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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necting e-sports] e스포츠, 5대 아이콘을 찾아라 <1> 스타 크래프트 ①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5.11.2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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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가 탄생한 지 벌써 8년째 접어들었다. 이 가운데 ‘스타 크래프트’라는 게임은 우리나라에 들어온 뒤 수많은 청소년들이 이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에 열광하면서 붐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당시 우리는 아무도 이것을 가지고 리그를 만들고 스타 프로게이머를 배출시키고 세계 게임대회를 열 수 있을지 상상하지 못했다. 우주전쟁, 종족 간의 전투 게임일 뿐인 ‘스타 크래프트’가 한 나라의 게임 문화를 평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프로게이머들은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밤낮없이 수십 시간씩 연습에 몰입한다. 그 뿐인가. 이런 선수들을 선망하는 아마추어 게이머들은 수십, 수백만에 달한다. 지난 8년 동안 e스포츠 안에서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속속들이 터져 나왔다. 게임 하나로 전세계가 들썩거릴 수 있었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스타 크래프트’ 안에서 벌어지는 또 하나의 e스포츠 세상 속으로 들어가 보자.

≫ 스타크래프트
+ 장르 :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 제작사 : 블리자드
+ 출시일 : 98년 12월 4일 (오리지널 출시)
+ 홈페이지 : www.starcraft.co.kr
+ 플랫폼 : PC

‘스타 크래프트(이하 스타)’는 말 그대로 ‘별들의 전쟁’이다. 테란, 저그, 프로토스라는 세 우주 종족이 상대 종족을 먼저 무너뜨리면 이기는 게임이다. 세 종족은 각각 그에 걸맞는 스토리 라인과 개성을 가지고 있다. 테란은 유닛의 조화, 저그는 진화, 프로토스는 쉴드라는 보호막을 통해 상대를 꺾을 수 있다. 98년 당시 배급사였던 한빛 소프트가 블리자드로부터 직수입하여 판매했던 이 게임은 1년 6개월 동안 세계 판매량의 3분의 1가량 돼 100만 카피 이상이 팔려나갔다. 이 중 베틀넷에서 게임 승패의 우열을 가려주는 래더 순위권 안에 60% 이상이 한국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스타 크래프트는 지금까지 국내 게임종합순위에서 단 한번도 10위권 밖을 벗어난 적이 없다. 오히려 7년이 훨씬 지난 현재에도 판매량은 증가 추세이다. 1조 1400억원(2005.1월 기준) 이상의 매출효과. 매년 정기적으로 패치를 하고 있지만 ‘스타’를 즐기는 유저들은 ‘스타’2가 출시되기를 고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스타’2가 2007년 알파판 출시를 기점으로 개발 중이라는 소문과 ‘더 이상의 후속작은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난무하고 있다. 지난 10월 열린 블리즈콘 행사에서는 콘솔게임 ‘스타 크래프트:고스트’ 오프닝 동영상을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스크래프트가 만든 新 문화
≫ ‘스타’하려면 ‘PC방’으로 집합!
당시 스타 크래프트는 ‘네트워크 게임’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프로그램에 따라 반응하는 컴퓨터 게임과는 달리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었다. 쉽게 말해 인터넷이 돼야 ‘스타’의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 즉, 여러 명이 함께 게임을 즐긴다는 것은 유저들에게 새로운 느낌을 선사했다. 이전에는 컴퓨터를 상대로 게임을 즐겼다면 ‘스타’는 온라인상에서 실제 같은 게임을 즐기는 다른 게이머들과 대결을 통해 승부를 가리는 ‘색다른’ 게임이었다. 이는 온라인상에서 서로 게임을 즐기는 ‘베틀넷’ 문화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또한 PC방은 인터넷 수급이 원활하지 못했던 당시 상황을 감안해 만든 신 아이디어 사업이었다. PC방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전에는 ‘인터넷 카페’라 하여 컴퓨터 한 두 대가 그 역할을 대신했지만 ‘스타’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청소년층에게 점차 인기를 끌자 아예 컴퓨터를 대량으로 설치하고 ‘인터넷’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이 바로 PC방이었다.

사람들은 가정에 인터넷 전용회선을 설치하는 것보다 시간제로 운영하면서 쉽게 인터넷을 할 수 있는 PC방이 훨씬 저렴하다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98년 당시 전국 500여개에 지나지 않았던 PC방은 ‘스타’의 도입으로 1년 만에 1만 2천개로 불어났다. 특히 IMF로 인해 거리로 내몰린 수백만의 실업자들 중 150만 명 가량의 고용창출 효과를 남기며 ‘스타’ 바람을 거세게 불러일으켰다. 뿐만아니라 PC방은 ‘스타’ 최초의 프로게이머가 탄생한 장소이며 그들이 체계적으로 뭉칠 수 있는 길드원들의 아지트였다. 여기에 현 프로게임단을 창단한 몇몇 감독들도 예전에는 이른바 ‘PC방 사장’을 겸업하기도 했었다.

