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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예의범절’중요성 강조

  • 황지영 기자 hjy@khplus.kr
  • 입력 2012.09.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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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라이엇 게임즈, 온라인 예절 강화 주력 … 엔씨, MMO 기술력 교육게임에 활용 ‘눈길’


온라인 혹은 가상공간의 가장 큰 특징은 익명성이다. 이 익명성은 네티즌이나 게이머에게 자유로운 발언권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자칫 악플이나 비매너 행동 같은 병폐를 낳기도 한다. 최근 온라인 환경의 예의범절이 절실해진 분위기 속에서 최근 대형 게임업체들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넥슨, 엔씨소프트, 라이엇 게임즈 등은 쾌적한 온라인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비매너 게이머를 규제하는 것은 물론, 게임 밖을 뛰어넘어 아동 및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네티즌 예절 수업을 광범위하게 시행 중이다. 이 중 엔씨소프트의 경우 최근 MMORPG 기술 노하우를 기반으로한 영어교육 전문 게임을 개발, 학부모들의 인식재고에도 힘 쓰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비매너 유저 설 자리 없다]
보스몹 잡으려고 파티 플레이 신청해 놓고 남몰래 개인플레이하는 ‘얌체족’, 서로 겨루는 배틀 중 패색이 짙으면 배 째라며 동작을 멈추는 ‘철면피’, 승률 높이느라 지기 직전 강제 퇴장하는 ‘탈주자’까지 비매너 플레이어는 게임판에서도 피할 수 없는 존재들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비매너 플레이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 쾌적한 게임환경을 조성하려는 게임사들의 노력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 중 유저들이 꼽는 대표적인 게임사는 라이엇 게임즈로 꼽힌다. ‘리그 오브 레전드’로 국내 온라인게임 순위 1위를 고수중인 이 회사는 소위 말하는 ‘경우에 없는 행동’을 수치적으로 기록해 엄격한 규율을 적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구체적으로는 비매너 플레이로 인한 신고나 탈주 등의 행위를 기반으로 비매너 게이머를 관리하고 있다.


특히 회사 측에서는 이 과정에서 상습적이고 정도가 심한 유저에게는 ‘즉시 영구 이용 제한’을 결정, 경우에 따라서는 동일 명의의 모든 계정에 대한 이용 제한 및 회원가입 제한까지 염두에 둔다고 밝혀 ‘비매너 플레이어’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사실상 기존까지 게임업계에서는 비매너 플레이와 관련해서는 욕설이나 폭언 등의 수준에서 제한적으로 대처해 왔다.



그러나 최근 있어서의 이러한 변화는 올바르게 게임을 즐겨온 유저들이 대단히 환영할 만한 내용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라이엇게임즈는 지난달부터 이른바 ‘착한 플레이어’를 선별, 포상을 지급함으로써 유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내용인즉 비매너 플레이로 인한 신고나 탈주 기록이 없는 플레이어 중 총 100명을 선발, 신규로 출시되는 챔피언 세트를 선물로 제공한 것이다.


한편 라이엇 게임즈의 오진호 대표는 “소수의 악의적인 플레이 때문에 일반 플레이어들이 겪을 수 있는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히고 “향후 유저들이 직접 비매너 플레이어에 대한 투표를 할 수 있는 게임 배심원단 시스템(트리뷰날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일부 약관 및 정책 변경도 고지했다”고 밝혔다.


[네티켓, 떡잎부터 몸에 익힌다]
게임 밖으로 시야를 넓혀보면 악플, 신상 털기 등 해서는 안될 행동을 일삼는 것은 네티즌도 마찬가지다. 특히 요즘에는 비교적 거침없는 폭언을 일삼는 초등학생이나 청소년들이 도마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실제로 한국인터넷진흥원이 금년 발표한 ‘2011년 인터넷윤리문화실태조사’에 따르면 10대 청소년의 76%가 사이버 폭력을 가해한 경험이 있다고 밝히는 한편, 개인의 정보를 공개하는 ‘신상 털기’경험은 10대 이용자 중 66.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요즘은 게임업계가 나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네티켓 수업을 강화해 눈길을 끈다. 넥슨은 지난 9월 5일부터 전국 25개 초·중학교에서 7,500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건강한 네티켓 수업’을 진행했다. 넥슨과 ‘사단법인 학부모정보감시단’이 공동주최하는 해당 수업은 2007년부터 시작된 사회공헌 활동으로, 인터넷상의 예의범절과 올바른 언어 사용, 보안의 중요성 등을 알려주는데 그 목표를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넥슨이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등의 캐주얼게임으로 저 연령층 유저풀을 비중 있게 보유한 만큼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이러한 사업을 실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참여 학생들과 교사들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 넥슨의 건강한 네티켓 수업은 2007년부터 현재까지 시작됐으며, 학생과 교사들의 만족도가 높아 금년 하반기부터는 추가적으로 수업을 늘려 진행되고 있다


