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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 프리즘] 일의 시작과 끝은 ‘마음’

  • 하은영 기자 hey@khplus.kr
  • 입력 2010.08.1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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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에 전문경영인 바람이 불면서 최근 몇 년 사이 수많은 인재들이 업계로 들어왔다. 이를 지켜보며 게임사가 단순한 벤처기업이 아닌 서서히 성숙한 기업으로서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 한 켠이 든든해졌다. 하지만 최근 A게임사의 사례를 통해 기자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A게임사에는 나름 게임산업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다는 전문 경영인이 영입됐다. 그는 취임 후 야심 차게 회사의 비전을 그려나갔다.


하지만 별 탈 없이 오랜 시간 업계를 대표해 왔던 A게임사는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매출 부진으로 실적에 큰 타격을 입었고, 개발자가 하나 둘씩 빠져나가면서 기존의 절반까지 줄어드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심지어 남아있는 개발자가 먼저 나간 개발자를 부러워하며 ‘어떻게 하면 잘 나갈 수 있냐’고 자문을 구하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발생했다.


오랫동안 함께 했던 회사를 떠난 가장 큰 이유에 대해 개발자들은 입을 모아 CEO와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꼽았다.


아무런 설명 없이 하던 일을 멈추고 이 프로젝트가 성장 가능성이 있으니 시작하라는 CEO의 의견에 그 어떤 개발자도 동의할 수 없었다. 결국 이들은 피땀을 바친 프로젝트를 버리고 회사를 떠났다.


전문 경영인으로서, 그 누구보다 과거의 CEO보다 효율적으로 회사를 꾸려나가리라 믿었던 그가 왜 A사를 이 같은 위기에 처하게 만들었을까.


그것은 전문 경영 이론이나 시장 분석에만 집중한 CEO의 그릇된 판단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가 조금만 전문 지식이 아닌 자신을 믿고 있는 개발자들을 생각했다면 이들의 의견에 더 귀를 기울였을 것이고, 강요가 아닌 합의에 의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들어나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모든 일의 출발은 사람의 마음이라고 했다. 게임사가 대형 기업화 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그 옛날 조그만 사무실에서 CEO와 개발자가 한데 어우러져 꿈을 키워가는 개발사가 그리운 것은 비단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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