한편 임요환, 홍진호, 차재욱 등 스타 프로게이머들은 아마추어 시절, 연습실로 드나들었던 경험을 살려 자신의 이름을 내건 PC방을 오픈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 ‘별들의 전쟁’에서 살아남은 이름, 프로게이머
프로게이머. 2,3년 전만 해도 ‘프로게이머’하면 ‘그게 뭐야?’라며 코웃음을 치기도 했지만 지금은 청소년들이 너도 나도 되고 싶어 하는 신종 직업 중에 하나이다. 미국에서 ‘스타’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할 무렵 이벤트 성향을 띠고 각종 게임대회가 열리며 하나 둘 프로게이머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역시 ‘스타’가 온 게이머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1998년, 베틀넷 아이디 ‘Honest SG’인 신주영이 블리자드 사에서 주최한 ‘스타 크래프트 래더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생겨났다. 래더 토너먼트란 베틀넷에서 벌어지는 모든 게임의 승패를 관리해 이용자에게 점수를 주고 최고 득점자 16명을 가려 대결시키는 것을 말한다.

신주영은 이 우승과 함께 미국 PGL (Professional Gamer League)에서 국내 최초로 등록되면서 본격적으로 프로게이머를 선언하고 나섰다. 이후 PC방 프랜차이즈 회사와 각 PC방에서 마케팅 홍보 차원으로 벌이던 작은 규모의 게임대회들이 국내에도 생겨나면서 신주영을 비롯한 ‘쌈장’ 이기석, ‘인간 히드라’ 국기봉, ‘가림토’ 김동수 등 프로게이머 1세대 들이 속속들이 탄생했다.

이처럼 수많은 게이머들이 ‘스타’에 열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 바 있는 래더 게임처럼 경쟁심을 유발시키는 게임구조와 남녀노소가리지 않는 게임 고유의 특성 때문이다. 래더 게임은 프로게이머의 단계를 고수에서 ‘초고수’로 승화시키는 매개체가 되면서 같은 게임을 즐기는 유저로 하여금 승부욕을 일으키게 만들었다. 여기에 일반 유저들도 기가 막힌 전략과 충분한 연습을 거치면 얼마든지 프로게이머에 입문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 역시 ‘스타’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붐업 현상이었다.

현재 협회나 양 방송사에서 주최하고 있는 리그에서 뛰고 있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베틀넷을 통해 기용되었으며 베틀넷의 입소문을 타고 테스트를 거쳐 프로게임단에 연습생으로 입단하는 게이머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 길드원 제 1조항 ‘겜生겜死’
너도 나도 ‘스타’하겠다고 동네 PC방으로 몰려들 때 주인아저씨들이 제일 꺼려했던 손님들이 있다면 바로 ‘길드원’들이었을 것이다. 길드라는 명칭 외에 클랜이라고도 부르는 이 모임은 이젠 각 게임마다 존재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고 다양해졌다. 여전히 이들은 PC방이 굳이 아니더라도 ‘현모(현지모임)’를 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뭉치며 우애를 다진다.

‘스타’가 맨 처음 만들어낸 이 조직은 같은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끼리 동호회 개념의 형식을 띠고 창설됐다. 이들은 베틀넷 상에서 ID로만 서로 알고 있다가 온라인이던 오프라인이던 길드 활동을 통해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자신들만의 전략을 공유하거나 게임을 함께 즐긴다.

무엇보다 프로게이머가 생겨나기 이전부터 존속해 있었고 프로게이머가 생겨난 이후에 만들어진 팬 카페와는 전혀 다른 색깔을 띠고 있다. 맨 처음 ‘스타’를 시작하는 유저들이 금방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길드에 가입하는 것. 수많은 게이머들이 바로 이 곳을 통해 프로게이머로 성장한다. 이로 인해 ‘명문 길드’라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 국내에 대표적인 명문 길드로는 레전드 클랜, yG길드와 웨스트 서버에서 유명한 gm길드 등이 있다. 레전드 클랜 출신의 유명 프로게이머로는 홍진호, 조용호, 변은종 등이 있고 최근So1 스타리그에서 우승컵을 거머쥔 오영종이 바로 yG길드 출신이다.

길드원들은 소속 출신 게이머들이 프로게이머로 데뷔하거나 메이저리그에 올라 우승하는 것을 스스로 명예롭게 생각하며 그럴수록 단결력이 더욱 강화된다. 특히 명문 길드의 경우 가입하기 위한 절차가 일반 길드보다 훨씬 까다롭다. 길드원으로부터 주체성을 갖게 한다. 절차는 길드에 따라 다르지만 주로 일반 리그 토너먼트 방식을 빌려 정기적으로 길드원을 모집하거나 길드 활동여부, 기존 길드원들과 친분도 등을 따져 가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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