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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necting e-sports] e스포츠, 5대 아이콘을 찾아라 <4> 10만 관중, ‘그들의 영원한 함성소리’ ②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5.12.12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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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 The e-Sports Supporters!!
우리나라 축구 국가 대표팀의 공식 서포터즈는 ‘붉은 악마’다. 이 ‘붉은 악마’가 유명세를 탄 것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였다. 맨 처음 결성 당시에는 200명에도 미치지 못 했지만 2002년에는 12만 명에 달하는 회원이 가입해 눈길을 끌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Be The Reds’가 프린트 된 빨간색 티셔츠를 갖고 있으리라. 전 세계가 이 붉은 물결에 깜짝 놀랐고 한국 축구의 위상이 그 어느 때 보다 높이 올라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시청 집회, 캠페인성 짙은 카드 섹션으로 스포츠 팬들에게 응원을 통한 단결력과 화합을 만들어냈다.

이와는 반대로 e스포츠는 ‘붉은 악마’와 같은 국가 대표 공식 서포터즈를 비롯, 여느 프로스포츠처럼 구단별 서포터즈를 갖고 있지 않다. 대신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프로게이머 팬 카페가 존재한다. 이는 선수 소속팀과 관계없이 개인적으로 움직이는 동호회 개념의 팬 카페로 일반 연예인이 보유하고 있는 팬 카페와 선수의 응원단의 중간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즉, 이들이 팬의 역할과 서포터즈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것. 선수 개개인의 ‘오프(현장응원)’는 물론 팬 관리도 담당하고 있다.

60만의 팬을 보유하고 있는 임요환 팬 카페의 경우 7명의 운영진의 체계적인 관리하에 팬들을 유지하고 있다. 오프에 참여하는 인원은 소수로 한정되어 있으나 야외투어 시 수만 명의 팬을 통솔하기 위해서는 운영자들의 통솔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거대한 실사 치어풀 제작이나 지방투어 시 교통비 분담 문제, 응원 구호 등 유명 선수의 결승전과 같은 야외행사의 경우 약 2천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용적인 문제는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늘 예상외의 +α비용이 생기다보니 운영자가 사비로 자금을 채우거나 추후 자금을 다시 걷어 들이는 불편사항이 생기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공식 서포터즈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경향게임스에서 자체 설문조사한 ‘공식 서포터즈의 필요성 유무’를 묻는 질문엔 전체 응답자(576명) 가운데 75%가 ‘필요하다’에 응답한 바 있다. 공식 서포터즈는 리그의 활성화를 위해 그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특히 ‘붉은 악마’와 같이 결속력을 갖춘 ‘비공식 홍보단체’라는 점에서 e스포츠를 외부 세계에 알리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선수 중심의 팬 카페 문화가 너무 오래부터 정착되어 있어 구단별 서포터즈 모집이 쉽지 않다는 것. 일부 팬 카페 운영자들의 경우 “지금의 팬 카페 회원들을 아무런 절차없이 공식 서포터즈로 귀속시킨다면 그들이 좋아하는 선수가 이적할 시 혼란이 예상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들은 “지금의 프로리그의 경우 각 팀의 많은 팬을 보유한 선수의 팬 카페가 돌아가며 응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 [미니인터뷰] e스포츠 공식 서포터즈 ‘찬성’vs‘반대’
[찬성] 팬택앤큐리텔 큐리어스 최성근 사무국장
■ 찬성 이유는.
≫ 어느 프로스포츠를 보더라도 지속적인 관중 동원이 없다면 리그 시장은 주춤할 수밖에 없다. 관중 동원의 핵심은 서포터즈에 있다. 공식 서포터즈는 선수들의 사기 충족은 물론 후원사의 홍보 효과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현재 프로게이머를 응원하는 팬 카페 회원수는 대략 150만 명에 육박한다. 하지만 개인 위주의 응원방식은 언젠가 그 지속성을 유지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다. 선수생활을 그만 두면 팬 카페의 활성화도 떨어지게 마련인 것. 더 나아가서 e스포츠 팬이 이탈되는 것이다. 공식 서포터는 지속적인 관중 동원의 핵심이다.

