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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necting people] 유저 대 개발자 - 고수 유저와 개발자의 직격 미팅 <1>

  • 유양희 기자 y9921@kyunghyang.com
  • 입력 2005.11.2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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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와 안티 사이를 넘나드는 유저들, 개발사에 ‘고함’!”
게임 개발사가 제일 ‘부담스러워’하는 건 뭘까? 물어보고 말 것도 없이 그 답은 ‘유저’다. 그래서 이들과의 ‘직격만남’이 개발사 입장에선 가장 민감하고 부담스러운 일이다. 게임에 대해 개발자 다음으로, 어쩌면 개발자보다 많이 아는 사람이 바로 이들 고수 유저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즐기는 게임에 대해 ‘안티보다 더 안티스러운’ 혹평을 던지면서도, 이들은 결코 안티가 아니다. 게임에 대해 누구보다 적나라하게 비판하며 물고늘어지지만, 이들이 던지는 비판은 ‘게임에 대한 애정 혹은 애증’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게임이 나아지기를 바라는 유저들의 애정. 게임을 지키는 힘은 이 안티유저들 그리고 고수유저들의 ‘쓴소리’가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고수라서 안티인 유저들과, 이들이 있어 게임이 있다는 개발자들과의 ‘직격미팅’ 현장으로 들어가 보자.

[대항해시대 : 문지영, 기섭 남매 유저 VS 김종민 PM, 황인철 GM]
“모험의 바다로 풍덩! 그런데 유료화 시기는 언제?”

“하루종일 둘이 계산기 붙들고 있던 적도 있어요.” ‘대항해시대’의 남매유저 문지영(22)·기섭(20) 남매. 부캐릭터까지 대부분 다 플레이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주력하는 ‘리야이스’ 캐릭터로 제우스서버 43 레벨을 돌리고 있다. 상인 컨셉인 만큼 재료를 모으고 봉제를 하는 과정에서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기 때문에, 이들은 계산기와 씨름을 하기도 한다. 하나의 계정을 둘이 돌리는 만큼, ‘집중도’ 있게 캐릭터를 키우고 남매 간 캐릭터에 대한 열띤 대화가 끊이지 않는 건 기본이다.

하지만 ‘대항의 시대’란 게임에 대한 매력을 평해달라는 주문에는 입을 맞춘 듯 같은 대답이 나온다. 바다를 항해하고 다양한 직업과 국가들을 체험하며 모험의 세계로 빠지는 게 가장 매력적이라는 것. 남매가 말하는 ‘대항해시대’와 국내 서비스를 맡고 있는 CJ인터넷 김종민 프로덕트 매니져, 그리고 게임 내 인기 운영자로 통하는 황인철(게임 내 ‘토마스모어’)씨와의 대담으로 들어가 보자.

■ 남매 : ‘대항해 시대’를 즐기고 있지만, 가끔은 개발사의 소식이 매우 궁금할 때도 있다. 무엇보다 궁금한 건 아무래도 게임이 향후 어떻게 업데이트 될 것이냐는 점이다. 특히 대항해시대의 경우 여러 나라와 다양한 직업, 방대한 흐름이 기본인 만큼 어떤 부분이 어떻게 공개될지 늘 궁금하다.
≫ 김 : 일단 일본측 개발사와 공개 확정된 내용은 3개국과 이벤트시의 퀘스트, 아이템 등 전반적 업데이트가 바로 어제(15일 저녁) 이루어졌다. ‘대항해시대’가 기존 패키지 게임을 모티브로 하지만, 당시 어떤 게임보다도 온라인성 강한 게임이었고 그게 바로 이번 온라인 ‘대항해 시대’로 개발된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고 생각한다. 현재 일본 개발사와의 조율문제가 있기 때문에, 가장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구체적인 부분은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업데이트에 대해 기대를 해달라는 것이다. 단순 이벤트 보다 규모가 클 것이라는 정도까지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 남매 : ‘토마스모어(황인철)’씨는 게임 내 유저들 사이에서 굉장히 인기 있는 운영자다. 이렇게 만나 뵙게 돼서 너무 기쁘다. 게임 내에서 즉각적으로 운영자를 호출하는 기능이 있고, 물론 게시판이나 이메일 문의사항이 있는데, 어떻게 접수가 되나?
≫ 황 : 각각 개별적으로 하루 평균 1천건 가량이다. 저녁 7시대에서 11시 사이 유저들이 가장 붐비는 시간이고 그럴 때 간혹 호출 대기시간이 살짝 길어지기도 한다. 일단 모든 의견을 취합해 데일리와 위클리 혹은 월별 의견으로 접수돼 일본측 개발사에 전달을 한다. 솔직히 운영팀과 개발팀이 떨어져 있는 물리적인 시차가 존재한다는 건 인정하지만, 굉장히 윤활해지고 있다고도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

