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창간3주년 특별기획 Life is GAME, GAME's Life 4> 경향게임스 일주일

  • 윤영진 기자 press@khplus.kr
  • 입력 2004.12.12 22:20
  • 수정 2012.11.27 12:00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게임스 패밀리’ 그들을 말하다

감명 깊게 읽은 소설이나, 감동의 파노라마를 연출하는 영화를 보노라면, 과연 이 같은 소설, 영화를 만든 이들은 누구일까. 궁금증이 야기된다. <경향게임스> 창간 3년. 물론 개중에는 떨어지는 기획도 있었으리라. 하지만 독자들의 눈과 발이 돼 오로지 ‘게임’이라는 한 우물만 파온 것을 억지스레 면죄부 삼아 나름, 경향게임스 일주일이라는 자축의 장을 마련했다.

[Tuesday] start
주간지의 성격상 월요일이 종장에, 화요일이 초장에 해당된다. 즉, 월요일에 마감을 마친 뒤 화요일부터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는 형태라 하겠다.

■ AM 09:00
월요일에 발행했던 신문에 대한 평가가 내려진다. 잘못된 부분은 반성을, 아쉽거나 미진했던 부분들은 추가 조사 진행 여부를 진단한다. 물론 이는 기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디자인에 대한 평가도 병행된다. 이 모든 과정은 좀 더 발전된 <경향게임스>를 만드는 초석이 된다. 하지만, 이젠 내성이 생겼는지 반성의 기미는 거의 없다. 티만 나지 않는 걸까.

■ AM 11:00
자신이 담당한 코너에 대한 취재가 시작된다. 취재원들을 만나고, 게임 관련 업체들에 대한 순방 길에 오른다. 오전 기획회의를 통해 이미 완성된 기획 초안은 화요일의 결과에 따라 변동이 이뤄진다. 혹자는 말한다. 이때부터가 땡땡이의 시간이라고.

■ PM 05:00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야 할 시간이다. “오늘 미팅이 X시에 있어서요. 만나고 회사 들어가면 너무 늦을 것 같네요. 직퇴하겠습니다.” 열정적인 모습(혹은 땡땡이의 연장선)은 아름다움 이상의 감동일 터.

[Wednesday] …ing
실질적으로 마감에 돌입한다. 수요일의 일 진척도에 따라 한 주간 일의 대한 전체적인 속도가 변화한다. 보다 알차게, 보다 신속하게, 보다 정확하게란 삼박자의 중추적 시기.

■ AM 09:00
지각자들이 속출한다. 어제 과음한 탓이리라. 취재원들과의 술자리가 일에 대한 연장선상이라고는 하나 이날만큼 지각자가 많은 날도 없다. 얼마나 늦느냐고? 최대 5분을 넘진 않는다. 배짱이 없는 걸까. 차라리 5분만 빨리 기상했으면 좋으련만.

■ AM 11:50
점심 식사를 위해 모든 일 처리를 중지한다. 대다수 기자들은 국장과 팀장의 두터운 지갑에 식대를 의존하고 있는 실정. 오죽하면 이런 말을 했을까. 국장 왈 “점심 때 맞춰서 취재 좀 나가”. 물론 유쾌한 농담 이상의 의미는 없다.

■ PM 01:00
회사에는 개미 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는다. 모두들 바쁜 탓이다. 집에서 잠을 자던, 놀러 갔던, 혹은 정말 열심히 일을 하건 간에 중요한 것은 회사는 이미 텅 비었다는 사실. 시간이 촉박하다. 수, 목, 금 3일 안에 신문 지면상의 기사들을 모두 채워야만 하는 까닭이다. 바쁘다. 바빠.

[Thursday] …ing
칠요일 중 가장 몸을 사려할 날. 마감이라는 칼날 앞에, 엄포령이 떨어진다. “12시 전까지 모든 원고를 내도록”.

■ AM 09:50
오전 임원 회의가 있다. 이 시간에 마감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다수의 중요 마감이 이날 12시라는 마지노선 내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방법은 셋. 마감을 완료하거나 외근이란 핑계로 탈출을 감행한다. 혹은 얼굴 철판을 깔고 귀머거리 흉내를 낼 수밖에.

■ AM 12:00
식사시간이지만, 식사를 하러 가자는 이도, 식사를 할 생각도 없다. 오로지 마감과의 싸움이다. 매번 듣는 소리 지겹기도 하련만, 마감은 언제나 버겁기만 하다. 이때를 가리켜 어느 기자는 이렇게 말한다. “목요일은 다이어트 하는 날인가 봐. 점심을 먹은 적이 없네”라고.

