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실물연계자산, 블록체인 기술 새로운 희망으로 각광

  • 유동길 기자 ydg@khplus.kr
  • 입력 2024.03.29 14:37
  • 수정 2024.03.29 16:22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실물연계자산(RWA)이 차세대 주자로 각광받고 있다. 실물연계자산은 통화, 상품, 주식, 탄소 배출권, 부동산, 채권, 미술작품 등을 토큰화하고 블록체인을 통해 거래하는 것을 뜻한다.
업계에서는 오는 2030년 실물연계자산 시장 규모가 최소 4조 달러(한화 약 5,388조 원)까지 커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실물연계자산 시장이 ‘통화 당국 및 규제 기관의 시장 인식’, ‘토큰화 가능 자산 증가’, ‘활발한 블록체인 개발자 인재 풀’을 동력 삼아 약진할 거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물연계자산의 장점으로는 ‘가치 유지’, ‘시·공간 없는 거래’, ‘빠른 결제와 비용 절감’, ‘분할 소유’ 등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실물연계자산 분야가 전문적이라는 점에서 실력있는 기술 지원 업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실물연계자산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문은 미국 달러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다. 귀금속 등 상품(商品) 기반 스테이블코인, 국채토큰화, 사모대출 분야 실물연계자산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사진=istockphoto
▲ 사진=istockphoto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23년 2월 실물연계자산의 한 갈래인 토큰증권(STO) 발행이 금융위원회로부터 허용됐다. 최근에는 오는 4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토큰증권 법제화를 마무리하겠다는 공약이 정부 여당과 야당으로부터 발표되기도 했다.

실물연계자산이란
실물연계자산은 통화, 상품, 주식, 탄소 배출권, 부동산, 채권, 미술작품 등을 토큰화하고 블록체인을 통해 거래하는 것을 뜻한다. 토큰증권도 실물연계자산과 개념적으로는 유사하다. 그러나 토큰증권의 경우 증권성이 있는 자산에 한정된다는 점에서 실물연계자산의 일부분으로 포함될 수 있다.
토큰증권과 실물연계자산은 블록체인 구동방식에서도 차이점을 갖는다. 실물연계자산은 퍼블릭(공공)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나, 토큰증권은 프라이빗(사설) 블록체인을 토대로 한다. 퍼블릭 블록체인의 경우 은행이나 증권거래소의 개입 없이 거래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개방형 또는 무허가형으로도 불리는 퍼블릭 블록체인은 중앙 집권화된 조직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읽기나 쓰기 등의 참여가 가능한 블록체인을 의미한다. 반면, 사설 블록체인은 기관 또는 기업이 운영하며 사전에 허가를 받은 사람만 쓸 수 있는 블록체인을 지칭하는 용어다. 
 

▲ 사진=FLICKR
▲ 사진=FLICKR

업계가 예상하는 오는 2030년 시장 규모는 최대 16조 달러(한화 약 2경 1,542조 원)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실물연계자산 시장이 오는 2030년 전 세계 총 생산량(GDP)의 10%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대형 금융사인 씨티그룹(Citi Group)의 경우 같은 시점 최소 4조 달러(한화 약 5,388조 원)를 예상치로 제시했다.
시장 내 실물연계자산 낙관론은 ‘통화 당국 및 규제 기관의 시장 인식’, ‘토큰화 가능 자산 증가’, ‘활발한 블록체인 개발자 인재 풀’ 등을 근거로 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규제 기관의 감독 방향’, ‘플랫폼 보안 문제’로 시장 확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비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주요 장점은
‘가치 유지’는 실물연계자산의 첫 번째 장점이다. 실물연계자산의 경우 블록체인 위에 구축되지만, 토큰 자체는 실물 자산 가치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가상화폐로 알려진 디지털자산보다 ‘가치 유지’ 측면에서 이점을 갖는다.
두 번째 장점으로는 ‘시·공간 없는 거래’를 꼽을 수 있다. 실물연계자산은 퍼블릭 블록체인을 통해 발행되기 때문에 은행이나 증권거래소의 영업시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특히, 미술품 등의 자산은 접근성이 낮다는 점에서 공간적인 면에서도 시장 참여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한다.
 

▲ 사진=MEDIUM
▲ 사진=MEDIUM

실물연계자산의 세 번째 장점으로는 ‘빠른 결제와 비용 절감’이 있다. 블록체인 인텔리전스 플랫폼인 쟁글(Xangle)에 따르면 실물연계자산 발행 과정에는 예탁결제원, 명의개서대행인, 증권거래소, 매매중개인의 참여와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분할 소유’는 네 번째 실물연계자산의 장점이다. 실물연계자산을 통해 개인 투자자는 단위 원가가 높은 부동산, 미술품을 ‘분할 소유’할 수 있다. 개인 투자자의 ‘분할 소유’는 다시 실물연계자산 시장의 유동성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쟁글은 “실물연계자산은 시장 내 활발한 거래 환경을 저해하는 고액의 단위 원가, 높은 거래 비용, 거래 및 결제 단계에서의 준수 의무를 제거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라며 “이러한 장점이 시장에서 쓰이지 않는다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의미가 없다”라고 말했다.

업계 반응은
실물연계자산에 대한 이목은 가상화폐 업계보다 전통 금융에서 더 높게 나타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을 비롯해 씨티그룹(Citi Group)과 가상화폐에 회의적인 제이피모건(J.P.Morgan) 투자은행까지 모두 실물연계자산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발행사인 블랙록은 최근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실물연계자산 펀드를 출시했다. 블랙록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3월 20일 현금, 미국 국채 등에 투자해 토큰 보유자에게 수익률을 보장하는 펀드 ‘비들(BUIDL)’을 발행했다.
 

