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테마기획 - 신작게임에 대처하는 유저들의 자세]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떠나는 그들을 ‘잡아라’

  • 봉성창 기자 bong@khan.kr
  • 입력 2009.03.23 09:18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호기심 자극하는 첫 인상이 초반 흥행 관건 … 차별화, 커뮤니티, 운영 등 꼼꼼히 챙겨야


우리나라에서 온라인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인터넷이 되는 적당한 성능의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충분하다. 많은 게임사들이 테스트라는 명목으로 무료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정식서비스가 되더라도 부분유료화라는 이름으로 일단은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한 해에만 수십 개의 게임이 쏟아지다 보니 유저들은 여러 게임들을 놓고 무엇을 플레이할지 간택하는 입장이다. 게임사들은 저마다 강점으로 자사의 게임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그중에서 선택받는 게임은 소수에 불과하다. 특히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출중한 신작게임이 출격을 앞두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온라인게임 산업이 다시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과연 유저들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신작 게임을 선택하는 것일까.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순서도 형식을 빌어 우리나라 유저들의 온라인게임 선택 과정에 대해 알아봤다.



온라인게임은 특성상 오랜 플레이타임을 요구한다. 대부분 유저들은 동시에 1개에서 2개 정도의 온라인게임만을 골라 플레이한다. 만약 다른 온라인게임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이전에 하던 온라인게임은 소홀해지기 마련이다.


더욱이 다른 온라인게임으로 쉽게 옮기지도 않는다. 이전에 오랜 플레이를 통해 키워놓은 캐릭터가 아깝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리나라 유저들의 온라인게임 선택은 매우 신중한 편이다. 여간한 매력적인 게임이 아니라면 조금 플레이하다가 무참히도 클라이언트를 삭제해버릴 정도다.


[첫 인상이 흥행의 70% 좌우]
그렇다면 과연 유저들에게 선택받아 신작 게임이 흥행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까. 우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유저들에게 좋은 첫인상을 남겨야 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일종의 게임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유저들에게 심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에 대한 이미지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그래픽이지만 반드시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마케팅을 통해 게임 그래픽과는 상관없이 얼마든지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가령 잘 만들어진 게임 플레이 동영상은 일단 유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이후 유저들은 컴퓨터 사양이나 심의 등급 등을 확인함으로서 근본적으로 자신이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인지 아닌지를 파악한다. 물론 이러한 제약은 얼마든지 극복 가능하다. PC방을 이용할 수도 있고,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민등록번호 도용은 불법이지만 현실적으로 저 연령층 유저들에 의해 빈번하게 사용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렇게 해서 일단 많은 유저들이 회원가입과 게임 클라이언트를 설치하게 하면 절반은 성공하는 셈이다.


■ 유저들의 신작 온라인게임 선택 과정


[‘차별화’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일단 게임을 플레이하면 대부분 유저들은 의도와는 상관없이 무의식적으로 게임을 평가하게 된다. 이때 평가 기준이 되는 것이 바로 비슷한 장르의 기존 게임이다. 아무리 훌륭한 그래픽과 좋은 이미지를 유저들에게 심어주더라도 막상 게임을 플레이했을 때 다른 게임과 차별점이 별로 없다면 결국 유저들은 떠나게 된다. 단적인 예로 지난해 선보인 모 MMORPG의 경우 대대적인 마케팅과 뛰어난 그래픽으로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했지만, 이후 별다른 차별화 요소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급격한 하향세를 탔다. 반대로 이미지가 좋더라도 차별화 요소만 확실하면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유저 수는 점차 증가한다.


윈디소프트 퍼블리싱팀 이현호씨는 “RPG 시장의 경우 아주 특별한 케이스가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유저들에게 그래픽과 차별성으로 평가 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씨가 설명하는 특별한 경우는 이른바 2급 MMORPG의 선전 사례다. 2급 MMORPG들은 비록 대작으로 인정받지는 못하지만 유저들에게 익숙한 시스템과 쉬운 게임성으로 조용한 흥행몰이를 한다. ‘십이지천2’를 비롯해 ‘샴페인 매니아’, ‘카발 온라인’ 등이 이와 같은 경우에 해당한다.


게임성이 뛰어나고 차별화 요소가 확실한데도 불구하고 유저들을 잡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단적인 예가 바로 ‘오디션’이다. 지난해 수많은 댄스 장르 게임이 저마다 차별화 요소와 뛰어난 그래픽으로 포스트 ‘오디션’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오디션’이 구축하고 있는 단단한 유저 커뮤니티를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적절한 운영은 매출과 직결]
그 다음 유저들을 계속 붙잡을 수 있는 요소는 바로 운영이다. 이는 회사의 매출과도 직결되는 부분이다. 많은 비용을 들여 게임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해도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 유저들은 돈을 쓰기도 전에 떠나버린다.


최근 게임들은 대부분 부분 유료화를 채택하지만 이는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유저들의 반발을 최소화하면서도 회사의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적절한 가격 책정이 이뤄져야 하며, 이러한 아이템이 밸런스를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 뿐만 아니라 유저들이 즐길거리가 떨어지기 전에 원활한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인 매출이 발생하도록 해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 중 어느 것 하나라도 간과하면 결국 유저들은 떠나게 된다. 신경 쓰고 챙겨야 할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에 결국 한 해에 성공하는 신작 게임은 소수에 불과하게 된다. 1위부터 10위까지의 온라인게임 인기 순위가 좀처럼 변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