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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e스포츠 시대 열렸다!] 외산 게임은 가라! 토종 e스포츠가 뜬다!! <1>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6.01.3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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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를 신체활동 위주로 생각해오던 20세기와 달리 오늘날에는 ‘e스포츠’란 신장르가 개척되면서 그 영역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e스포츠 영역은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시작으로 외산 게임들이 주류를 이루어왔다. 외산게임이 없으면 e스포츠도 없다는 게임팬들의 인식이 고정될 것을 염려한 탓일까. 근래 들어 정부 부처 및 e스포츠 관계자들이 두 팔을 걷어 부치고 ‘게임 강국 코리아’의 일환으로 ‘토종’ e스포츠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 e스포츠 협회(회장 김신배)가 인정한 e스포츠 공식 종목에 국내 온라인게임이 잇따라 채택되며 국산 e스포츠게임의 전성시대가 펼쳐지고 있는 것. e스포츠 공식 종목 가운데 국산 온라인게임은 지난 2001년에 채택된 ‘포트리스2 블루’를 시작으로 작년 9월 채택된 ‘겟앰프드’까지 총 7개의 게임이 등록돼 있으며 이 중 등록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카트라이더, 스페셜포스, 프리스타일 등은 메인리그인 ‘스타크래프트’의 아성을 뒤흔들 만큼 급성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토종 e스포츠의 개척자] 포트리스2 블루
현재 ‘스타크래프트’ 리그(이하 ‘스타크’ 리그)를 제외한 외산 게임 리그는 국제게임대회가 개최되는 시점에 맞춰 활성화될 뿐 워크래프트3, 피파, 카운터 스트라이크는 일부 매니아층으로 국한돼 진행되고 있다. 이들 게임 모두 국산게임리그보다 국내외 활동, 프로게이머 배출 등 역사가 깊다고 할 수 있으나 ‘스타크’ 리그와 비교하면 여전히 소외 종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소외받는 이유는 ‘스타크’만큼 조작이 어렵다는 점과 게임의 장르적 특성상 일부 계층, 혹은 게임 성향이 한 쪽 성(姓)으로만 치우쳤다는 것이다. 특히 진행되고 있는 ‘스타크’ 역시 같은 문제를 껴안고 있지만 외산 게임이므로 저작권 문제, 패치와 관련한 문제들이 원활하게 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스타크’리그의 경우 ‘스타크2’ 출시설은 물론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한다는 소문이 무성함에도 불구, 여전히 국내 e스포츠의 핵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개발사와 e스포츠 협회와의 저작권 관련 문제와 방안을 해결하는 일이 숙제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반면 국산게임 가운데 2001년 초 출시돼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포트리스 2 블루’는 같은 해 11월 당시 한국프로게임협회(현 한국 e스포츠협회)의 등록 절차에 따라 e스포츠 공인 종목으로 채택됐다. 포트리스를 개발하고 서비스했던 CCR은 당시 이벤트 성격이 짙은 이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정기적, 혹은 전국적으로 게임대회를 열고 우승자를 가리는 등 ‘스타크’ 리그의 ‘맞짱’상대로 제격이었던 것. 포트리스는 PC게임에서 온라인 게임으로 게이머들이 전향하는 과도기 등장해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남녀노소가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 함께 있지 않아도 모르는 사람과의 팀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 다양한 캐릭터로 게임의 특성을 잘 살려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온라인 게임문화를 정착시킨바 있다.

포트리스가 공인 종목으로 채택되기 전부터 방송리그를 진행해온 게임방송사는 물론 해외 게이머들의 인기를 타고 현지에서 직접 선수권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하지만 e스포츠란 문화 자체가 체계적으로 정착하지 못한 당시 상황 때문에 지속적으로 국산게임이 하나의 e스포츠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최근 들어 잇따라 뜨고 있는 국산 온라인 게임들은 ‘포트리스’와 유사한 성격을 띠고 있다. 전국 PC방 점유율 10권 안에 드는 인기 게임일 뿐만 아니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이면서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고 공인 종목으로 채택되기 이전부터 이벤트 성향의 게임대회를 개최해왔다는 것. 더 나아가 국민은 물론 정부 주도의 장려게임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만은 없다. 이 때문에 포트리스의 전처를 밟지 않을 수 있는 성장환경이 충분히 조성됐다.

이를 발 빠르게 눈치 챈 카트라이더, 스페셜포스, 프리스타일 등은 자신들만의 e스포츠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오늘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준비된 e스포츠리그] ‘카트라이더’
■ Today
지난 14일 삼성동 메가박스 영화관에서는 웅장한 영화 사운드 음악보다는 발랄 버전의 카트라이더 배경 음악이 흘러나왔다. 영화관람을 하러 온 관람객들이 고개를 갸우뚱할 법한 이 상황은 ‘올림푸스배 카트라이더 그랜드파이널’이 열리는 결선 현장이었다. 온게임넷 주최로 열렸던 이번 대회는 지난 3월 ‘Coke PLAY 배 카트라이더 리그’를 시작으로 2회째 진행됐는데 이번 결승전에는 무려 1000명의 관중이 몰려 모두를 놀라게 했다. 같은 날 광주에서 열렸던 스타리그 결승전과 비슷한 수치였기 때문.

