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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토크] 수치기반 철저한 분석 해외 서비스 승패 좌우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0.08.2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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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 인력과 국내 팀의 유기적 연계가 최우선 과제 …  고객의 목소리 수반한 업데이트가 성공 비결


국내 게임의 해외 진출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국내 게임전문가들은 흔히 두 가지 게임을 먼저 손에 꼽는다. 하나는  위메이드의 ‘미르의 전설’로 중국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 현재까지도 중국 시장에서 한국 게임들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공헌하고 있다. 좀 더 먼 지역으로 나가보면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가 꼽힌다. ‘라그나로크’는 지난 2002년부터 세계 시장에 진출, 전세계 90여개국에 서비스되면서 시장의 개척자로, 또 ‘한류 열풍’의 주역으로 평가받는 작품이 됐다. “인터넷이 동작하는 국가에는 ‘라그나로크’가 있다는 그들의 말은 결코 우스개 소리로만 들을 수 없는 수준이다.


현재 그라비티는 전 세계 곳곳에 지사를 설립해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한편, 현지 파트너들과 함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라그나로크’는 지난 2002년 국내 오픈 베타 테스트이후, 일본, 브라질, 러시아, 프랑스 세계 각국에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해외에서는 인기 게임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이 현재까지 게임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그라비티의 해외 사업을 총괄하는 김창기 디비전장을 만나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김창기 디비전장은 그라비티의 유럽 및 러시아 지사를 총괄하고 있는 인물이다. 현지 법인의 설립부터 시작, 영업 및 마케팅, 현지 비즈니스 등 해외 서비스에 대한 노하우를 충실히 섭렵했다. 이와 함께 그라비티의 해외 사업부문을 전담하면서 올해 영업 일선에서 물러난 가운데, 전 세계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그가 러시아 비즈니스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국내 게임이나 MMORPG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러시아 시장은 2천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으며, 한 해 약 2천억원이 넘는 규모의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라그나로크’는 현지에서 인기순위 5위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김창기 디비전장은 말한다.



- 기자 : 그라비티는 일본을 비롯해, 유럽, 동남아시아, 중동 등 세계 각국에 진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8년 동안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 김창기 디비전장 :
가장 큰 핵심은 꾸준한 업데이트다. 해외에서 유저들이 무엇을 바라는지를 파악하고 국내에서 이를 확인하면서 게임을 업데이트 한다. 항상 업데이트는 파트너사들의 요청에 가장 큰 무게를 싣고 있다. 파트너사들이 한가지를 요청해 이를 업데이트하고, 그것이 ‘좋은 성과(매출을 잘 올리는)’를 내면 이유를 분석하고, 그 노하우를 축적하는 것이 핵심이다. 해당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른 국가에도 약간의 수정을 거쳐 다시 업데이트하고, 이런 방식으로 전 세계에 업데이트 해 나가면서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우리의 방식이다.


그라비티 내부에서는 이 방식을 그라비티 글로벌 마케팅 매니지 먼트(G2M2)라 부르며 이 방식을 꾸준히 개발해 나가고 있다.


- 기자 : 파트너사들이 많다는 것은 장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단점도 될 수 있을 것 같다. 비즈니스 업계에서도 소위 ‘진상’이라 불리며, 거의 불가능한 수준까지 업데이트를 요청하는 사람들도 있을 터다. 많은 파트너들이 있는 만큼, 그 분량을 충당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 김창기 디비전장 :
‘진상’이라 부르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 오히려 ‘진상’을 부리는 사람들이 일을 잘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끊임없이 요청하는 것은 그 만큼 현지에서 필요한 콘텐츠이며, 그것을 바탕으로 ‘일을 해보고자 하는’ 마인드가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성적에서도 끊임 없이 개발사를 귀찮게 하고 요청을 하는 기업들이 성적이 잘 나오는 편이다.  여담이지만 실무에서 영업을 뛸 때 나도 담당자를 붙잡고 울어본 적이 있다. 그래서 그 사람들의 심정을 정말 잘 이해하고 있고, 가급적이면 그들의 요청을 무시하지 않으려고 한다.



- 기자 : G2M2를 통해 가장 실적이 좋은 콘텐츠는 무엇인가?
 
