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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경영합리화 혹은 포용 목표는 ‘일류 성장’ 방식은 ‘천차만별’

  • 박병록 기자 abyss@khplus.kr
  • 입력 2010.07.15 16:32
  • 수정 2012.11.2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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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 게임하이 프로젝트 중단 및 권고사직 등 강력한 구조조정 … 경영합리화 통해 영업이익 극대화 노림수
- 엔씨, CJ인터넷 등 포용 정책으로 개발팀 이탈 방지 … 최소한의 경영조직 개편으로 내부 불만 억제

 

상반기 치열하게 진행된 M&A로 국내 게임업계의 구조가 재편됐다. 넥슨,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 CJ인터넷,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의 대형게임사들이 개발사를 인수해 몸집을 키웠다.

 

상반기 인수·합병의 중심에 있었던 넥슨은 지난 5월 ‘아틀란티카’를 개발한 엔도어즈와 ‘서든어택’의 게임하이를 4일 간격으로 인수했다.  2009년 제페토 지분 30%를 인수한 엔씨소프트는 ‘펀치몬스터’ 개발사인 넥스트플레이를 3월에 인수, 5월에 인수·합병 절차를 완료했다.

 

또한, 네오위즈게임즈는 ‘세븐소울즈’의 개발사 씨알스페이스를 인수했고, CJ인터넷은 씨드나인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YNK재팬을 인수한데 이어 조이맥스를 인수·합병을 마무리 지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형 게임사들이 상반기 M&A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이유는 성장 모멘텀의 재고를 통한, 미래 비전 확보에 있다. 게임을 상품으로 하는 게임사 입장에서 다양한 유저층을 아우를 수 있는 포트폴리오의 확보가 기업의 성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담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M&A 이후 피인수 기업을 자사의 경영 조직에 편입시키는 과정은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영 합리화 최우선 ‘넥슨’]
넥슨은 M&A를 통해, 성공적으로 성장 모멘텀을 찾은 대표적인 게임사로 손꼽힌다. 지금도 자사 매출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를 각각 2004년과 2008년 인수했다. 특히, ‘던전앤파이터’의 개발사 네오플 인수·합병은 업계 유일의 M&A 성공 모델로 회자되고 있다.

 

2008년 이후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개발 및 경영 조직의 거품을 빼낸 넥슨은 2009년 12월 ‘텐비’의 개발사 시메트릭스페이스와 휴먼웍스 인수를 시작으로 2010년 5월 엔도어즈와 게임하이를 인수했다.

 

지난해 게임업계 최초로 7,000억 매출을 돌파한 넥슨은 ‘아틀란티카’ 개발사 엔도어즈와 ‘서든어택’의 게임하이를 인수하면서, FPS, 전략 장르 등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매출액 415억 원의 게임하이와 403억 원의 엔도어즈 인수로 2010년 연매출 1조 원 돌파에 근접했다”며, “상장을 준비중인 넥슨으로서는 유리한 기업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넥슨은 외부에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온 대표적인 기업으로, 유일한 M&A성공 모델을 보여줬다

 

넥슨의 인수·합병 이슈 뒤에는 항상 강력한 구조 조정이 이어져왔다. 위젯과 네오플 인수 이후에도 강력한 구조 조정과 내부 조직 개편으로 경영 합리화를 이뤘다.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피인수 개발사가 보유하고 있는 개발 I·P중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개발조직을 과감히 털어내고, 경영 조직 합리화에 나선 것이다. 게임하이는 7월 31일로 정운상 대표와 윤장열 이사가 퇴사하고 8월 1일 주민영 신임 대표 체제가 출범한다. 게임하이의 구조 조정은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으며, 전 직원의 25%인 100~130명 정도가 퇴사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개발이 중단된 3~4개 프로젝트 소속 개발자들은 다른 프로젝트 참여와 퇴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으나,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퇴사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엔도어즈는 조성원 현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 개발자 포용에 나선다. 전문가들은 “넥슨이 내부적으로 상장을 염두,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게임하이에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것”이라며, “다소 급박하게 진행된 게임하이 인수에 대한 문제는 넥슨 내부에서도 인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크게 보려면 클릭하세요.)

 

[개발력 보존으로 성장동력 확보]
넥슨 M&A 최대의 이슈가 경영 합리화에 있다면, 엔씨소프트와 CJ인터넷, 네오위즈게임즈 등은 개발력 보존을 통한 장르 다변화와에 그 목적이 있다. 때문에, 강력한 구조조정보다는 피인수 기업의 내부 개발자 동요를 최소화하고, 경영 안정성을 통한 비전 제시에 주력하고 있다. ‘펀치몬스터’ 개발사인 넥스트플레이, ‘세븐소울즈’의 개발사 씨알스페이스, 씨드나인엔터테인먼트 모두 기존 경영 조직이 연임, 자연스럽게 인수·합병 절차가 마무리 됐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게임 업계에서의 M&A가 큰 효과를 나타내지 못했던 것은 인수·합병의 의미가 I·P 확보에서 그쳤기 때문이다”라며,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 CJ인터넷 등이 개발사 조직을 그대로 보존해 인수한 것은 새로운 M&A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 ‘펀치몬스터’는 엔씨소프트의 캐주얼 게임 갈증을 해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력한 I·P 확보와 손실 없는 개발조직 보존은 미래 기업 가치를 높이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펀치몬스터’로 캐주얼 분야 참패의 치욕을 씻을 수 있을 전망이고, CJ인터넷은 강력한 퍼블리싱 능력과 개발력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엔씨소프트와 CJ인터넷의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사의 개발 프로세스에 최적화된 기존 조직에 편입시키지 않고 피인수 기업의 개발 프로세스를 그대로 수용했기 때문이다.

 


▲ 게임하이, 엔도어즈 인수로 넥슨 그룹 전반에 걸쳐 경영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M&A 시너지 효과 ‘아직은 낙관할 수 없다’]
상반기 M&A 효과가 넥슨이 기대하는 연매출 1조원 돌파와 같이 긍정적으로 나올 수 있을지를 묻는 질문에 전문가들의 답변은 ‘아직은 지켜봐야 할 때’라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I·P 확보로 매출액이 상승해 긍정적이지만, 최근 자금이 게임업계로 몰리는 이유는 높은 영업이익 때문”이라며, “게임이 흥행 산업이고, 각각의 게임사가 선택한 전략이 어떤 효과를 나타낼지 아직은 미지수”라고 분석하고 있다.

 

만약,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두더라도 영업이익률과 같은 긍정적인 수치들이 떨어진다면, 오히려 기업 평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넥슨의 강력한 구조조정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넥슨의 이 같은 구조조정이 경영 합리화를 이룰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예측도 강하다.

 

게임하이 관계자는 “게임하이 내부 프로젝트가 2~3개 중단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많은 I·P를 보유하고 있고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며, “경영 합리화를 통해서 시너지 효과는 충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합병 후 진행되고 있는 넥슨의 강력한 구조조정과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 등의 개발력 보존 정책이 각각 어떤 효과를 나타낼지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후자가 게임업계의 다양성 보존에 있어서 보다 긍정적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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