▲ 블랙록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3월 20일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최초의 ‘실물연계자산 펀드인 ‘비들(BUIDL)’을 출시했다(사진=야후파이낸스)
▲ 블랙록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3월 20일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최초의 ‘실물연계자산 펀드인 ‘비들(BUIDL)’을 출시했다(사진=야후파이낸스)

씨티그룹은 지난해 자체 보고서에서 ‘가치를 갖는 거의 모든 것’은 실물연계자산화 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실물연계자산은 블록체인의 ‘주요 사용 사례(Killer use-case)’의 하나로 산업 성장 돌파구로 자리매김할 거란 관점이었다.
제이피모건의 경우 지난해 10월 자체 프라이빗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에서 블랙록의 주식을 디지털 토큰으로 전환해 영국계 금융기업인 바클레이스(Barclays)에 담보로 전송했다. 당시 제이피모건은 블록체인 기술로 평균 하루가 소요되던 거래 시간이 즉각적인 수준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의 경우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만약 실물연계자산 기술을 지원하는 업체가 파산하거나, 기술적 위험을 야기할 경우 지급불능 사태가 촉발되는 등 위험 요소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 현황은
현재 실물연계자산 시장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는 스테이블코인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 또는 귀금속과 같은 특정자산의 가치를 일대일로 추종하는 가상화폐다. 일반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은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자산 매입에 쓰이나, 일부는 송금 목적으로 이용 중이다.
 

▲ ‘테더(USDT)’, ‘유에스달러코인(USDC)’, ‘다이(DAI)’ 가상화폐는 실물연계자산 스테이블코인 시장 전체 점유율의 95%가량을 보유하고 있다(사진=코인게코)
▲ ‘테더(USDT)’, ‘유에스달러코인(USDC)’, ‘다이(DAI)’ 가상화폐는 실물연계자산 스테이블코인 시장 전체 점유율의 95%가량을 보유하고 있다(사진=코인게코)

시장 조사 업체인 코인게코(Coingecko)에 따르면 실물연계자산 업계 내 스테이블코인 부문의 점유율은 99%를 상회한다. 그 중에서도 ‘테더(USDT)’, ‘유에스달러코인(USDC)’, ‘다이(DAI)’ 가상화폐는 스테이블코인 시장 전체 점유율의 95%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실물연계자산 중 상품 스테이블코인도 존재한다. 상품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귀금속이 주도 중이다. 귀금속 중에서도 금(金)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전체 시가총액의 83%를 구성한다. 다만, 상품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화폐 시장 규모의 0.8%에 불과한 상황이다.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국채토큰화 시장이다. 국채토큰화 시장에서는 국채 등 전톰금융의 실물 자산이 토큰화돼 펀드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3억 3,200만 달러(한화 약 4,470억 원) 상당의 미국 국채를 토큰으로 발행한 프랭클린템플턴(Franklin Templeton)은 국채토큰화 시장 내 주요 업체다.
실물연계자산이 사모대출 분야에서 쓰인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대체투자의 한 종류인 사모대출은 펀드를 통해 중소기업, 인수금융, 창업투자회사(벤처캐피탈) 등에 자금을 대여하는 식이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사모대출 실물연계자산 시장 규모는 지난 2월 1일 기준 4억 7,030만 달러(한화 약 6,332억 원)다.
 

▲ 미국 국채토큰화 시장 규모는 지난해 641% 성장했다(사진=코인게코)
▲ 미국 국채토큰화 시장 규모는 지난해 641% 성장했다(사진=코인게코)

국내 상황은
국내에서는 토큰증권을 중심으로 실물연계자산 시장이 구축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2월 토큰증권 발행을 허가했으며, 관련 법제화는 정부 여당과 야당의 오는 4월 총선 공약으로 내걸린 상태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총선 공약으로 연내 토큰증권 입법 마무리를 내세웠다. 신생기업이 자금조달 방식으로 토큰증권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토큰증권을 통해 시장 참여자들이 자산수익률 제고를 기대할 수 있을 거라고 덧붙였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토큰증권 법제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투자자 보호에 초점을 맞춰 토큰증권 기초자산에 대한 회계감사 및 권리관계 확인 체계를 도입하겠다고 전했다. 거래체계를 정비하겠다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의 기조다.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부산시의 경우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를 통해 귀금속, 원자재, 탄소배출권 등 실물연계자산 거래 플랫폼을 개설할 계획이다. 부산디지털자산자산거래소는 조직 구성과 시스템 구축 과정을 거쳐 올해 하반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금융 업계에서는 국내 토큰증권 시장이 오는 2030년 367조 원까지 커질 거란 예상이 하나은행 산하 하나금융경영연구소로부터 나왔다. 업비트 가상화폐 거래소 산하 투자자보호센터의 경우 실물연계자산으로 비유동자산과 유동자산의 경계가 희미해질 거란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 사진=하나금융경영연구소
▲ 사진=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한편 가상화폐 프로젝트도 실물연계자산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실물연계자산 관련 주요 가상화폐 프로젝트로는 ‘마운틴프로토콜(Mountain Protocol)’과 ‘온도파이낸스(Ondo Finance)’가 있다. 두 프로젝트는 국채토큰화 부문에 주력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