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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게임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한국이 ‘원조’ 세계로 퍼진 일품요리 ‘웹게임’

  • 안일범 기자 nant@khan.kr
  • 입력 2009.05.0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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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크메이지’로 시작된 웹게임 열풍 전세계 강타 … 클라이언트 게임 못지 않은 퀄리티까지 발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다음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MMORPG는 무엇일까. ‘리니지’, ‘에버퀘스트’, ‘이브 온라인’ 등 쟁쟁한 게임들을 떠올릴법 하지만, 알고 보면 그 자리는 웹기반 MMORPG ‘룬스케이프’가 차지하고 있다. 누적 가입자수만 1억 4천만 명이 넘으면서 유럽과 북미 시장을 통째로 뒤흔들었다. 이러한 열풍은 중국 시장에서도 이어졌다. 펫 육성시뮬레이션 게임 ‘모유기’가 성행하면서 시장이 구축된 것이다. 유럽발 북미행 열풍은 중국을 찍고 이제는 ‘칠룡전설’이나 ‘부족전쟁’과 같은 게임을 통해 한국에 상륙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알고 보면 그 출발이 한국에서 있었음을 기억하는 유저는 그리 많지 않다.


경향게임스는 게임시장에 곧 다가올 새로운 먹거리 ‘웹게임’트렌드를 미리 예측해 특집으로 구성했다.



웹게임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일부 유저들이 웹을 활용한 게임 개발을 꿈꿨지만, 인터넷 속도와 웹브라우저의 한계, 프로그래밍 언어의 미비 등을 이유로 실질적인 개발은 이뤄지지 않았다. 일부 인디게임 개발팀들이 텍스트로 된 게임을 출시하면서 초기 웹게임은 대부분 ‘방탈출 게임’이나 ‘퀴즈게임’식의 간단한 질문 답변들로만 구성됐다. 그러나 1998년 한국 온라인게임 역사의 태동이라 불리는 마리텔레콤에서 변화는 시작됐다.


‘심심하던 차에’웹을 활용한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던 이들은, ‘아크메이지’를 개발하기에 이른다. 마법사들간의 전투를 그린 이 게임은 최종 마법이 완성될 때 까지 상호의 국가를 공략하고, 유닛을 소환해 전투를 벌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건물을 지으면서 유닛 생산조건을 만들어나가고, 시간이 지나갈 때마다 턴이 회복되는 방식으로 공정성을 기했다. 이렇게 탄생된 웹게임은 국내를 넘어 북미와 유럽, 심지어 남미에까지 진출하면서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다.


그러나 아쉽게도 유료 결제 시스템이 없어 수익을 올리는데는 실패한다. 유일한 위안이라면 당시 돈으로 5만 달러가 넘는 광고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웹게임의 본격적인 역사가 시작됐다.



▲ 세계 최초의 상용 온라인 웹게임 ‘아크메이지’를 본따, 팬들이 제작한 ‘레인카네이션’


[웹게임, 우주로 나아가다]
온라인게임 시장이 막 태동하던 시기에 전 세계에 수출하는 위업을 달성한 ‘아크메이지’는 많은 개발사들의 본보기가 됐다. 그들의 활약에 힘입어 후발주자로 등장한 것이 바로 아스트로네스트사의 ‘아스트로네스트’다. ‘아스트로네스트’는 SF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웹게임으로, 행성을 운영하면서 기술을 개발해 함대를 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를 점령하는 게임이다. 판타지 일색인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최초로 선보인 SF게임이면서, 웹게임이라는 게임의 특성은 유저들에게 그대로 어필됐다. 국내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역시 북미시장에 진출해 35만 명의 유저가 플레이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아스트로네스트’역시 유료화 모델을 명확히 확립하지는 못했다. 또, ‘아크메이지’에 비해 비교적 어려운 난이도로 2인자의 자리에 머무르는데 만족해야 했다. 때마침 불어온 ‘바람의 나라’와 같은 머그게임들의 등장으로, ‘아스트로네스트’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혁명은 비슷한 시기, 독일에서 발생했다. 바로 게임포지의 ‘오게임’이 2002년 하반기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오게임’은 게임성만 놓고보면 ‘아스트로네스트’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스타일이다. 다만, 특정 자원 증가나 건설 속도 향상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 월정액으로 과금을 받아 유저들로부터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아스트로네스트’와는 달리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회사를 유지할 수 있었고, 좁은 시장이 아니라 전 유럽과, 북미를 대상으로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매출확보에 성공했다.



