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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게임사 자체 브랜드 강화로 신흥 중소 퍼블리셔 ‘성장 촉진’

  • 하은영 기자 hey@khan.kr
  • 입력 2009.10.26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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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작화 심화로 퍼블리싱 투자 대비 수익률 낮아 … 중소 퍼블리셔 역량 강화, 모바일 전문 포털 등장 ‘눈길’


온라인게임과 마찬가지로 모바일게임 업계에도 외부 개발사에서 개발한 게임을 전문 서비스사에서 출시하는 퍼블리싱의 개념이 있다. 특히 모바일게임사의 경우 온라인게임사에 비해 영세한 기업들이 많아 마케팅 능력이 전무하고 이동통신사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과거부터 퍼블리싱은 더욱 활발하게 이어져 왔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모바일 퍼블리싱 시장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 동안 활발하게 모바일게임을 퍼블리싱 해 왔던 각 게임사들이 퍼블리싱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계약금이 과거에 비해 높아져 투자 대비 수익성이 떨어진 것이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뿐만 아니라 그 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재개발비에 대한 효율성 문제도 원인의 한 축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소규모 개발사들이 게임 서비스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문제가 있지만, 새로운 중소 퍼블리셔들의 성장을 촉진시킨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컴투스와 게임빌을 중심으로 한 대형 모바일게임사들이 자체 개발작은 물론 다양한 퍼블리싱 게임들을 동시에 출시해 왔다. 그러나 최근 출시되고 있는 모바일게임들은 대부분이 자사 인기 게임의 시리즈나 창작게임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출시된 게임들을 살펴보면 신작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퍼블리셔를 통해 출시되는 게임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몇몇 대형 게임사 중에는 퍼블리싱 팀을 최소화하고 자체 개발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명하고 있는 사례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투자 대비 수익성 낮아 꺼려]
10명 이하의 개발자들이 모여 게임을 개발하는 소규모 게임사들이 밀집해 있는 모바일게임 업계에서는 그 동안 퍼블리싱 시장이 활발했다. 마케팅 능력은 물론 모바일게임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이동통신사 관리에 미숙한 이들은 관련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대형 모바일게임사를 통해 게임을 서비스 해 왔다.


하지만 최근 대형 모바일게임사들이 퍼블리싱 규모를 대폭 축소하면서 모바일 퍼블리싱 시장에 변화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대형 퍼블리셔들이 퍼블리싱을 꺼리는 현상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가장 큰 원인으로 투자 대비 수익성이 낮다는 점을 꼽는다.


최근 휴대폰 단말기가 발전함에 따라 모바일게임은 온라인 못지 않은 대작게임들이 속속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게임사들은 물론 중소 규모 개발사에서도 대작게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작화가 소위 모바일게임의 몸값을 천정부지로 치솟게 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때문에 단기간에 저렴한 금액으로 라인업을 확장할 수 있는 모바일게임 퍼블리싱의 장점이 무의미해졌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대형 모바일게임 퍼블리셔 관계자는 “최근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금액은 1억원 수준으로 과거에 비해 높아진 편”이라며 “심지어 웬만한 온라인 캐주얼게임에 버금가는 게임들도 종종 볼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높아진 퍼블리싱 금액과 함께 재개발비도 그 동안 비효율적인 투자라는 지적이 잇따랐던 만큼 이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퍼블리셔에서는 일단 소규모 개발사의 게임에 대한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하더라도 이를 곧바로 출시하는 사례는 거의 전무하다. 대부분 내부 개발인원을 투입해 간단하게 버그를 수정하는 일에서부터 아예 게임을 다시 만드는 사례까지 빈번하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대형 모바일게임사들이 재개발에 투입되는 비용과 개발기간, 자체 인력이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인식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게임마다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소규모 게임사에서 만든 게임은 대형 퍼블리셔 입장에서 상당히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면서 “재개발에 소요되는 투자금으로 차라리 내부에서 개발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체 브랜드’ 강화 의지도 한 몫]
대형 모바일게임사들이 퍼블리싱을 기피하는 현상은 자체 브랜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게임의 경우 제품 수명주기가 짧아 여러 시리즈를 단기간에 출시할 수 있는데,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다운로드수가 점점 증가하는 경향이 높다.


특히 시리즈에 대한 시장성이 검증되면서 최근 브랜드화에 심혈을 기울이는 게임사들이 늘고 있다. 때문에 모 게임사에서는 아예 퍼블리싱 팀을 정리하고 자체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RPG장르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최근 대작 모바일 RPG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에 앞서 언급한 재개발에 투여되는 역량을 자체 브랜드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대형 모바일게임사들의 중론이다.


2~3년 전 까지마 해도 1년에 5~6개 가량의 퍼블리싱 게임들을 선보였던 게임빌은 최근 ‘제노니아’, ‘하이브리드’와 같은 새로운 브랜드를 구축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지오인터랙티브 역시 ‘롤러코스터타이쿤’, ‘레이카르나’ 등 다양한 신작 게임을 활발하게 출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게임 유저들은 신작 보다 브랜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높다”며 “장기적인 측면에서도 해당 게임사를 대표할 수 있는 브랜드를 확보함은 물론 개발력 향상을 위해서라도 자체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 지오인터랙티브는 다양한 신작을 선보이며 자체 브랜드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은 올 초 출시된 액션 RPG ‘엑시온2’


[중소 퍼블리셔 성장 발판 마련 ‘긍정적’]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시장 규모가 줄어들면서 업계에서는 서비스 역량이 부족한 소규모 개발사들이 게임 출시에 어려움을 겪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신생 중소 개발사들이 퍼블리싱 사업에 탄력을 받고 있어 오히려 모바일게임 업계의 균형화에 도움이 돼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그 동안 중소 퍼블리셔들은 대형 퍼블리셔들의 콘텐츠 독식으로 우수 게임 확보에 다소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최근 대형 퍼블리셔를 중심으로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 이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I·P를 활용한 모 게임의 경우 당초 대형 퍼블리셔에서 서비스를 하기로 돼 있었으나 이를 철회해 중소 퍼블리셔가 서비스 판권을 확보한 사례도 있었다.

이 외에도 엔소니, 레몬 등 중소 모바일게임사들이 다양한 게임들을 활발하게 서비스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뿐만 아니라 KTH에서 운영하는 올스타 모바일처럼 모바일게임 퍼블리싱을 전문으로 하는 포털까지 생겨나고 있다. 올스타 모바일은 ‘더팜3’, ‘와일드 프론티어’ 등 질 좋은 콘텐츠를 다량 확보해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올스타 모바일의 경우 자체 개발팀 없이 외부 퍼블리싱에 주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 빠르게 좋은 콘텐츠를 확보해 나가며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KTH 모바일게임사업팀 김동숙 팀장은 “우수한 콘텐츠를 다량 확보해 눈에 띄게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모바일게임들을 퍼블리싱 해 나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 KTH에서 운영하는 ‘올스타 모바일’은 우수 콘텐츠를 다량 확보한 모바일 포털로, 우수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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