- 김창기 디비전장 :
국가 마다 분명히 다른 문화권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게임에 대한 니즈는 적어도 ‘라그나로크’를 비롯한 그라비티의 게임에서 만큼은, 국가 별 차이를 떠나 공통된 코드가 있다고 본다.


일례로 한 국가에서 성공한 콘텐츠는 다른 국가에 가도 성공하는 편이다. 기본적인    ‘경험치 증가’나 ‘버핑 아이템’등은 분명히 유저들이 매력적을 느끼고 구매하고자 하는 의사가 강하다.


또 ‘마니아’층의 코드는 어느 국가나 유사한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이 방식이 허용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기자 : 최근에는 1인 기업들이 자체 기업을 설립하고, 현지에서 운영 노하우를 직접 쌓는 이들이 많다. 간의 침대 하나를 주고 알아서 살아남으라는 식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어쩌면 김창기 디비전장은 직접 ‘맨 땅에 헤딩’해본 분이 아닌가 싶다. 그것을 통해 어떤 것을 얻었나.
 
- 김창기 디비전장 :
(손사레를 치며)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1인 기업은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시장이 상당히 성장한 상태이기 때문에, 마케팅이나 기업 운영에 대한 체계를 갖추고 진출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이미 해외 시장은 무한경쟁시대다. 철저히 준비를 거친 회사들만 시장에서 적합한 마케팅과, 시장의 노하우를 확보할 수 있다.


만약 지금 아프리카 대륙의 일부 국가들에 그런 방식으로 진출해서 서비스를 시작하고 노‘멘땅에 헤딩’한다고 하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외 지역에서는 이러한 방식으로 진출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 기자 : 반대로 생각해보자면 그라비티는 1인 기업으로 진출하면서 시장의 초기부터 게임 운영에 대해 많은 노하우를 쌓았을 것이라고 본다. 이를 어떻게 관리하는가?
 
- 김창기 디비전장 :
모든 것은 수치화 작업이 기본되어야 한다. 내부적으로 어느 콘텐츠가 반응이 좋았는지, 또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삽입해야 하는지, 어떤 타이밍에 어떤 유저들에게 내놓아야 성공하는지를 모두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만들어두는 작업을 진행해야한다. 이 같은 방식이 게임의 특성이 될 수 있지만, 다른 게임을 서비스할 때도 비슷한 형태를 진행하게 되면 성공 방식이 될 수 있다.


- 기자 : ‘해외 게임 운영 이것만은 알아야한다’라고 생각하는 점이 있나?
 
- 김창기 디비전장 :
가장 핵심은 고객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
이 중에서도 주관이 배제된 이야기를 숙지해 걸러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매 번 업데이트를 단행할 때 마다 유저들의 이야기를 철저히 듣고, 어느 정도 유저층   이 이에 반응할 지를 계산한 다음 타이밍을 노리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특히 업데이트를 고려할 때 버그 수정, 한국팀이 원하는 업데이트, 현지 유저들이 원하는 업데이트, 현지 개발사가 원하는 업데이트 중 최우선 사항을 결정해야할 때가 있다. 이 때 반드시 고객의 소리를 들어야 게임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김창기 이사 프로필 
●  미국 캘리포니아대학(University of California) 경제학 학사
● 1989 ~ 1993    Futtura Finance & Investments Founder & President
● 1993 ~ 1996    Andrew, Joshua & Associates, Inc. Executive Director
● 1996 ~ 1997    ㈜제텍스 해외사업개발부 과장
● 1998 ~ 2002    ㈜조이캐스트 기획실장/이사
● 2002 ~ 2006    ㈜제논인터랙티브 전략기획부 이사/ 메가엔터프라이즈 해외사업본부/본부장
● 2006 ~ 2007    ㈜그라비티 글로벌사업부 부장
● 2008 ~ 2009    ㈜그라비티 글로벌사업본부 본부장
● 2008 ~ 현재    Gravity CIS Inc. CEO, Gravity EU SASU CEO (겸)
● 2009 ~ 현재    ㈜그라비티 전략기획오피스 이사, 비즈니스디비전 디비전장 (겸)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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