 3D를 공부했다고 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고 털어놓을 만큼 국내의 3D기술력 및 인프라는 전무한 상태다. 세고엔터테인먼트의 렙툰GL, 소프트맥스의 아수라엔진, 손노리의 왕리얼엔진 등의 국내 자체개발 3D엔진들도 게임개발 현장에서 사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오히려 해외의 3D엔진들이 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유명한 해외 3D엔진인 언리얼, 퀘이크, 리스텍엔진 등은 이미 국내 게임업체들과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해 판매하고 있으며 또한 엔진 판매를 위해 다양한 국내 업체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 진인소프트의 혼 등이 해외 3D엔진을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예다. 3D게임을 제작하고 있는 국내 게임개발사들이 해외게임엔진을 더 선호하고 있는 것은 이미 출시한 게임들을 통해 엔진의 우수성을 검증했기 때문이다. 리스텍 엔진을 사용해 게임을 개발중인 진인소프트의 송일욱 사장은 “엔진개발능력이 없기 때문이라기 보다 검증된 해외 3D게임엔진을 사용하는 것이 게임의 완성도를 더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라며 “3D게임엔진을 자체 개발하는데 들어가는 노력을 게임쪽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소프트맥스의 최연규실장도 “국내에는 3D그래픽에 대한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3D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개발팀원 전체가 다시 새롭게 교육이라도 받아야할 입장”이라고 말해 3D 그래픽에 대한 국내 게임업체들 및 관계기관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아직도 미흡하다는 것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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