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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 그리곤, 텔로드 인수포기 ‘업계 술렁’] 텔로드, 구조조정 조건으로 그리곤 ‘역인수’하나

  • 하은영 기자 hey@khan.kr
  • 입력 2009.07.2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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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중도금 마련 못해 인수 ‘중도 포기’ … ‘칸헬’, ‘퓨전폴’ 당초 서비스 일정 차질 예상


상장사인 텔로드(대표 이주찬)를 140억원에 인수, 우회 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었던 그리곤엔터테인먼트(대표 조병규, 이하 그리곤)가  8일 돌연 인수 포기를 선언해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6월 12일 유무선 통신 전문업체인 텔로드는 공시를 통해 경영권 포함 이주찬 대표의 보유지분 16.43%(170만주)를 그리곤에 양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리곤이 7월 7일 2차 중도금 납부 기한인 7월 21일까지 중도금을 마련하지 못한다고 통보함에 따라 계약이 파기됐다.
하지만 이후 텔로드가 그리곤 역인수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 큰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텔로드가 개발자 50명을 제외한 모든 인력을 구조 조정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어 서비스가 임박한 ‘칸헬’과 ‘퓨전폴’의 향방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리곤의 텔로드 인수 포기 소식이 전해진 이후 업계에서는 무리한 인수합병 추진으로 빚어진 결과라며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그리곤이 이로 인해 돌연 임직원 포함 절반 이상의 직원들을 해고하면서 더욱 비난의 화살을 면하기 힘들게 됐다.
업계에서는 그리곤의 향후 게임사업 방향과 글로벌 파트너사들과의 관계 등에도 어떤 변화가 있을지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텔로드, 그리곤 ‘역인수’ 추진하나]
올 초부터 텔로드와의 인수합병을 추진해 왔던 그리곤은 지난 6월 본격적인 인수 절차를 밟으면서 140억원의 인수금 중 일부를 텔로드측에 지급했다. 그러나 이후 2차 중도금을 지급하지 못한 그리곤은 결국 인수 포기라는 극한의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하지만 텔로드는 그리곤을 역인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더 큰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자금 압박을 받아오던 그리곤이 결국 회사 전체를 텔로드에 넘기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미 텔로드에 지급한 15억원의 중도금을 해결하는 차원에서도 텔로드 피인수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 인수 포기 이후 그리곤은 구조조정을 단행해 현재 내부에는 50여명의 개발자만 남아있다


그리곤 한 관계자는 “당초 제 3의 투자처에서 투자금을 지급받아 텔로드를 인수할 예정이었으나, 일이 잘못돼 중도금 지급이 어려워진 것 같다”며 “최소 인원만을 남겼지만 향후 회사운영도 장담할 수 없어 텔로드가 아예 그리곤을 인수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갑작스러운 구조조정 역시 텔로드가 그리곤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단행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예정된 수순이라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인수 초기부터 잇따른 게임 실패로 오랫동안 뚜렷한 수익이 없었던 그리곤이 140억원의 투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혹이 증폭됐다”며 “무리한 인수 추진으로 빚어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헐값 매입 작전 아니냐’ 의혹]
당초 그리곤은 인수와 함께 차기작으로 준비해 왔던 MMORPG ‘칸헬’과 웹게임 ‘퓨전폴’을 자체 서비스할 계획이었다. 텔로드가 그리곤을 인수하면서 게임사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인수에 차질을 빚은 만큼 계획했던 일정에는 변동이 있을 전망이다.
‘칸헬’의 경우 올 8월경 오픈베타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가을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카툰네트워크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퓨전폴’의 경우 미국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 빠른 국내 서비스가 예상됐지만, 이마저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텔로드가 게임사업 경험이 전무하고, 현재 그리곤측에 개발인원 외에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는 인력이 전원 퇴사한 상황이기 때문에 자체 서비스 역시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 그리곤은 8월경 ‘칸헬’의 오픈베타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난항이 예상된다


텔로드는 이에 대해 현재 어떠한 코멘트도 하고 있지 않지만, 게임사업에 의지가 있는 만큼 역인수건이 마무리 되는대로 게임서비스를 위한 준비를 본격적으로 진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시 개발자를 남겨둔 것 역시 향후 다른방향으로 게임사업을 계속 진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에 따라 텔로드가 처음부터 그리곤을 헐값에 인수하기 위해 물밑작업을 한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수조건으로 개발자를 제외한 모든 인력을 퇴사시킨 점 등으로 미루어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며 “경영권 매각 취소 이후 텔로드 주가가 급락하고 있어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빠른 조직 안정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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