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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애인, 그들이 궁금하다] 온라인 속에서 펼쳐지는 장밋빛 연애담! ‘게임 애인’을 말하다 <1>

  • 윤영진 기자/봉성창 기자 wisdomtooth@kyunghyang.com
  • 입력 2006.07.2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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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세상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일종의 가상 커뮤니티 공간이다. 자연 현실과 상당 부분 유사한 형태로 발전하길 수년여. 이제는 이를 통해 울고 웃는, 다양한 인간관계가 성립되기에 이르렀다. 길드라는 이름의 소속 집단이 창설되고, 게임 애인이라 불리는 가상 연인도 그다지 낯설지 않다. 특히 게임 애인의 경우, 일회성 요소가 강했던 기존 채팅과는 달리 장시간 게임을 즐기면서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만큼 좀 더 현실에 근접해 있다. 무엇보다 실제 연애를 하기위해 필요한 수많은 요소들 대신 단지 함께 게임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관계가 유지된다는 점은 가장 큰 매력으로 손꼽힌다. 이를 벗 삼아, 수많은 연인들이 탄생하고, 이들 중 상당수가 실제 만남을 통해 오프라인 속 연인으로 관계를 정립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현실과 가상의 틈 사이에서 사랑의 경중(輕重)을 따질 수 있을까? 지금부터 애매모호함으로 가득 찬 ‘게임 애인’의 모든 것을 공개한다.

이성+사랑/게임=게임 애인
‘게임 애인’이란 말 그대로 게임을 통해 만나는 이성 관계를 의미한다. 첫 만남이 온라인 게임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주로 함께 사냥을 하면서 발전하는 형태를 취한다. 친구로 등록하거나, 같은 길드에 가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화번호와 같은 신상정보를 주고받으며 절정기를 맞게 된다. 일반적으로 게임 애인 관계가 성립되게 되면, 이를 자유게시판이나 서버 커뮤니티에 공표하는 알림형 커플과 비밀리에 사랑을 키워가는 속삼임형 커플로 양분된다. 주된 공통점은 단박에 연인임을 느낄 수 있는 액세서리나, 커플 아이템들을 치장하고 있으며, 호칭은 ‘쟈긔’등 독특한 채팅 신조어를 사용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솔로들의 부러움이 극에 달할 것은 당연지사. 일부 솔로 유저들은 ‘커플 척살’을 외치나, 이러한 부러움 또한 ‘선택받은 자’와 같은 뿌듯함을 통해 커플로서의 자긍심을 드높이는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절대적이다. 또한 연령에 따라 게임 애인 또한 그 성격을 달리한다. 초·중학생에 속하는 청소년층에서는 말 그대로 단지 게임 상에서만 만나서 같이 게임을 즐길 뿐 실제 만남까지 이어지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성인의 경우는 만남을 갖고 실제 애인으로까지 발전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따라서 저연령 청소년층이 게임 애인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상대방 캐릭터의 레벨대인(자신과 비슷한) 반면 성인의 경우에는 거주 지역이 우선 고려 대상이다.

