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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 해외유수 게임엔진사, 한국 거점으로 ‘아시아 공략’ 시동] 2009년 이후 폭발적 성장 대비 시장 선점 싸움 치열

  • 하은영 기자 hey@khplus.kr
  • 입력 2009.02.23 09:15
  • 수정 2012.11.2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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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라이텍 이어 에픽게임즈 등 한국지사 설립 검토 … 2009년부터 아시아시장 엔진 수요 증가 추세 예상

 

최근 해외 유수 게임엔진 기업들의 한국 시장 공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1월 독일 유명 게임엔진사인 크라이텍이 한국지사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한국시장에 진출했고, 에픽게임즈도 한국 지사 설립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한국총판인 게임베이스를 통해 국내에 게임브리오 엔진을 공급해 왔던 이머전트도 한국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게임브리오의 경우 올 4월부터 자체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신규 브랜드 구축까지 고려하고 있어 큰 변화가 예고된다.

 

해외 유명 게임엔진사들의 국내 진출 공략으로 그 동안 커뮤니케이션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개발사들도 한층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게 돼 기대가 큰 분위기다.

 

이와 함께 국내 게임엔진 비즈니스도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게임엔진사들의 이러한 움직임이 한국을 교두보로 아시아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노림수라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중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온라인게임 시장이 점점 확대되기 시작하면서 온라인게임 강국인 한국을 교두보로 이들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움직임은 EA, THQ 등 해외 유명 콘솔게임사들이 온라인게임 사업에 진출하면서 한국을 교두보로 삼았던 구조와 매우 흡사해 더욱 업계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질 높은 서비스 기대]
해외 게임사들이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게임 개발자들은 보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라인을 확보하게 됐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에픽게임즈나 크라이텍의 경우 그 동안 국내에서 원활한 컨택 라인을 확보할 수 없어 간단한 연락조차 쉽지 않았다는 것이 개발자들의 공통된 의견이기 때문이다.

 

중소 업체들의 경우 초기 엔진 구매와 관련된 문의를 할 때부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엔진을 구매한 이후에도 불편 사항 개선, 언어 문제 등 각종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어려움이 뒤 따랐다. 그러나 한국지사 설립 등으로 이러한 문제점들이 상당수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지사를 설립한 크라이텍은 최근 서울 삼성동에서 역삼동으로 사옥을 이전하고 본격적인 한국지사에서의 업무를 시작했다.

 

크라이텍 한국지사 박영목 대표는 독일 본사에 국내 엔진 전문가들을 파견해 국내 개발자들과의 보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본사에서 근무중인 해당 엔지니어들은 엔진 개발에도 직접 참여, 국내 개발자들에게 보다 상세하게 크라이 엔진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한국지사 설립여부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에픽게임즈 역시 언리얼 엔진의 한글화를 고려하는 등 국내 개발자들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언리얼 엔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 한국지사를 설립한 크라이텍은 국내에서 엔진 비즈니스와 게임 개발 사업을 병행할 계획이다. 사진은 크라이텍 공식 홈페이지

 

[아시아 엔진시장 폭발적 성장 예상]
크라이텍, 에픽게임즈 등의 한국 시장 공략은 한국을 중심으로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온라인게임 시장을 석권하기 위한 초석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미 온라인게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해당 시장에서 올 해부터 본격적으로 엔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과 일본에 비해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온라인게임 시장이 성장해 왔고, 이들 국가에서 온라인게임 산업이 발전하는데 많은 영향을 미친 한국이 시장조사 측면에서도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검토 중인 기업은 많지 않지만,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특히 다루는 것이 까다롭고 구매 의사를 밝혔다 하더라도 평가기준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구매 자체가 어려운 크라이 엔진이나 언리얼 엔진의 경우에도 ‘이미 다룰 수 있는 수준에 까지 왔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게임브리오 한국총판을 담당하고 있는 게임베이스 박주용 실장은 “아시아 시장은 우리에게 향후 매우 중요한 시장이 될 전망”이라며 “특히 중국의 경우 아시아 전체 시장의 6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게임엔진 사업 ‘시작부터 달라야’]
해외 게임엔진사의 국내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국내에서도 엔진개발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고가의 엔진 구매 가격이 부담스러워 자체 엔진을 개발했던 신생개발사들의 엔진개발 목적이 아닌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국산 엔진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말 블루사이드가 자사의 노하우를 집약한 페임테크 엔진을 상용화하며 본격적으로 게임엔진 사업에 진출한 이후, 그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 언리얼 엔진으로 유명한 에픽게임즈는 한국지사 설립을 적극적으로 검토중이며, 이와 관계없이 언리얼 엔진3의 한글화를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에픽게임즈 공식 홈페이지