■ AM 10:00
디자인팀이 출근한다. 본격적인 마감 리미트 게임지가 풀로 차버렸다. 일할 그 무언가를 계속해서 던져 주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국장과 디자인팀의 더블 플레이식 쪼임에 살아남기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Friday] …ing
최후 결전의 장. 살아남는 것만이 목적이다. 거의 대다수 기자들이 가장 빨리 출근하는 날인 동시에, 일부 기자들은 지난 목요일 잠을 포기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 AM 7:30
이른 시간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자리는 이미 차있다. 기존에 지각하며 마이너스됐던 출근 시간의 평준화를 앞당기기 위한 의도일까. 아니다. 일에 대한 부담감 탓이리라.

■ AM 9:00
국장의 출근 시간. 문이 열림과 동시에 살얼음을 걷듯 조심스러운 행동들이 이어진다. 비타X00로 인사를 대신해도, 결코 용납될 수 없다. 마감 마지노선에 대한 침범은 말 그대로 목숨을 건 도박 이상의 의미가 없다. 모두들 숨 죽이고 원고만을 쓰고 있다. 따닥따닥. 자판 두들기는 소리만이 공허한 사무실에 메아리친다.

■ PM 07:00
퇴근 시간은 이미 지나버렸다. 일부 용기 있는 기자만이 퇴근을 말한다. ‘퇴근=자유’라는 등식 앞에 마감이라는 높디높은 벽은 쉽사리 무너지지 않는다. “원고 다 썼어?” 그 한마디에 도로 주저앉아버리기 일쑤.

[Saturday] rest
토요일은 휴무. 무엇을 하는지 알 길이 없다. 몇몇 기자들은 이 날도 취재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본인을 비롯, 과반수는 자신의 생활을 즐기기 일쑤.

■ AM 11:00
잠에서 깬다. 그 동안 못 즐겼던 게임을 즐기는데 시간을 할애한다. 일부 여기자들은 소개팅에, 남기자들은 좀 더 긴 늦잠에 빠져있을 시각이다.

■ PM 03:00
회사로 출근한다. 집에 남아있을 경우, 자신의 끝없는 게으름으로 인해 마감을 끝마칠 자신이 없기 때문일까. 여하튼 회사에 출근하면 꼬옥 한, 두 명의 기자들이 이미 출근해 있는 상태. 열심히라기 보단 지난 며칠 탱자탱자 논 대가다.

■ PM 7:00
연인과의 약속이나, 술이라는 포션을 섭취하기 위해 뿔뿔이 흩어진다. 이후 소식은 알 길이 없다. 한주간의 회포를 푸는 정도로 해석할 밖에.

[Sunday] rest
완벽한 자유. 일주일 중 일요일이 3번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상상해왔던 그 날이다. 즐거움에 콧노래가 나오는 이 날의 기쁨은 독자 모든 분들도 알고 있을 터.

■ AM 10:00
어제 외박한 뒤, 집으로의 회군을 하거나, 기상 시간이 될 오전 11시. TV의 즐거운 프로그램들을 보며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단순히 유희를 즐기기도 한다.

■ PM 09:00
내일 마감이 걱정이지만, 아직은 시간이 여유로운 상태. 좀 더 게임도 즐기고, 좀 더 TV 시청에 매진한다. 좀 더 잠을 자고, 좀 더 술과 친분을 쌓기도.

■ PM 11:00
마감에 대한 마지막 압박이 밀려온다. 하지만 당장은 원고에 매진하지 않는다. 미리 잠을 자두고 새벽에 할 결심을 한 탓이다. 천상이 게을러 게을러 어찌 이리도 게으를 수 있단 말인가. 가끔 알람을 맞추고도 못 일어나 자살 기도로 이어지기도 한다.

[Monday] deadline
지옥과 천국의 한 가운데 서있다. 모든 이들이 마감을 털면 천국이요, 단 한명이라도 마감을 끝내지 못하면 지옥의 참맛을 보게 된다. 결국 자기 하기 나름이란 이야기.

■ AM 02:00
걱정이 앞선다. 마감 원고를 다시 한번 살펴보고, 미쳐 끝내지 못한 원고를 마무리짓는다. 가끔은 기존에 완성됐던 원고를 재검토하고, 보다 완벽한 원고로 탈고하는데 할애한다.

■ AM 09:00
마감에 대한 진단이 이뤄진다. 무엇을 제출했고, 무엇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는가. 마감에의 쪼임이 노랫소리로 들리는 환청을 겪기도 한다. 최종 마감 후의 기쁨을 향해 마지막 도약을 하는 시기다.

■ PM 05:00
마감이 덜 된 코너가 있다면 담당자는 헛된 주검을 맞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시각에 모든 마감이 완료됐다면, 편집부는 곧 천국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선배가 형이고, 후배가 친동생이 되는 것이다. 물론 반대로 마감을 끝내지 못했다면 선배는 저승사자고, 후배는 눈치로 날 쪼는 존재로 클래스 업(다운) 했음을, 아니 성향이 반전 됐음을 목격하게 된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