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돌고 도는 투자 트렌드 읽으면 ‘G머니 보인다’

  • 하은영 기자 hey@khplus.kr
  • 입력 2010.12.03 09:57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4~5년 주기로 투자 흐름 바뀌며 발전 주도 … 게임산업 투자자 갈수록 다변화 추세 ‘긍정적’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옛 말이 있다. 10년이 지나는 동안 많은 것들이 변하는 현상을 두고 하는 말이다.


본격적으로 활성화 되기 시작한지 10여 년이 흐른 게임산업도 지난 시간 동안 수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수익 모델, 플랫폼, 그래픽 스타일 등이 변화하면서 게임산업은 발전을 이뤄왔다.

그 중 투자 트렌드 역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화해 왔다. 시대별로 돈이 모이는 플랫폼이나 장르가 바뀌었음은 물론, 투자 형태도 시행착오를 동반하며 다양한 양상을 띠게 됐다. 전문가들은 게임산업의 투자 트렌드에도 일정한 사이클이 존재하므로, 이를 면밀히 파악하고 투자를 감행한다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에 수많은 투자자들은 투자 변화의 흐름을 주시하고 미래를 예측하면서 게임산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해 오고 있다.


[Ⅰ 1990년대 후반~2002년] 서로를 모르는 투자자와 게임사
대부분의 산업이 그렇듯 게임산업 역시 초반에는 투자시장이 활성화 돼 있지 않았다. 때문에 게임산업이 막 태동하기 시작했던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에는 투자 환경이 매우 열악했다.


온라인게임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예측하고 게임사를 설립했지만 생각보다 투자 받기가 쉽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투자를 하고자 하는 투자자들 역시 투자할 게임사를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시절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주요 임원진들이 자발적으로 투자금을 마련하거나 지인을 통해 소규모 투자금을 유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투자 규모 역시 1억원 내외의 적은 금액이 대부분이었기에 웹젠이 사업계획서만으로 4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해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심지어 모 게임사의 경우 부족한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부업체로부터 일부 투자금을 지원받기도 했다.


[Ⅱ 2002년~2004년] MMORPG 투자 열풍
2000년대 초반 이후 시장에서 성공 사례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온라인게임 산업에 투자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엔씨소프트와 웹젠 등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소위 대박을 터트리면서 온라인게임에 투자하겠다는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일어났다.


특히 게임이 소규모 자본으로 개발해 몇 십 배의 수익 창출이 가능한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 인식되면서 다양한 투자기관들이 게임사의 문을 두드렸다.


당시에는 ‘리니지’, ‘바람의 나라’ 등과 같은 선 성공사례의 영향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는 MMORPG에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MMORPG 사업계획서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투자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리한 투자로 부작용이 일어나기도 했다. 일부 투자를 유치했던 게임사들 중에서는 상용화까지 개발팀을 유지시키지 못해 투자자에 손해를 입히는 사례도 발생했다.



▲ 게임업계 투자 신화를 창조한 웹젠의‘뮤 온라인’


[Ⅲ 2004년~2007년] 너도 나도 ‘캐주얼게임’
MMORPG가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탁월하다는 사실은 입증됐지만 2000년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비슷비슷한 세계관과 게임성을 내세우는 MMORPG가 식상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신선한 콘셉트를 내세우는 차별화된 콘텐츠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 즈음 등장한 것이 바로 캐주얼게임으로, 이들은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넥슨의 ‘카트라이더’와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프리스타일’이 큰 인기를 모으면서 새로 개발되는 캐주얼게임에 많은 자금이 몰려들었다. 캐주얼게임은 MMORPG에 비해 개발비가 적게 든다는 장점 때문에 대형 게임사보다는 중소 게임사로부터 크게 환영 받았다.


당시 설립된 신생개발사들은 대부분 캐주얼게임을 처녀작으로 삼으며 투자를 유치했다. 캐주얼게임 하나로 시장을 선점한 개발사는 엄청난 부를 축적하며 중견 게임사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캐주얼게임은 댄스, 스포츠, FPS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좋은 성과를 거두며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냈다.



▲ 캐주얼게임 붐을 일으킨 넥슨의 ‘카트라이더’


[Ⅳ 2007년~2008년] 대기업의 게임산업 투자 ‘러시’
2000년대 중반 이후 게임시장에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나면서 투자는 더욱 활성화되기 시작한다. 이는 MMORPG에서부터 캐주얼 장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게임들이 속속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내면서 새로운 투자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해외에서도 한국산 온라인게임들이 선전하면서 게임 산업은 더욱 각광받았다.