온라인 게임은 최적의 풍토
게임 애인의 시초는 ‘리니지’와 ‘포트리스’에서 근원을 찾을 수 있다. 출발 장르 자체가 MMORPG와 슈팅 온라인 게임이라는 사실에서 살펴볼 수 있듯, 특별히 장르적 한계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온라인 게임들이 게임 애인을 탄생시키는데 최적의 조건을 갖춘 것은 아니다. 기본적인 조건으로는 우선 온라인 게임의 주된 커뮤니티 공간인 채팅이 자유로워야 한다. 게임 조작에 전념해야만 하는 게임이라면 이성과 친해질 기회 자체가 주어지지 않는다. 가령 ‘스타크래프트’나 ‘스페셜포스’와 같이 끊임없는 조작을 요구하는 게임의 경우,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고 친밀한 관계로 발전시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둘째, 게임의 특성상 여성유저가 일정 비율 존재해야한다. 온라인 게임의 전반적인 특성상 남성유저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까닭에 남녀 성비가 불균형하다. 따라서 과도하리만큼 남성편향적인 게임에서는 게임 애인 자체가 탄생할 수 없다. 이는 마치 남자 고등학교 내에서 커플 탄생을 기대하는 것과 같다. 마지막으로는 이성 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게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협력 없이 경쟁만이 가득한 대결구도 속에서는 마음이 동할 수 없다. 따라서 대전방식의 게임보다는 서로 도우며 할 수 있는 파티플레이 게임이 서로 애틋한 감정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커플 시스템은 중매쟁이
최근 온라인 게임의 특징 중 하나는 커플들을 위한 각종 맞춤형 아이템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시스템들은 유저들의 요청에 의해 구현됐다. 가장 대표적인 시스템이 게임 내 결혼식. ‘라그나로크’ 초창기 시절 어느 커플의 게임 상 결혼식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에 고무된 그라비티에서는 ‘결혼 시스템’을 도입, 수많은 게임 애인들이 탄생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수행해냈다. 이후 ‘결혼 시스템’은 진화를 거듭해왔다. 그 결과, 결혼한 커플유저들만이 갈 수 있는 신혼여행이나 자녀를 입양해 가족을 꾸릴 수 있는 가족 시스템 등 다양한 시스템으로 계승, 발전됐다. ‘리니지2’에서도 게임 상 결혼식을 할 때 입을 수 있게끔 예복아이템을 마련해 놓았다. ‘큐플레이’에서는 커플 등록 후 실제로 100일이 지나면 사용할 수 있는 ‘100일 반지’와 하트 이펙트 아이템 등을 마련했다. 이밖에도 수많은 게임들이 커플 아이템이나 서로 애정을 표시할 수 있는 이모티콘, 키스와 같은 다양한 애정행각(?)들을 지원하고 있다. 어느 덧 커플시스템은 하나의 게임 속 재미요소로 승화된 셈이다.

ON-OFF 애인 전격 비교
ⓐ 실제 애인
ⓑ 게임 애인

머리
ⓐ 가치관, 관심사, 취미, 돈, 학벌 모든 것을 따져봐야 한다.
ⓑ 게임에 대한 지식만으로 오케이. 풍부한 정보는 호감의 대상이 된다.

얼굴
ⓐ 외모가 전부라고 말하는 이도 있을 정도다.
ⓑ 외모가 그리 중요치 않다. 이보다는 재치나, 말빨이 효과적이다.


ⓐ 3~4살 차이까지는 괜찮다. 하지만 그 이상은 도둑 소리를 듣는다. 10살 이상이면 짐승이 된다.
ⓑ 나이 차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30살 차이도 거뜬한 것이 게임 애인이다.

핸드폰
ⓐ 커플요금을 하지 않는 이상 매달 돌아오는 전화요금 청구서가 두려울 것이다.
ⓑ 채팅 하나로 모든 것이 가능하다. 여기에 적당한 이모티콘을 함께한다면 금상첨화. 전화세 따위는 잊어도 좋다.


ⓐ 깨끗함은 필수, 유행은 선택이다. 그녀가 싫어하는 행동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
ⓑ 씻을 필요도, 속옷 차림이라도 문제없다. 담배 태우는 것을 싫어한다 할지라도 들킬 염려조차 없다.

시계
ⓐ 일단 낮에는 각자의 일 때문에 곤란하다. 저녁시간이나 주말이 최적.
ⓑ 밤낮 구별이 없다. 어느 시간대라도 편안히 만날 수 있다.

지갑
ⓐ 항상 데이트 비용 정도는 비상금으로 가지고 다녀야 안심이 된다.
ⓑ 가벼운 주머니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데이트 비용이라면 기껏해야 PC방 이용료 정도.

양다리
ⓐ 상당한 심리적 타격이 온다. 법적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다.
ⓑ 바람을 피워도 들킬 염려가 없다. 들킬시에도 장난으로 넘길 수 있다.