▲ 시대를 너무 앞서간 불운의 웹게임 ‘아스트로네스트’


[신수익 모델 확보]
독일 발 신규 수익모델의 성공은 웹게임 장르의 부흥기를 가져왔다. 게임 소재의 다양화와 함께, 새로운 수익모델의 개발, 게임성의 보강 등 꾸준한 시도가 있었다. 그 중에서도 지난 2003년 론칭한 ‘부족전쟁’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오게임’이 게임의 수치 변화를 줘 일부 유저들에게 이득을 주면서 수익을 벌어들였다면, ‘부족전쟁’은 수치변화가 아닌 인터페이스의 변화로 돈을 벌어들인 사례다.


판타지를 기반으로 수십, 수백개에 달하는 마을을 관리하는 게임인 ‘부족전쟁’은 마을이 증가할수록 유저들이 한번에 마을을 관리할 수 있는 편리한 인터페이스가 요구됐다. 이 점을 노려 유저들에게 보다 쉽게 마을을 관리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툴)를 판매했고, 유저들은 기꺼이 이를 구매했다. 그 결과 전반적인 게임 밸런스를 해치지 않았고, 유저들의 구매 만족도도 높은 편이었다.


기반이 갖춰진 웹게임의 열기는 유럽과 북미를 거쳐 중국에까지 퍼지기 시작했다. 중국판 포켓몬스터 ‘모유기’가 유소년층과 여성층을 시작으로 급속도로 번져나간 것이다. 단순히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유닛을 모아나가는 재미였지만 온라인게임을 플레이해보고 싶었던 유저들에게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됐다. 이후 ‘칠룡전설’, ‘열혈삼국’등 온라인 게임에서 성공했던 부분유료화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면서 수익을 거두는 게임들이 등장해 웹게임의 수익모델은 가능성을 내비쳤다.



▲ 게임 인터페이스를 판매해 수익을 올린 ‘부족전쟁’


[장르 다변화 시대]
시장의 틀이 잡혀나가자, 웹게임은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오게임’의 성공을 바탕으로 개발 여력을 확보한 게임포지는 2007년 들어 신작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글라디투스’, ‘비트파이트’ 등 자사의 노하우를 철저히 살린 작품을 꾸준히 개발해 출시했다. 이와 함께 빅포인트의 ‘다크오르빗’, 이노게임즈의 ‘더 웨스트’, 트라비안게임즈의 ‘트라비안’ 등 다양한 신작들이 등장하면서 웹게임 시장은 이른바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했다.


그리고 2009년, 충격의 신작 ‘퀘이크 라이브’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퀘이크3’을 바탕으로 개발된 이 게임은, 일반 클라이언트 게임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그래픽 퀄리티와 속도, 조작감을 선보여 기존 웹게임에 대한 상식을 철저히 파괴해 버렸다. 오픈베타 테스트 기간 동안 동시접속자 6만 명을 넘었고, 현재까지도 꾸준히 유저들이 가입하고 있을 만큼 그 위용이 상상을 초월한다. 순식간에 영국, 독일, 스페인과 함께 북미시장까지 인지도를 넓혀나가고 있다. ‘퀘이크라이브’는 향후 웹 게임이 결코 2D텍스트 상에서만 머물러 있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한 셈이다.



▲ 클라이언트 게임 못지 않는 그래픽을 선보인 ‘퀘이크 라이브’


[Key Point] 그래픽기반 웹게임의 등장


- 진입장벽 낮아 유저 몰이 … ‘초딩게임’, ‘괴작’비난 딛고 상업적 성공


이처럼 한국발 웹게임 콘텐츠들이 인기리에 서비스되는 가운데, 북미에서는 새로운 시도가 있었다. 2001년 하반기, 문제의 괴물 MMORPG ‘룬스케이프’가 자바 기반 온라인게임으로 제작된 것이다. 당시 MMORPG라고 하면 ‘울티마 온라인’이나 ‘에버퀘스트’와 같이 클라이언트를 사용하고 광활한 대륙에서 전투를 펼치는 게임이 전부였다. ‘룬스케이프’는 그 틈을 ‘캐주얼’이라는 속성을 이용해 파고 들었다. 간단한 클릭 몇 번으로 전투를 치르고, 복잡한 컨트롤이 필요없는 게임성을 주요 콘셉트로 잡았다. 그 결과 처음에는 유저들 사이에서 ‘괴작’취급을 받았고, 소위 ‘초딩게임’으로 낙인찍혔다. 그러나 방대한 콘텐츠가 업데이트되기 시작하고, 유저들이 몰려들면서 상업적 성공을 거두게 된다.