2기 출범 당시 ‘스페셜 포스’와 함께 공인 종목으로 선정된 카트라이더는 국산 게임리그 가운데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온게임넷 카트라이더 리그(이하 카트)는 ‘스타크리그’ 개인전의 우승 상금과 맞먹을 정도로 그 규모가 성장돼 게임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것. 이미 카트계의 ‘임요환’이라 불리는 김대겸을 비롯, 임요환의 영원한 라이벌 ‘홍진호’를 대신해 조현준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스타게이머도 속속들이 배출되고 있다.

카트라이더는 오픈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부터 게임리그를 염두 해두고 준비를 진행해왔다고 개발사인 넥슨 측이 언급할 만큼 현재의 리그 정착에 초기부터의 노력이 큰 기반이 됐다. 단적인 예로 옵저버 모드를 이용한 다양한 카메라 앵글 구현과 경기결과 자동 저장 등이 게임 내 시스템 적으로 마련되어 있어, 리그 경기를 진행하기 위한 편의성이 최적화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넥슨 자체 내에서 카트라이더 베타 서비스 기간 동안 전국적으로 학교대항전 및 선수권 대회를 기획해 리그 활성화가 되기 위한 밑바탕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다. 이와 관련해 온게임넷과 향후 5년간 카트 리그 사업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맺고 올해 3월, 3번째 대회를 준비 중이다.

■ Tomorrow
현재 카트라이더 정식 프로게이머가 있을까. 없을까. 정답은 아직 ‘없다’이다. 프로게이머 협회에 따르면 7명의 카트라이더 게이머 가운데 등록대상자인 김대겸과 조현준을 제외하고 나머지 5명의 선수(김진용, 김홍균, 조경재, 최의영, 홍은표)들은 준프로게이머에 해당한다. 여기서 등록대상자는 올 초 협회에서 실시할 예정인 프로게이머 소양교육 절차를 밟아야 정식 프로게이머 자격증을 따낼 수 있다. 그 외 5명의 선수들은 한 번 더 공인대회 입상자 명단에 올라야 등록대상자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아마추어 게이머의 경우 위의 과정을 모두 거쳐야 프로게이머로 올라설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어느 공인 대회에서 입상했는지 여부를 공식적으로 증명해줄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한 예로 모 포털 사이트에서 김대겸의 이름을 검색하면 그와 관련된 프로필이 나오지만 공인 대회 입상 성적은 일부가 공개되거나 아니면 아예 없다. 오히려 방송리그 전적이 기재되어 있기도 하다. 그만큼 공인 대회의 권위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 이에 따른 차후 개선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기에 아마추어 게이머를 육성하기 위한 다수의 팬사이트와 커뮤니티는 이미 수십여개가 만들어져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이 곳에 가입한 게이머들은 현재 방송 경기를 통해 진행되고 있는 리그 VOD를 수집하는가 하면 선수들의 화려한 개인기를 연구해 조작법을 올려놓기도 한다.

이에 대해 넥슨의 관계자는 “e스포츠 리그 활성화 이후 유저 증가율 역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고 전하면서 “게임이 ‘리그’를 통해 새로운 이슈가 되고,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게 되는 등 회사에 부가적으로 좋은 홍보 효과를 얻고 있다”고 언급했다.

[People] 카트라이더 프로게이머 조현준 인터뷰 “카트 역시 프로의 세계는 존재한다”
■ 카트라이더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 인기가 많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심결에 하게 됐다. 캐주얼 게임 위주로 취미 삼아 즐기던 것이었는데 처음 카트라이더를 접하고 몇 번 하다가 자꾸 지니까 욕심이 생기더라. (웃음) 학교(고등학교)를 안나가면서까지 게임을 즐긴 것은 처음이었다.

■ 프로게이머가 되리라고 생각했었는지.
≫ 임요환 선수를 좋아했지만 프로게이머가 되겠단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과연 나도 프로게이머 될 수 있을까라는 의심만 했을 뿐. 처음으로 팀(스프리스 스피드팀)에 들어가서 대회에 입상을 하고 여러 대회가 지속적으로 생기는 것을 보고 전망이 밝다는 생각이 들었다.

■ ‘카트’ 게이머로서 애로사항이 있다면.
≫ 우리도 전용 마우스와 키보드를 가지고 게임을 연습한다. 하지만 방송 경기에서는 한번도 전용 마우스와 키보드를 써본 적이 없다. 정식 리그로 진행하기까지 경기를 위한 미숙한 사항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 아마추어 게이머에게 조언을 한다면.
≫ 근래에 메일을 통해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다는 메일을 많이 받고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노력과 의지이다. 섣부른 판단으로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 곳 역시 ‘프로’의 세계가 존재하므로 최선을 다해서 자기 영역을 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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