ⓐ 멀면 멀수록 집에 바래다 줄때 애로사항이 발생한다. 특히 서울-부산 같은 장거리 연애는 부담만만.
ⓑ 거리에 국한되지 않는다. 서울과 제주도에 거주할지라도 비행기표 따위는 필요치 않다.

성공 커플 24쌍이 공개하는 게임 애인 성공 노하우! Best10 - 만남편
1. 파티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라. >> 사냥과 커뮤니티를 동시에 즐기는 것이 좋다.
2. 자신과 유사한 레벨대의 이성 유저를 상대하라. >> 밀대(버퍼)로 전락하기 싫다면, 비슷한 레벨대를 공략하자.
3. 반드시 이성임을 확인하라. >> 아이디만으로 성급한 성별 판단은 최악의 결과를 초래한다.
4. 많은 정보를 수집하라. >> 근거리에 사는지, 노매너 플레이어는 아닌지, 게임 내 이성친구가 있는가를 확인하라.
5. 실제 애인이 있는 경우를 주의하라. >> 대화를 통해 자연스레 유도하는 방식이 주효하다.
6~7. 길드에 가입하고, 사진을 확인하자. >> 다음 카페 등 길드 커뮤니티에서 사진을 통해 이상형을 찾을 수 있으며, 오프라인 모임도 참여 가능하다.
8. 평소 ‘커플 척살’을 논하지 마라. >> 향후 커플로 성공할 경우, 엄청난 비난이 쏟아진다.
9. 게임 내 모든 유저에게 친절하라. >> 게임 애인은 누가 될는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10. 보기 좋은 것이 좋다. >> 되도록 귀엽거나 예쁜, 멋진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오크 종족 등은 비호감의 대표적인 클래스이다.

인터뷰 >>
■ 만나게 된 과정을 알려 달라.
≫ 게임을 하던 중에 함께 파티를 하며 자연스럽게 친해졌어요. 여자 아이디를 사용하고 있었고, 캐릭터 자체가 예뻐 호감이 일어 친구를 등록하게 됐죠. 자연 점차 좋은 관계로 발전하게 됐고요. 연락처를 받은 후로는 주로 전화와 게임 내 채팅, 그리고 파티를 이루며 사랑을 키워갈 수 있었어요.

■ 직접 만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이 궁금하다.
≫ 대략 1개월 정도 소요됐죠. 게임과 전화로만 만나다보니, 현실과 괴리감이 커지더라고요. 점점 예쁜 여자분으로 상상하게 되는데, 이러다가 100% 깨질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결심하게 됐죠. 직접 만나봐야 되겠다고. 물론 사진을 교환하는 경우도 많지만, 사실 저도 잘 생긴 편과는 조금 거리가 멀어서요(웃음).

■ 장, 단점을 말해 달라.
≫ 우선 서로 챙겨주는 만큼 게임이 더욱 재미있죠. 사람들의 부러움도 솔직히 기분 좋고요. 서로 파티 대기도 먼저 걸어주고요. 다양한 게임 내 정보는 물론, 함께 가입한 까닭에 길드 속에서의 풍요로움도 더하죠. 어디 이뿐인가요? 씻지 않아도 편안히, 밤 늦은 시간에도 어려움 없이, 전화세도 들지 않고, 채팅보다 다양한 액션을 펼칠 수도 있고요. 현모(오프라인 모임)때도 같이 나기나 외롭지 않고요. 데이트 역시 PC방이 주무대라 데이트 비용이 적게 들죠. 또한 대화 소재도 부족함이 없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광렙 파티처럼 좋은 기회가 오더라도 같이 하려고 노력하다보니 이를 포기하게 된다는 점이죠. 여기에 레벨도 어느 정도 맞춰야 해서 아바타 육성은 조금 더딘 감이 없지 않아요.

■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 게임 내 공식 커플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고요. 결혼 후 한 방에서 같이 게임을 즐기는 것이 궁극의 목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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