■ 남매 : 게임 내에 여러 직업이 존재하는 게 ‘대항해 시대’ 큰 매력 중 하나다. 그런데 최근 해적에 대한 유저들 사이 의견이 분분하다. 신사적이지 못한 플레이다 혹은 게임 내 재미요소 다 등.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나.
≫ 김 : 착한 해적도 있고 나쁜 해적도 있다. 그건 그 당시 실제 상황과도 흡사한 부분이다. ‘대항해시대’의 가장 큰 컨셉은 기존 게임들처럼 ‘꼭 한 방향대로’만 게임이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저들의 자유도가 높은 만큼, 이 부분을 게임 내 재미요소로 흡수하는 것이다. 해적의 경우도 논란이 되고 있는 만큼, 인기도 많다.

■ 남매 : 우리 캐릭터는 봉제를 위주로 하는데, 각 재료들을 국가를 다니면서 구하는 방향이 그다지 쉽지 않다. 점점 너무 어려워지고 있다.
≫ 김 : ‘대항해시대’는 일정 레벨까지는 캐릭터의 자급자족이 가능하지만, 고레벨로 올라갈수록 자수성가한 장인들을 찾기 힘들다. 중간 레벨 이상에서 쉽게 갈 수 있는 플레이는 개발사측에서 아예 고려하고 있지 않다. 이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길드를 이용하는 게 굉장히 유리할 것이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 남매 : 아직 오픈 초기이긴 하지만 일본서비스에서 1만 5천 원 정도기 때문에 한국 서비스가 얼마가 될 것이냐는 부분에 대해서 유저들 의견이 분분한데 어떻게 예상하나?
≫ 김 : 당초 계획은 이 달 말쯤 국내 유료화 서비스가 잡혀 있었다. 하지만 여러 요인으로 계획이 미뤄졌다. 정확한 것은 연내에 이루어질 것이란 점이고, 그 외에는 협의중인 부분이 많아 아직 말하기 이른 시기인 것 같다.

[군주 : 황민아(21) 유저 VS 이건 기획팀장]
“마산에서 올라왔다, ‘군주’ 개발자여 말을 해다오~”

군주’ 총 10개의 서버, 각 서버에 한 명 씩 존재하는 10명의 군주 중 유일한 홍일점 황민아(21, 이하 민)씨. 정종서버에서 ‘민아a’라는 캐릭터로 120 레벨의 고수 유저다. 48일 가량의 임기를 맡게 되는 군주의 위치. 해당 서버 유저들의 일정 지지를 받아야만 오를 수 있는, 그야말로 ‘공인된 자리’가 바로 군주다. “판서들(‘군주’내 정치·경제 등 각 분야를 담당하는 유저)을 내정으로 미리 안고 가겠다는 것, 그리고 각 판서 별 업무를 원활히 분배하겠다는 게 가장 큰 공약이었어요.”

마냥 수줍기만 할 것 같은 21살의 군주는, 의외로 야무지게 의견을 개진하기 시작했다. 이날의 미팅을 위해 경남 마산에서 새벽차를 타고 올라온 황 씨. 한편 ‘군주’의 열혈 유저로 각종 기획 아이디어와 의견을 개발사 엔도어즈 측에 전달하다, 아예 지난 2월 ‘군주’의 개발자로 회사에 둥지를 튼 이건 팀장(이하 건). “유저마음은 유저인 내가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개발자 입장에서 유저를 만나는 게 이렇게 부담스러울 줄 몰랐다”는 농담 아닌 농담으로, ‘조용한 혈투’가 벌어졌다.

