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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의 대결 그 끝은?] 범죄 면허를 발급받은 악인들의 죄목 공개 <2>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5.11.0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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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 변천사
지난 1980년대 등장한 게임들은 악인들의 주요 죄목은 납치죄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1980년대 초반 등장한 ‘슈퍼마리오’의 악당 쿠퍼나 ‘마계전설’의 대마왕 역시 공주를 납치, 주인공으로 하여금 악과 싸울 수 있는 대의명분을 제공하고 있다. 이후 1980년대 중반에 등장한 ‘파이널 파이트’와 ‘더블 드래곤’에서는 기존의 납치에 폭행 및 폭력조직 결성 등의 새로운 요소를 더해, 악을 부각시켰다. 1990년대 초반에 이르러서는 악의 무리가 세계 정복을 꿈꾸고 이를 힘으로 막는다는 줄거리의 ‘스트리트파이터’가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며, 이제 납치는 진부한 소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1990년대 중반 역시 스토리라인을 통해 세계 정복을 꿈꾸는 무리와의 대결이 주류를 이루게 된다.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파이날 퓨리’와 ‘더 킹 오브 파이터’류의 대전 게임들. 이 게임들은 게임만으로는 도저히 악과 선이 구분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1990년대 말 등장한 게임들을 살펴본다면 ‘커맨드 앤 컨쿼’과 같은 냉전 시대를 담은 게임들이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시리즈화 되기에 이른다.

같은 시기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GTA’의 경우, 기존의 선과 악의 대립에서 벗어나, 주인공 스스로도 악인이 되어 작게는 무단횡단부터 절도 및 폭력을 넘어 성매매와 살인까지 행하는 다양한 죄목들이 끊임없이 선보였다. 2000년대 초반 이후에는 온라인게임의 강세에 힘입어 악은 현실 세력이 아닌 판타지 세계의 악마와 마족으로 대변되고 있으며,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전쟁을 일으키려는 악당들이 악역을 맡는 경향이 짙다.

≫ 썬 온라인
+ 피고 : 불멸의 제왕과 그가 이끄는 제국군
+ 주요 죄목 :전쟁을 통한 국제법 위반, 방화죄, 살인죄 등
+ 최종 판결 : ★★★★★(법정 최고형)

웹젠의 차기작 ‘썬’은 마치 한편의 소설을 읽는 듯한 치밀하면서도 방대한 스토리라인을 제공한다. 이를 살펴보면, 불멸의 제왕은 가이스트 제국군을 이끌고 제국을 침략하게 된다. 이에 맞선 로슈엘 공화국. 하지만 제국군에게 저항하기에는 힘이 너무도 미약했다. 결국 항복을 선언하고 생존을 요구, 척박한 땅으로 이주해 문명을 이어가며 복수의 칼날을 갈게 된다.

▲ 불멸의 제왕 쉬바르츠 프람메
불멸의 제왕은 제국을 점령하기 위해 무차별적인 침략과 살인, 방화와 기물 파산, 재산 몰수 등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범죄를 저지르며 악질의 대명사로 급부상하기에 이른다. 물론 게임의 주요 배경이 판타지인 만큼 현실적인 법의 잣대를 드리울 수는 없겠으나, 외계의 침공과는 달리 전쟁 자체는 국제법에 회부, 법의 심판에 있어 면죄부가 될 수는 없었다.

▲ 죄목에 따른 법조항
국제법에 따르면, 국제연합의 총회와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침략행위의 존부에 따라 ‘적법한 전쟁’과 ‘위법한 전쟁’으로 구분된다. 하지만 쉬바르츠 프람메는 자신의 사욕을 위한 일방적인 침략인 만큼 위법한 전쟁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살인죄(형법 250조 1항)를 저지른 까닭에, 사형 및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을 피할 수 없으며 방화죄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게 된다.

≫ 삼국지
+ 피고 : 동탁
+ 주요 죄목 : 반란죄, 살인죄, 시체유기죄, 도굴죄, 공금횡령죄, 강간죄, 방화죄 등
+ 최종 판결 : ★★★★★(법정 최고형)

수많은 게임 개발사들이 제작했던 ‘삼국지’시리즈에는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악인이 등장한다. 액션 장르로 제작된 게임에서는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턴제 전략시뮬레이션에서는 악의 화신다운 모습들을 여럿 확인할 수 있다. 무덤을 파헤쳐 함께 묻힌 금은보화를 꺼내고, 낙양을 불사르는가 하면, 자신의 향락을 위해 국고를 비우기도 했다.

▲ 죄목에 따른 법조항
강간죄(형법 297조)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지며, 공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만큼, 공금횡령죄에 해당되는 만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속하는 중죄이다(형법 356조). 또한 무덤을 파헤쳐 재물을 취하려 한 까닭에 도굴죄에 속해 최고 5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하며(87조), 무덤을 파헤쳐 시체를 유기한 만큼 형이 가중되어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162조).

▲극악무도한 궁극의 악당 동탁
‘황건적의 난’이 삼국시대를 연 주춧돌이라면, 이를 가시화시키는데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한 인물이 바로 동탁이기 때문이다. 그는 서량의 일개 군관으로 천하를 차지할 야망을 꿈꿔온 인물이다. 수도인 낙약에 암운이 드리우자 이를 기회로 입성, 공포정치의 대가답게 범할 수 있는 죄악이란 죄악은 모두 행하며 최고의 악당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 메탈기어솔리드
+ 피고 : 리퀴드스네이크
+ 주요 죄목 : 협박죄, 핵무기법 저촉 등
+ 최종 판결 : ★★★★★(법정 최고형)

잠입액션이라는 신장르를 창조하며 전 세계 유저들로부터 극찬을 받아온 ‘메탈기어솔리드’. 이 게임의 주요 스토리는 핵병기 메탈기어렉스를 이용해 세계를 정복할 야심을 꿈꾸는 리퀴드스네이크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나선 솔리드스네이크의 활약을 다루고 있다. 특히 유전자 실험과 복제인간 등 최근 이슈로 떠오르는 소재들을 활용, 보다 현실적인 모습을 게임을 통해 담아냈다.

▲ 야욕으로 가득 찬 복제인간 리퀴드스네이크
리퀴드스네이크는 세계를 정복할 야심을 꿈꾸는 복제인간이다. 일반적으로 침략 등을 일삼았던 여느 악인과는 달리 가장 현실적이며, 즉흥적인 피드백을 가져오는 핵무기를 통해 야욕을 채우려하고 있다. 그는 기물파손과 협박죄, 살인미수와 국제 핵무기법 저촉 등의 죄악을 저질렀으며, 사설 군대 양성 등의 죄목도 빼놓을 수는 없다.

▲ 죄목에 따른 법조항
협박죄는 협박을 수단으로 하여 개인이 법적으로 보호되어 있다는 신뢰를 침해하는 죄이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협박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해진다(283조 1항). 공소시효는 3년인 만큼, 이 항목에 관한 한 리퀴드스네이크는 죄값을 치를 방법이 없다.

윤영진 기자 | angp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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