▲ 라이트 유저를 노려 성공적으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룬스케이프’






[웹게임의 엘도라도, 유럽시장] 온라인 게임 매출의 40% 차지, 유럽 뜨겁게 달구는 ‘웹게임’


- 독일산 게임이 시장의 70% 차지 … 대작 I·P ‘올인’해 하반기 지각변동 예고


유럽의 온라인게임 시장은 웹 게임의 황금기를 걷고 있다. 웹게임은 유럽 온라인게임 시장의 매출 중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를 즐기는 유저들은 9천만명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웹게임은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러시아 등지에서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각 국가의 상위 매출을 기록하는 온라인 업체들도 대부분 웹게임 퍼블리셔라는 점이 이채롭다. 연평균 100여개의 신작이 발매되며, 이제는 유명 I·P를 바탕으로하는 후속작들이 등장하기 까지 한다. 국내와는 판이하게 다른 시장구도로 웹 게임은 유럽 시장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정받고 있다.


유럽의 웹게임 시장은 독일이 주도하고 있다. 게임포지, 빅포인트, 이노게임즈와 같은 굵직한 독일 회사들이 자체 개발한 작품을 전 유럽을 대상으로 게임을 서비스하는 추세다. 유럽공동체의 특성에 따라 인접지역의 문화를 그대로 게임에 녹여내 서비스에 성공한 것이다. 실제로 유럽에서 웹게임은 일종의 커뮤니티 수단처럼 사용되기까지 한다. 반면 러시아, 영국 등 일부 지역에서는 자체 개발한 웹게임을 바탕으로 자국의 게임 시장을 커버하면서, 다시 전 유럽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 러시아의 희망으로 떠오르는 tpoeuapctbhe


[유럽공동체, 히트하는 게임도 ‘비슷’]
유럽의 지역적 특성상, 한 게임이 서비스되면 전 유럽에 걸쳐 트렌드가 지속되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2년 서비스를 시작한 ‘오게임’은 유럽지역에서만 가입자수 2천만명, 유료결제자수 200만명을 확보하며 웹게임 비즈니스의 근간을 잡은 타이틀로 유명하다. SF스타일을 기반으로 유럽 20개국에서 동시에 서비스되면서 유저 확보에 성공했고, 이를 통해 매년 신작을 내놓으며 현재 총 6개 작품을 전 유럽에 서비스하고 있다. 이렇게 확보한 인지도는 ‘글라디투스’, ‘비트파이트’에 이어 지난해 ‘아카리엄’에 까지 번지면서 웹게임 시장의 리더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해냈다.


독일 시장의 후발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빅포인트는 최근 1천만달러 투자 유치로 화제가 된 유망주다. 지난 2007년 ‘다크오르빗’을 론칭한 이후 2년사이에 1,600만명 가입자를 유치하면서 또 하나의 맹주로 떠오른 케이스다. 이러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그들이 론칭한 포털은 현재까지 6,000만명이 넘는 누적 가입자를 기록해 웹게임만으로도 독일 유명포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지난 2006년 대학생 벤처사업으로 시작했던 이노게임즈는 ‘부족전쟁’을 론칭하면서 글로벌 대박을 일궈낸 사례다. 당시 ‘오게임’을 위시로 한 SF물의 홍수 속에, 중세시대를 그려낸 소재로 각광을 받았다. ‘오게임’을 위한 웹게임 시장에서, 가능성이 높은 비즈니스 시장으로 탈바꿈시키는 역할을 해 냈다. 특히 웹게임의 기본 개념을 보다 확장하면서 ‘오게임’과 함께 웹게임의 표준을 만들었다.



▲ 웹게임의 부흥기 이끌어낸 부족전쟁


[러시아의 무서운 반격]
이렇듯 독일산 웹 게임이 전 유럽을 지배하는 가운데, 자체 제작 게임으로 반기를 든 러시아 시장이 주목받고있다. 여전히 시장의 수위권은 독일산 웹게임이지만, 지난 2007년말부터 ‘tpoeuapctbhe’가 동시접속자수 2만명을 기록하면서 순항중이다. 웹게임 특성상 활발한 커뮤니티가 구축돼 있고, 하루 수천여건이 넘는 글이 게시되면서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여기에 IT테러토리가 개발한 신작 ‘레전드:레거시 오브 더 드래곤즈’가 기대작으로 급부상하면서 내수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오히려 독일을 비롯한 유럽시장을 역으로 노리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특히 ‘용의 삶’을 주제로 채택해 전 세계 퍼블리셔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다크호스로 급성장하고 있다.