■ 민 : 나 같은 경운, 다른 MMORPG게임을 거의 해 본 경험이 없는 ‘순수 유저’다. 잠깐씩 캐주얼 게임을 즐기긴 하지만, 여타 게임들을 접해 봤다가도 ‘군주’로 다시 돌아오게 되곤 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매력은 유저들 간의 커뮤니티적 ‘끈끈함’이 게임을 지속적으로 플레이하게 하는 요소라는 점, 그리고 유저들의 의견이 시시각각 게임에 잘 반영된다는 점(가끔은 개발사보다 유저들이 게임을 만드는 게 아닌 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이 가장 큰 매력 요손 거 같다. 단단한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엔도어즈가 가장 잘하는 부분인 것 같다. 하지만(슬쩍 메모해온 무언가를 꺼낸다), 개발사에 오면서 현재 ‘군주’ 유저들이 궁금해 하고 불만스러워 하는 몇 가지를 입수해 왔다. 지난 10월 말에 선보인 패치들에 대해서 ‘급격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고 있다. 부식패치를 비롯해, 여러 부분에서 적응 못하겠다는 원성들도 종종 들리고 있는데, 이 부부에 대해 개발사가 유저들을 ‘달래야’하는 역할을 잘 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
≫ 건: 기본적으로 ‘군주’에 패치가 들어갈 때 ‘패치 해서 뭘 더 팔겠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는다고 양심에 손을 얹고 말할 수 있다. 패치에 있어서 ‘군주’를 비롯한 많은 온라인 게임들이 가장 많이 고려하는 부분은 아마 ‘기존 유저들에게 피해가 안 가도록’이라는 부분일 것이다. ‘군주’가 탄탄한 서비스를 해왔다고 자신하긴 하지만, 이와 동시 게임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정체’돼 있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게임의 새로운 요소들을 새롭게 선보이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어쩔 수 없게 겪게 되는 게 유저들의 불만이다. 그리고 또 이런 부분이 적응되고 수긍되는데는 일정 시간이 필요한데, 예상대로 유저들이 잘 적응하고 있다고 판단되고 있다. 11월 말까지는 그런 과정이 예상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만큼 그런 부분은 기존 ‘군주’ 유저분들이 믿고 잘 적응해줄 것이라는 믿음도 깔려있다. 말씀해주신 ‘유저들을 달랠 수 있는’ 그 외의 방안과 아이디어는 늘 열려있다. 어떤 의견이든 자유롭게 보내주길 바란다.

■ 민 : 지난 9월쯤 ‘상단’ 시스템이 게임 내에 선보였지만, 본격적으로 어떤 뚜렷한 시스템들이 활성화되고 있지 않은데, 도대체 뭔가?
≫ 건 : 일단 12월에 상단에 대한 부분이 대대적으로 활성화 될 것이다. 시스템적으로 기본테스트를 하는 개념으로 선보였고, 상단시스템의 궁극적 목적은 마을과 주식회사 형식의 상단시스템이 완벽하게 분리되는 데 있다. 정치·경제 RPG라는 컨셉을 기본으로 했던 ‘군주’가 그간 일정부분 정치 쪽이 조금 앞서 발달한 감이 있었는데, 향후 경제 부분에 대한 재미요소는 바로 이 상단을 통해 일차적으로 선보일 것이다. 예를 들어 마을이나 나라와 특정 대기업이 별개의 개념이듯, 마을과 상단의 개념이 세분화되고 분리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파격적인 주식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대해 달라.

■ 민 : 지난 여름 쯤, 오프라인 ‘이심전심 간담회’때 웹페이지 서비스에 대해 약속했던 부분 기억하나? 게임 외적으로 또 다른 ‘놀 장소‘가 되고 있는 꼼지 등을 포함한 웹페이지 서비스가 좀 부실하다. 그때 보완해준다고 해놓고선….
≫ 건 : 허를 찔렸다(웃음). 이건 변명 아닌 변명을 할 수밖에 없는 부분인 것 같다. ‘군주’라는 게임이 거의 매일 패치를 하는 게임이라고 해도 아닐 만큼 빡빡하게 돌아가는 게임이다. 일정에 쫓기다 보니…. 조만간 손보겠다. 용서해달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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