■ 추진방향은.
≫ 창단 때부터 공식 서포터즈의 창단을 고려해왔을 만큼 준비 단계에 있다. 큐리어스가 창단한 지 이제 1년을 넘겼다. 그동안 어떤 방식의 서포터즈를 만들어야 하는 지 구상단계 였다면 올 해 안, 늦어도 내년 초까지 공식 서포터즈 발족을 위한 본격적인 모집 단계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미 큐리어스 홈페이지와 연계할 프로그램을 준비 중에 있다.

[반대] SK텔레콤 T1 스포츠 마케팅팀 조만수 대리
■ 반대 이유는.
≫ 아직 시기상조다. 사실 T1창단 당시 공식 서포터즈 발족을 위한 실무에 들어갔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모집 단계에서 모든 게 무산됐다.
기존 e스포츠 팬 카페가 이미 개인 위주로 활성화되어 있었기 때문에 각각의 색깔을 띠고 활동하고 있는 그들을 하나로 묶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특히 T1의 경우 임요환의 팬이 타 선수 팬 수보다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소수의 팬을 포기할 수 없었다. e스포츠의 팬 문화가 체계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선 공식 서포터즈 발족도 중요하지만 이로 인해 팬들의 혼란을 가져오는 건 성급한 과제인 것 같다.

■ 추진방향은.
≫ SK텔레콤은 소속 선수들의 팬 카페에 자체 지원을 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야외 투어 시 응원단 이동차량 대여 및 치어풀 제작 등 지원을 무료로 해주고 있다. 또한 팬 카페 운영자와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선수 스케줄 관리와 회원 관리를 간접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 삼성동 오픈 스튜디오 ‘바꿔? 바꿔!’
1년내내 e스포츠 리그를 볼 수 있는 곳. 바로 삼성동 코엑스에 위치한 방송 경기장이다. 온게임넷 경기가 벌어지는 메가 웹 스튜디오와 MBC게임 경기가 열리는 세중게임월드가 여기에 속한다. e스포츠 리그가 시작된 이래 이 두 곳은 하루 평균 500~600명의 게임 팬들이 방문해 젊은이들의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두 곳의 차이점은 폐쇄형과 개방형 스튜디오라는 점이다. 메가 웹 스튜디오는 전자 쪽이고 세중게임월드는 후자 쪽이다. 이 때문에 온게임넷 스튜디오의 경우 지정된 좌석 외에 별도의 좌석이 없어 개방형 스튜디오에 비해 수용인원이 제한적인 편이다. 하지만 경기석과 관중석과의 거리가 2미터가 채 되지 않은 가까운 거리여서 선수들의 숨소리부터 키보드 두들기는 소리까지 팬들의 귀에 들리는 장점이 있다.

반면 MBC게임의 세중게임월드는 공간의 제한이 없어 팬들이 관람하기에 꽉 들어찬 온게임넷 스튜디오보다 편하다. 무대의 주변은 PS2체험관, PC존, 보드게임방 등 게임과 관련된 부스와 샵이 운영되고 있어 멀티플렉스 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경기집중에 산만하다는 단점을 안겨주기도 한다. 최근에는 경기장 한 부분에 옷 매장이 들어서면서 관중석의 일부가 없어지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이 두 곳의 스튜디오는 방송사에서 임대료를 지불하고 경기진행을 하기 때문에 한달에 지급하는 임대료만 해도 수천 만원에 달한다.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의 필요성은 여기서 더욱 대두된다. 협소한 공간, 산만한 진행 방식 등으로 인해 e스포츠 팬 서비스 문화는 전혀 조성되고 있지 않다.