▲ 30개 웹게임을 서비스하면서 유력 포털과 경쟁하는 빅포인트


[대형 I·P들 줄줄이 웹게임 行]
급성장한 시장에 발맞춰 유럽시장에서는 유명 I·P를 바탕으로 하는 웹 게임 개발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킬존’, ‘‘레고레이서’ 등 패키지게임에서 성공했던 타이틀들이 줄이어 웹게임을 개발을 선언하면서 신 시장모색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 초 미국 id소프트웨어의 ‘퀘이크라이브’가 영국을 비롯한 유럽지역을 강타하면서, 대형 개발사들이 서둘러 I·P를 쏟아 붓는 형국이다. 이어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앤 매직’웹게임, ‘페이블2’ 등 초특급 I·P들을 투자한 게임들이 오는 2009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론칭되면 유럽 시장에는 웹게임의 핵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기대된다.


[Key Point] 웹 게임이 유럽시장에서 통하는 이유


- 쉬운 인터페이스 … 느린 인터넷 속도가 비결


국내와 달리 유럽시장은 인터넷 속도 문제로 인해 일반적인 MMO게임을 플레이하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하면 지연현상(랙)을 겪으며, 심지어는 접속이 불가능한 경우도 종종 있다. 또, 해외 유저들은 오히려 ‘그래픽 기반’인터페이스에 낯설어 하는 특색이 있다.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지만, 용어의 낯설음 덕에 계정 생성후 로그인 조차 할 수 없거나, 캐릭터 생성 화면에서 포기하고 게임을 그만두는 경우가 40%를 상회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단으로 웹게임이 발굴됐다. 웹게임은 텍스트로 구성돼, 차근차근 읽어나가면서 플레이하는 인터페이스가 오히려 익숙한 것이다. 이와 함께 웹 상에 접속하는데 소비되는 시간이 길지 않으므로, 가끔씩 접속하면서 게임을 플레이 하고, 연필이나 종이 등을 활용해 계산한 다음, 다시 게임에 접속해 계산을 실행으로 옮기는 식의 플레이가 일반화 돼있다.


특히 그래픽 기반의 웹게임의 경우, 해당 인터페이스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으므로, 유저들이 클라이언트 기반 웹게임에 비해 훨씬 높은 접근성을 보이는 특색이 있다.






[부흥과 정체 지나 성숙기의 중국시장] 니하오 웹게임 세계무대 ‘노린다’


- 500여개 게임 몰려 레드오션으로 전락 … 게임성 보탠 신규 게임으로 가능성 시사


지난 2007년 5월 오픈한 웹게임 전문 포털 51wan.com의 성공 이후, 중국 시장은 웹게임 열풍에 휩싸여 있다. 대기업들이 줄지어 웹게임 시장이 진출하고, 10만 달러 규모의 투자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웹게임 분야가 급격히 활성화되고 있다. 이를 틈타 샨다, 나인유, CDC등 중국 굴지의 기업들이 웹게임에 진출을 선언하는 한편, 소규모 개발팀들이 잇달아 신작을 내놓았다. 불과 1년 사이에 중국에서 웹게임은 총 500여개를 넘고 있으며, 1,000만이 넘는 유저가 900억원 규모의 시장을 창출해냈다. 그러나 투자대비 수익을 거두는 업체들이 줄어들면서 권태기에 빠진 중국 웹게임 시장들은 비전을 향해 바쁜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중국 시장 전문 리서치기관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2007년과 2008년 사이 중국 웹 게임은 350% 이상 성장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어 2009년에는 이 속도가 조금 감소하겠지만, 그 규모 자체는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실제로 대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웹게임 시장의 규모는 대폭 성장했다. 그러나 중국 현지전문가들은 이 수치의 이면을 주목해야한다고 주장한다. 투자 대비 성장 속도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며, 일부 기업에 수익이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중국 게임 시장 전문가는 “론칭 비용이 비교적 적어 누구나 쉽게 게임을 선보이지만 51wan, 샨다 등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목했다. 전반적인 인식도 ‘표절’이 있었을 뿐 ‘발전’은 없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따라서 아무리 많은 업체들이 게임을 개발하고, 신작이 등장하더라도, 유저의 확충이나 시장규모의 증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반성의 목소리다.



