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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획-온라인게임 동인의 세계] 유저 충성도 높아져 안정적인 서비스 밑걸음

  • 봉성창 기자 wisdomtooth@kyunghyang.com
  • 입력 2008.06.3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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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가 나서서 적극 지원 눈길  … 일부 수위 넘어 부작용 낳기도


국내 온라인게임의 역사가 10년을 넘으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 동인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져 눈길을 끌고 있다. 흔히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등에서 시작된 동인 활동이 온라인게임 영역에까지 확장된 것이다.



동인 활동이란 동일한 만화나 게임 혹은 인물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여 펼치는 다양한 활동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원작을 소재로 만든 소설, 만화, 코스프레 등 아마추어 창작물을 서로 공유하면서 그들만의 문화를 즐기고 있다.



그동안 이러한 동인활동은 해당 콘텐츠에 대해 충성도를 높여준다는 점에서 원작자로부터 환영을 받기도 했다. 특히 이런 활동이 온라인게임에도 급속도로 퍼지면서 온라인게임에도 충성도 높은 유저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방증이어서 업계는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때로는 이러한 동인 활동이 위험수위를 넘어 성인물로 발전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국내 유저들의 온라인게임 동인 활동에 대해 한국 온라인게임 콘텐츠의 파괴력이 일본 대중문화 콘텐츠를 따라잡고 있는데서 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게임이 동인 활동의 소재로 사용된 것은 불과 몇 년전 일이다. 초창기 온라인게임들은 일본 문화 콘텐츠에 비해 캐릭터나 세계관 면에서 상당히 빈약했기 때문이다.



익명의 다수가 게임을 이끌어 나가는 온라인게임의 특성 역시 걸림돌이 됐다. 온라인게임에서 캐릭터는 고유한 존재라기 보다 하나의 직업으로서 인식되는 경향이 강했던 것이다.


캐릭터 개성과 스토리 충실해진 것이 요인
그러나 2000년대 중반을 넘어오면서부터 국내 온라인게임사들이 원화 작업에 큰 비중을 쏟기 시작했고, 비록 게임 내에 구현되지 않더라도 게임 전반을 아루는 세계관 작업에 충실하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유저들에게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얼굴에 절반을 차지하는 눈과 비정상적인 신체비율을 가진 캐릭터로 대표되는 일본풍 그림체가 국내 온라인게임에 주로 쓰이기 시작하면서 기존에 일본 문화 콘텐츠를 소재로 동인 활동을 하던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결과를 낳았다.



몇몇 인기 온라인게임을 중심으로 캐릭터를 이용해 각종 창작 만화와 소설을 하나둘 씩 유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이에 대한 전문 커뮤니티들이 자연스럽게 생성됐다. 한때 모 게임 커뮤니티에서 연재된 ‘리니지’ 소재 소설은 누적 조회 1백만건을 넘으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또한 ‘마비노기’의 회화풍 그래픽은 많은 소녀 팬들의 감수성을 자극하면서 한 유저가 만든 ‘나오의 에린정복기’라는 만화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구하기 힘든 만화로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리니지’부터 ‘던파’까지 꾸준히 이어져
초창기 국내에서 동인 활동이 활발했던 온라인게임은 엔씨소프트에서 서비스 중인 MMORPG ‘리니지’와 그라비티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라그나로크’다. 그 이후 넥슨의 ‘마비노기’와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 등이 동인 활동의 소재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들 게임들은 비단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발한 동인 활동이 벌어지고 있을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동인 활동에 사용되는 온라인게임의 캐릭터나 세계관은 해당 게임사가 1차적인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게임사들은 상업적으로 활용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이러한 활동에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러한 활동을 장려하는 편이 자사 게임의 흥행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몇몇 회사는 이러한 동인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우선 엔씨소프트는 매년 ‘리니지2 팬픽 어워드’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팬픽 페스티벌은 게임 내에 실제로 구현 가능한 기획, 퀘스트 기획을 비롯해 몬스터 디자인, 의상 디자인, 기타 팬워크 등으로 부문을 나누어 진행되는데 각 대상 수상자에게는 1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매년 수백건의 응모가 쇄도할 정도로 인기있는 행사로 자리잡았다.
또한 그라비티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태국, 중국 등 3개국 유저를 대상으로 자사가 서비스하는 ‘에밀 크로니클 온라인’의 팬 아트 페스티벌을 동시에 개최한다고 밝혔다.



그라비티는 이례적으로 우수작품을 실제 게임 내 로딩화면에 삽입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각종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및 행사 등에서 게임사들은 이러한 동인 활동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게임 서비스 초기부터 각종 이벤트를 통해 이러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성인 콘텐츠 생산돼 우려 낳기도
대부분 게임사들이 동인 활동에 대해 암묵적으로 허용하고 있지만, 몇몇 동인 작품 중에는게임 속 캐릭터들이 노골적인 성행위를 하는 선정적인 작품들도 있어 업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이들 몇몇 선정적인 작품들은 상업적으로 활용되지는 않고 있지만 원작의 이미지를 심하게 훼손한다는 점에서 해당 게임사에게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 온라인게임이 10대를 중심으로 플레이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칫 청소년들이 음란물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들 온라인게임 소재 음란물들은 주로 P2P 사이트를 통해 은밀하게 유통되기도 하지만,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19세 이상만 보라는 표시와 함께 공공연하 유포되기도 하는 실정이다. 특히 몇몇 이미지들은 해당 게임 홈페이지에 버젓이 올리는 경우도 있어 관리자들이 이를 삭제하느라 애를 먹기도 한다. 이들 선정적인 동인 작품들이 대상은 그림체가 마치 실제 원화가 그린 듯 매우 유사해 자칫 저연령층 유저들이 혼돈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사들이 이러한 활동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재하지는 않고 있지만 엄연히 위법 활동”이라며 유저들에게 자제해 줄 것을 촉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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