현장응원을 자주 온다는 대학생 김영미씨(23)의 경우 “온게임넷 스튜디오는 경기가 끝나면 관중들을 밖으로 내몰기에 급급하다. 안전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면서 “엔딩 컷트가 다 올라가지도 않은 상황에서 셋트 정리를 위해 일방적으로 몰아내는 것은 비매너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프로게임단 관계자도 “MBC게임의 잦은 방송사고 때문에 선수를 경기에 내보내기 두려울 지경”이라면서 “도우미 없이 일부 스탭들이 안전요원으로 나서는 등 진행방식이 무성의하다”고 꼬집었다.

[Side Story] ‘오프’에 이것만 가지고 가면 뜬다!
■ 치어풀
현장응원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치어풀. 경기석의 모니터 옆에 고정되어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각 선수의 팬 카페에서 경기 전날 준비해 당일 날 공개되는 이 치어풀은 그 선수의 인기 척도로 판가름 날 만큼 경기석에 없으면 허전하다. 주로 영화 포스터에 선수의 얼굴을 합성한다거나 일반 보도 사진을 보정해 멋진 작품 사진으로 다시 탄생시킨다. 코믹한 합성의 경우 방송 전파를 타는 것도 재미요인 중의 하나. 경기가 끝나면 선수 개인이 소장하기도 한다. 특히 프로리그가 통합리그로 바뀌면서 선수 개인 위주의 치어풀을 선수단 중심의 치어풀로 제작하기도 해 눈길을 끈다.

하지만 간혹 상대 선수를 비하하는 의미가 담긴 치어풀로 인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었다. 선수들의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치어풀은 환영이지만 비방글로 인해 건전한 e스포츠 문화를 저해하는 일은 없어야 될 것이다.

■ 하나,둘,셋 ○○○ 파이팅!
치어풀과 함께 리그장에 가면 꼭 들리는 우렁찬 목소리. 홍진호 팬카페에서 처음 시작한 이 파이팅 구호는 이젠 모든 선수와 팀에게 통용되는 응원구호가 되었다. 예컨대 붉은 악마의 ‘대~한~민~국’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간단하지만 그 무엇보다 선수에게 힘이 된다. 이 소리를 못 들으면 경기가 잘 안 풀린다는 선수가 있을 정도.

구호 방식은 간단하다. 구호 대표자가 ‘쫛쫛쫛 하나둘셋’ 하고 외치면 바로 이어 전체 팬들이 파이팅을 외친다. 우렁찰수록 헤드셋을 착용한 선수에게 잘 들리리라. 신인 선수의 팬들은 소수 규모를 동원해 응원을 하다 간혹 ‘쉿소리’, ‘엇박자’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욱 주목받기도. 대표적으로 박지호의 팬 카페는 그가 So1 스타리그의 ‘스타’로 떠오르면서 불어난 남성 팬들로 인해 누구보다 거센(?) 함성 소리를 듣고 있다.

■ 두건, 풍선막대
주로 스폰서가 있는 프로게임단의 경우 프론트에서 대량 지급해준다. 이 가운데 두건은 프로토스 팬들이 많이 응원하는 편인데 대표적으로 박용욱과 오영종이 있다. 박용욱의 경기가 벌어지는 날이면 빨간색 두건을 두른 팬들이 줄줄이 응원을 나선다. 이에 대해 그의 팬은 “다른 팬 카페와 비교해 특별한 응원도구라고 생각한다”면서 “소리내지 않고 응원할 수 있지 않은가”라고 자랑했다.

오영종의 두건은 ‘So1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첫 모습을 드러냈는데 검은 색의 ‘사신(死神)’이라는 글귀가 프린트 되어있어 위협적(?)이다.

한편, 이윤열 팬 카페 역시 하늘색 두건을 보유하고 있다. 풍선막대는 울림소리 때문에 주로 야외경기에서 효력을 발휘한다. 흔히 야구나 농구 등 프로스포츠에서 자주 쓰이기 때문에 e스포츠에서만 볼 수 있는 특색 있는 응원도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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