특히 기존의 전문 창업투자센터나 엔젤투자자에서 벗어나 대기업들의 게임시장 진출이 두드러지면서 게임산업에 막대한 자금이 흘러 들어왔다. ‘던전 앤 파이터’로 큰 성공을 거둔 삼성전자가 가장 대표적이며 SK텔레콤, 효성그룹, 우림건설, 인터파크 등이 앞 다투어 게임시장에 진출했다.


이들은 퍼블리셔로서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자체 스튜디오를 꾸리거나 기존 게임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붐을 이뤘던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게임산업 투자 러쉬는 연이은 실패로 인해 얼마 지나지 않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Ⅴ 2008년] 대작 MMORPG ‘관심 집중’
대기업의 게임시장 진출 이후의 영향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프로젝트에 투여되는 자금의 규모가 과거에 비해 훨씬 커졌다는 것을 꼽는다. 유저 눈높이가 높아진 영향도 있지만, 대기업을 비롯해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타 산업군들의 게임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투자금 역시 큰 규모로 증가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 즈음 닌텐도DS의 영향으로 캐주얼게임 시장이 위기를 맞이하면서 MMORPG에 대한 니즈가 또 다시 증가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대규모 자금이 투여된 MMORPG에 대한 투자로 이어졌다.


특히 대형 게임사들이 100억원 이상이 투여된 대작 MMORPG 개발을 시작하면서 블루홀스튜디오, 아이덴티티게임즈 등 신생개발사들 중에서도 스타개발자를 영입해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했다.



▲ 블루홀스튜디오의 대작 ‘테라’


[Ⅵ 2009년] 대형 게임사, 퍼블리셔에서‘투자자로’
전문 개발사의 훌륭한 게임을 서비스하는 역할을 도맡았던 대형 게임사들이 오랫동안 축적해 온 막대한 자금을 기반으로 새로운 투자사로서의 기능을 하기 시작한 것이 2009년 무렵이다. 이들은 단순 퍼블리셔에서 벗어나 직접 투자사로 나서 새로운 형태로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넥슨이나 NHN 한게임, 네오위즈게임즈를 중심으로 한 대형 게임사들이 공격적으로 개발사를 인수합병 하면서 실력 있는 개발사를 내부 스튜디오로 영입했다. 넥슨은 네오플을 시작으로 엔도어즈, 게임하이 등 국내 대표 중견 개발사들을 인수했으며, 한게임과 네오위즈게임즈도 인수합병에 뒤늦게 동참했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인수합병과 함께 직접 투자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들은 조이맥스를 인수한 데 이어 웹젠 ‘헉슬리’ 핵심 개발자들이 포진해 있는 브리디아와 넥슨 출신의 권준모 대표가 설립한 모바일게임사인 네시삼십삼분에도 투자를 진행했다.


[Ⅶ 2010년] 투자의 핵심 키워드 ‘웹게임, 스마트폰, SNG’
10년 동안 온라인게임이라는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투자 트렌드는 2010년 큰 변화를 맞이한다. 모바일 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투자자들의 시각도 모바일에 집중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오히려 온라인게임을 주요 사업영역으로 채택하는 신생개발사 보다 웹게임이나 스마트폰, SNG를 중심으로 하는 개발사가 훨씬 유리하게 투자를 유치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세 가지 핵심 키워드에 대한 투자는 아직까지 전문 창투사 보다는 대형 게임사나 정부기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투자 규모에 상관없이 사후관리에 동일한 시간과 노력이 소모되는 창투사 입장에서 투자 규모가 크지 않은 해당 분야가 특별한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 이유다.


그에 반해 대형 게임사의 경우 사업영역 확대 차원에서 웹게임이나 스마트폰, SNG를 고려하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이에 대한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Ⅷ 2011년 전망] 캐주얼게임 부흥기 도래 전망
웹게임과 스마트폰, SNG가 2010년을 주도했다면 2011년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대작 MMORPG로 인해 위기를 맞이했던 캐주얼게임이 부흥을 맞이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대작 MMORPG에 대한 투자 러시로 개발이 시작됐던 ‘테라’와 ‘아키에이지’에 대한 투자금 회수가 2011년 이후 이뤄질 전망인 만큼 새로운 분야에 대한 니즈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캐주얼게임이 각광받을 것이라는 예측은 스마트폰 시장의 활성화와 함께 글로벌 시장 공략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특정 플랫폼 전용 콘텐츠 보다는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는 캐주얼게임에 대한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대성창업투자 박재민 부장은 “전세계적으로 이미 MMORPG가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새로운 콘텐츠로 캐주얼게임이 각광받을 것”이라며 “스마트폰, 태블릿PC의 확산과 함께 이들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에 대한 투자가 2011년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