 

‘킹덤언더파이어: 히어로즈’, ‘N3’, ‘킹덤언더파이어: 서클오브둠’을 비롯해 최근 드래곤플라이가 야심차게 내 놓은 FPS게임 ‘카르마2’에도 사용된 페임테크원 엔진은 높은 수준의 사실적인 그래픽 품질을 보여줘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내 게임엔진 사업이 아직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만큼 시작부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우리도 유명 엔진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혹은 ‘온라인게임 강국인 한국에서 게임엔진 사업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식의 출발로는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이루어내기 힘들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엔진을 개발해 내기 위해서는 유능한 개발자들의 게임 개발 경험을 토대로 개발을 위해 필요한 엔진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이는 온라인게임 강국으로서 게임엔진 비즈니스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크라이텍 박영목 대표는 “국내에는 게임에 대해 수많은 아이디어를 지닌 개발자들이 많은데 아직 이를 특화시킨 게임사는 많지 않은 것이 아쉽다”며 “엔진 자체를 개발해 상용화하겠다는 목적이 아닌, 개발자들의 필요에 의해 엔진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게임브리오는 크라이엔진과 언리얼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엔진 퀄리티를 끌어올리기 위해 올 4월경 새로운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사진은 게임브리오 엔진으로 개발된 온라인 족구게임 ‘스파이크 걸즈’

 

[유명 엔진, 누가 쓰고 있나] 송재경·조기용 등 신작에 과감히 ‘채택’
해외 유명 엔진을 사용하는 국내 게임사들이 속속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해외 엔진을 메이저 업체에서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중소규모 업체에서도 고가의 해외엔진에 관심을 가지는 게임사들이 부쩍 증가한 추세다. 게임사가 어떤 엔진을 채택했는지에 따라 이들의 향후 프로젝트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업계의 관심도 비상하다.

 

크라이텍은 최근 2~3년 전부터 국내 게임사들에 크라이 엔진을 공급해 왔다. 지난해 말 공개된 ‘아이온’이 완벽에 가까운 그래픽을 선보여 찬사를 받았으며, XL게임즈에서 신작 ‘듀얼 데스티니’를 개발중인 송재경 사장, 리로리드스튜디오에서 ‘더데이’를 개발중인 조기용 사장도 크라이 엔진을 채택했다.

 


▲ 크라이엔진2 기반으로 개발중인 리로리드스튜디오의 ‘더데이’

 

이 외에도 크라이텍 한국지사 설립 이후 수많은 게임사들이 엔진 구매 의사를 밝혀오고 있으며, 메이저 외에 중소규모의 게임사 중에도 이미 크라이텍과 엔진 구매 계약을 맺은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라이엔진과 쌍벽을 이루고 있는 언리얼엔진으로 개발되고 있는 신작도 다수다. 신생 개발사인 이프가 언리얼을 사용한 신작을 개발중이며, 티엔터테인먼트, 애니파크, 드래곤플라이 등 다수의 게임사들이 언리얼엔진을 채택했다.

 

크라이시스와 언리얼보다 훨씬 보급률이 높은 게임브리오의 경우 더 많은 국내 게임사들이 사용하고 있다. 넥슨,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를 비롯한 메이저 게임사에서부터 엔트리브소프트 등 다수의 중견개발사들이 게임브리오 엔진을 쓰고 있다.

 


▲ 언리얼엔진3로 개발중인 블루홀스튜디오의 ‘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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