금년 여섯 번째를 맞은 네티켓 수업은 그 대상과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지난해까지는 서울, 경기,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 충청도 등 전국 약 120개 초·중등학교에서 15,000여명의 학생들이 수업에 참가한데 이어, 금년 5월부터 7월에는 전국의 광역시와 시군구에 위치한 35개 중등학고 8,500명의 학생들이 수업을 받았다.


이번에 진행된 하반기 네티켓 수업 역시, 학생들과 교사들의 요청에 따라 9월 5일부터 재개됐으며 오는 11월까지 전국 31,000여명의 학생들에게 네티켓 수업이 진행될 계획이다. 넥슨 박이선 사회공헌 실장은 “넥슨은 꾸준히 게임과 예술을 접목시킨 문화활동을 탐구하고, 예술과 사회, 과학이 결합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인재 육성에 힘쓸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아이들이 공부하는 공간을 만들어 지식을 나누고 네티켓 교육을 실시하는 등 지속적인 활동을 펼치고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건강한 삶을 만들어갈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가치를 두는 사회공헌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용 게임으로 학부모 인식 재고]
컴퓨터를 키면 시작되는 엄마의 잔소리, 자녀들이라면 피할 수 없는 일과다. 통상 학부모들은 자녀가 인터넷, 그중에서도 게임을 하는 것은‘공부’와는 정반대되는 행위로 판단하고 말리기 급급하다. 그런데, 최근 엔씨소프트가 이러한 분위기에 반전을 시도하고 나섰다.


‘리니지’시리즈,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 대작 MMORPG를 주로 개발해온 엔씨소프트가 최근 교육용 타이틀인 ‘호두잉글리시’를 발표했다. 이번 작품은 단순히 연구한다는 ‘R&D’개념을 뛰어넘는 성격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게임은 학습계 전문업체인 청담러닝과 4년간 공동 개발한 초등학생 대상 영어 학습 프로그램이다.



▲ 엔씨소프트는 MMORPG 개발을 통해 쌓은 노하우와 고유의 기술을 바탕으로 영어 학습에 필요한 월드, 캐릭터 등 가상세계를 구축해 ‘호두잉글리시’를 개발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우리는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며 이런 엔씨소프트 만의 영역에서 가지고 있는 고유의 기술을 활용해 게임으로 영어를 즐겁게 배울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왔다”며  “때문에 호두잉글리시는 2008년부터 초등 영어 공부를 위해 개발을 시작했고, 앞으로 유아 등으로 이용자 경험을 축적해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호두잉글리시 특징을 살펴보면 주어진 과제를 캐릭터와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며 영어를 자연스레 익히도록 기획됐다. 실제 외국인과 대화하는 듯 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토이스토리3’, ‘라푼젤’ 등 애니메이션에서 활약한 헐리우드 성우 55명의 목소리가 더빙됐다. 전문가들은 게임업계의 이러한 시도들이 게임업체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자녀는 물론, 학부모들의 접근성을 높이는데도 일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호두잉글리시’를 체험한 학부모 박주영 씨는 “영어 공부를 시키면서 아이가 이렇게 재미있고, 적극적으로 영어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한 적이 처음”이라며 “영어공부를 학습이 아니라 재미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 제 교육방식과 일치했고, 시켜서 하는 교육은 금방 지치고 슬럼프에 빠지게 되는데, 본인이 즐거워서 하는 경우는 공부의 집중력이 높고, 그 효과 역시 크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 호두잉글리시를 체험한 학부모 박주영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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