▲ 중국 웹게임 시장을 연 '모유기'


[신규 프로젝트에 매진]
중국 시장은 지난 2000년대부터 형성된 온라인게임 시장이 8년여 만에 정체기를 맞았음을 선언한 바 있다. 이후 ‘아이온’과 ‘던전앤 파이터’, ‘선검온라인’등 기존에 서비스됐던 게임과는 방향이 다른 게임들이 오픈하면서 전환기를 맞았다. 여기에 빗대어 웹 게임도 같은 방향으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 게임 시장은 장르의 다양화와 기술력의 보강을 주요 과제로 삼고 끊임없는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더 이상 텍스트 위주의 소규모 게임 개발이나, 기존 게임의 플레이 방식을 따르는 작품이 아니라, 보다 새로운 게임 개발에 돌입하는 추세다.



▲ 웹게임으로 개발돼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검협정연웹’


[웹게임에서도 대작 I·P ‘통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지난 2008년 말경부터 시작됐다. 대표적으로 지난 2008년 7월 킹소프트는 클라이언트 기반으로 개발돼 인기를 얻은 ‘검협정연 온라인’의 웹게임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과거 텍스트 기반 머드게임을 개발했던 노하우를 충실히 되살리고, 비주얼을 보다 강화하는 방식으로 제작은 진행됐다. 개발 단계에서 수 많은 유저들의 관심이 있었고, 중국 시장은 이 게임의 성패에 목숨을 걸었다.


 올해 초 ‘검협정연 온라인 웹’이 공개되면서 51wan.com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단숨에 서비스 순위 1위로 치고올라가며 꺼져가는듯 했던 웹게임의 불씨가 되살아난 것이다. 머드게임으로 출발했던 원작의 노하우를 되살려 순수로의 회귀를 목표로 개발한 코드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4월 현재 ‘검협정연 웹’은 중국 온라인게임을 통틀어 20위권을 노릴 정도로 엄청난 파급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중국고전 서유기를 소재로 삼고, 캐주얼한 게임성을 녹여내 사랑받는 ‘란무춘추’


[대형게임사 웹게임에 ‘군침’]
이처럼 웹게임 시장에서도 대작게임들 위주로 흐름이 결정되자, 대기업들도 연신 웹게임 시장에 뛰어드는 추세다. 과거 ‘종횡천하’를 선보이면서 쏠쏠한 수익을 거뒀던 샨다는 웹게임 개발사 2곳에 추가 투자를 통해 본격적인 웹 게임 제작에 돌입했다. 더나인 역시 자체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자사의 대표 I·P를 활용한 웹게임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이 외에도 라인콩온라인, 넷이지 등 중국을 주름잡는 기업들이 뛰고 있다.


이들의 계획은 간단 명료하다. 중국 시장의 성공을 발판으로, 유럽 시장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룬스케이프’나 ‘오게임’, ‘부족전쟁’등의 대작 게임들이 해외시장에서 일반 MMORPG를 상회하는 수준의 수익을 거둬드리고 있는 만큼, 이들의 유저 풀을 흡수하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해외 유명 웹게임 개발팀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대작 I·P를 개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Key Point] 중국내 타국 웹게임의 성적은


- 정서적 이질감으로 유럽게임 ‘실패’


대륙에서만큼은 유럽산 웹게임이 실패로 돌아갔다. ‘오게임’, ‘부족전쟁’, ‘트라비안’ 3총사는 지난 2007년 말부터 일제히 중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그러나 실 가입자 수 3만을 넘지 못하는 굴욕을 당하며 근근이 이름만을 유지하는데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현지 전문가들은 ‘정서적 이질감’을 가장 큰 차이로 손꼽았다. 한 현지 전문가에 따르면 “중국 시장은 웹디자인에서부터 인터페이스, 고객지원이 철저히 준비되지 않으면 접근조차 하기 힘들다”며 “유럽시장의 게임들이 국내에 도전하기는 했지만, 사실상 번역만 거쳤을 뿐 어떠한 준비도 되지 않아 실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초기 시장이 해외 온라인게임에 잠식한 국내와는 달리 중국은 자체적인 웹게임 시장이 성립할 수 있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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