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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중개료 결국 올리나

  • 박병록 기자 abyss@khplus.kr
  • 입력 2012.07.1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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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템베이, IMI 동시 중개료 인상 임박 … 계정 거래 금지로 줄어든 매출 회복 목적
- 중국 작업장 리셀러 접촉해 의사 타진 확인 … 중국 작업장 대상 불법행위 지속해 논란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사가 이빨을 드러냈다. 골드만삭스사의 하위 계열사인 IGC닷컴은 2006년 아이템매니아(IMI)를 인수한데 이어 지난 2012년 5월 아이템베이 인수에 성공했다. 이로써 골드만삭스는 국내 아이템거래 시장의 90%를 차지하게 됐으며, 사실상의 독과점을 형성했다. 독과점을 형성한 골드만삭스사는 최근 중국 작업장 리셀러들에게 수수료 인상에 대한 의견을 듣는 등 사실상의 중개 수수료 인상에 나섰다.


중국 작업장에 대한 접촉이 중개 수수료 임박을 의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현 아이템 중개 시장에서 중국 작업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만약, 판매자에게 수수료를 부담시키는 현 시스템에서 중국 작업장이 수수료 부담을 문제로 이탈할 경우 독과점 형성으로 매출을 극대화하려는목적 달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업계는 독과점에 성공한 골드만삭스사의 다음 행보로 수수료 인상을 예상해왔다. 정부가 아이템 중개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어 사업의 영속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매출 극대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에 공급되는 게임 머니의 절대량은 중국 작업장을 통해서 공급된다. 때문에 과거 중개업자들이 북경과 연길 등지에 영업 조직을 두고 물량 확보에 주력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대부분 외환관리법 및 정부규제 때문에 대부분 사무소를 없앤 상황이지만, 중국 작업작이 국내 게임머니 및 아이템 유통에 절대적인 공급원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때문에 수수료 인상에 있어서 아이템 중개업자들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중국 작업장들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어차피 구매자들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중개사이트 구매자들은 큰 반발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미국계 골드만삭스사는 사실상 국내 아이템 거래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작업장 달래기 나선 중개업자]
2008년 개인 거래와 사업자 거래가 분리된 이후 가장 큰 변화는 리셀러들이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중국 작업장들이 외환관리법 등의 법률을 위반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게임 역기능의 근원지로 지목되자 정부는 개인과 사업자 등으로 거래를 구분하고 한도액을 설정해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때 대형 작업장들은 대포통장, 사업자 편법 등록 등의 운영 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지만, 작은 작업장들에게 무리가 있었다.


게다가 한도 금액이 넘으면 다른 사업자 등록이 있어야 했기 때문에 작업장과 아이템 중개 사이트 사이에 리셀러들이 등장했다. 리셀러들은 아이템베이 및 매니아 등의 중개 사이트에 다수의 사업자 계정을 가지고 거래를 하고 있으며, 시세 차익, 수수료 등을 통해서 매출을 올리고 있다. 때문에, 아이템 중개 사이트의 수수료 인상에 대해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 이들이 리셀러들이다.


아이템 중개업자들이 리셀러들을 설득하는 근거는 의외로 간단하다. 소비자들이 정부의 적극적인 아이템거래 시장 제재로 중국 작업장에서 들어오는 물량이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시세가 올라가는 것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전 가격에 수수료 가격 이상을 더해 올려 팔면 된다는 논리다. 결국 아이템 중개업자 판매자에게 부가하는 수수료를 사실상 구매자가 감당하게 된다.


현지에서 소규모 작업장을 운영하는 A씨는 “VPN(중국 아이피를 한국 아이피로 변경하는 서비스로 대부분의 한국 서비스 게임이 중국 접속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 가격을 비롯해 리셀러들이 요구하는 비용이 늘어나고 있어 소규모 작업장도 힘든 상황”이라며, “한국 아이템 중개업자들과 리셀러가 수수료 인상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고 있으며, 일단은 리셀러들이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라고 확인했다.



▲ 한동안 소극적인 마케팅으로 일관했던 중개업자들이 공격적인 신규유저 마케팅으로 작업장과 리셀러 마음 잡기에 나섰다


[수수료 인상 … 왜?]
아이템 중개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품목은 게임 머니, 상품권, 게임 아이템, 계정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2010년 개인정보 유출 등의 피해 사례가 많은 계정거래를 정부가 금지하면서 큰 매출 비중을 차지했던 계정 거래가 거래 품목에서 제외됐다. 때문에, 아이템 중개 업자들의 매출이 감소했다. 그리고 최근 출시된 게임들이 게임내 경제 시스템을 무너트리는 아이템 현물 거래를 근본적으로 제한하기 시작해 사실상 거래의 절대량이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템매니아와 아이템베이를 인수한 골드만삭스사는 매출 극대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디아블로3’, ‘블레이드&소울’ 등의 대작 게임의 등장에 이례적인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는 것도 이번 리셀러들이 수수료 인상에 반발해도 사용자 수의 절대수를 모객해 이탈을 막으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지금까지 아이템 중개업자들은 정부의 눈치를 살피며 마케팅을 펼치지 않아왔다. 무리한 마케팅으로 문화부와 게임문화재단 소속 게임사를 자극해야 좋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비록, 대작 게임들로 아이템 거래붐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7월부터 사업 목적 게임 아이템 거래가 금지되는 가운데 중개업자들이 이렇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 다소 의외다.


전문가들은 “사업 목적 게임 아이템 거래가 금지된다고 하지만, 기준이 모호하고 중개 사이트의 정보 공개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는 충분하다”라며, “그 사이 사업 기반을 공고히 무언가 추가적인 매출안을 마련하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독과점으로 유저 피해 우려]
아이템베이와 매니아의 경쟁은 때론 악의적인 디도스 공격으로 사회적인 물의를 빚기는 했지만, 수십 년간 거래 수수료가 올라가지 않는 이점도 있었다. 하지만, 두 회사가 골드만삭스사의 손에 넘어가면서 독과점이 형성되자마자 이 같은 수수료 인상 움직임이 보인다. 현 아이템 중개 수수료는 일정 금액 이상인 경우 %로 계산하고 있다.


특별히 수수료를 인상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확실한 사업 모델의 영속성과 매출 하락을 이유로 수수료를 인상하려고 하고 있다. 수천억 매출을 올리는 중개업자들이 몇 억의 손실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중개업자들의 명분상으로 아이템 중개 수수료 인상은 판매자들 대상이다. 하지만, 거래액에 수수료가 포함될 것이 뻔하고. 사실상 마일리지 충전 수수료 지급 등을 통해서 구매자도 일정 부담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억지스러운 논리다.


게다가 중국 리셀러들과 수수료 가격 인상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하니 국내 소비자를 봉으로 생각하는 것과 같다. 아이템베이와 매니아 조직 내부에 중국 리셀러 전용 상담원이 있어 사업자 계정 승계시 수수료 감면 등의 혜택을 이관해주는 등 편법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은 중국 게임 작업장 사이에서 공공연한 사실이다.


중국에서 작업장 관련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B씨에 따르면, “중국에서 리셀러들이 한국의 노숙자 주민등록증과 대포 통장, 제3자의 사업자 등록증을 이용해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이번 정부의 규제와 향후 아이템 거래 방법 등을 아이템 중개업자 전문 상담원과 소통하고 진행 방법까지 소개받고 있다”라고 증언했다.  독과점은 이룬 한국 아이템거래시장 아이템 중개사이트와 중국 리셀러간의 검은 커넥션의 대가를 애꿋은 대한민국 게이머들이 내고 있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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